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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돈봉투 경매 

유인화

국내 미술품 경매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박지성 선수의 유니폼이 경매품으로 나온다. 오는 17일 서울 경운동 아이옥션 경매장에 박 선수와 퍼거슨 감독 등 맨유 소속 24명의 친필 사인이 담긴 액자 등 2008~2009 프리미어리그 우승 기념품이 출품된다.

경합으로 물건의 ‘몸값’을 정하는 경매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신붓감 경매에서 비롯됐다. 본격적인 미술 경매는 1766년 런던에서 제임스 크리스티가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미술품 매매기관은 1922년 창립된 경성미술구락부였다. 이곳에서 1906년 첫 미술품 경매가 이뤄졌다. 106년의 역사를 이어온 국내 미술 경매시장 규모는 지난해 918억원에 달했고, 그만큼 경매 물품과 이벤트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6월에는 (주)서울옥션의 미술품 경매에 건축가 김중업(1922~88)이 설계한 서울 가회동 한국미술관 건물이 추정가 280억원에 출품됐다. 미술품 경매에 건축물이 나온 건 처음이었다. 예술정신이 담긴 건축물의 작품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 대통령들의 철학이 담긴 유품도 경매의 ‘블루칩’이다. 특히 전직 대통령들이 붓으로 쓴 휘호는 서체에 담긴 ‘정신’ 때문에 콜렉터 그룹이 형성될 만큼 인기 경매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휘호는 2년 전 미술전문가들이 정한 추정가 200만원의 10배인 2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노무현 시계’로 불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경매품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이 노사모 회원들에게 나눠줬던 기념시계, 대통령이 사용했던 만년필 등 유품들이 추모의 뜻과 함께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1200여점의 글을 남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는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한다. 요즘은 수천만원대에 낙찰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1977년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당시 25세)과 청와대 뜰에서 함께 찍은 흑백사진과 육필원고는 7800만원을 기록했다.

소장자의 숨결이 담긴 경매품은 그 사람의 삶과 이력을 기준으로 추정가가 책정된다. 그만큼 출처와 유래가 중요하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의 돈봉투 폭로로 정가가 시끌시끌하다. 훗날 만원짜리 지폐 300만원이 든 ‘노란색 돈봉투’가 경매에 출품되면 어떻게 추정가를 정해야 할까.

-경향신문 2012.1.1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1102101185&code=9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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