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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진혼가

이종구






근대에 이르러 인간은 과학기술에 의한 생산 활동으로 문명적 삶을 살아간다. 자연 생태에 조응하는 손과 발의 노동이 아닌 머리의 창조력에 의한 생산 활동으로 최선의 경제적 가치와 편리한 문명 생활을 가져왔다. 그러나 육체/자연이 아닌 두뇌/문명의 삶의 방식은 필연적으로 물신적 가치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반 생태적인 문화를 지향한다. 당장 인간에게 이익 되지 않는 자연현상들은 곧 훼손되거나 폐기되는 것이다. 근년 들어 세계적으로 식용가축들이 광우병·돼지 콜레라·조류 독감 등의 전염병으로 인간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방역당국은 전염된 가축은 물론 인근의 가축들도 모두 강제로 도살 처리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년 들어 수 백 만 마리의 소·돼지·닭 등 가축들이 도살 처리되었다. 그런데 도살 방법이 충격적이다. 일정지역에 포크레인으로 거대한 구덩이를 파고 살아있는 동물들을 강제로 집단 생매장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한 탈출의 몸부림을 치지만 곧 대형포크레인에 의해 쓰러지고 만다.
<진혼가>는 그동안 우리가 무자비하게 살육하여 죽어간 동물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인간중심의 생태의식을 반성하기 위한 것이다. 불교의식에서 북소리는 지상의 모든 축생을 제도하고 극락으로 이끄는 상징이다. <진혼가>또한 자연의 질서와 생태적 삶이 존중되는 세상을 향한 낮은 북소리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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