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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뜯어보기 <6>국내 그림 가격 움직임의 5가지 유형

편집부

박수근·장욱진 그림 값은 '완만 상승형'

최윤석 서울옥션 기획마케팅팀 과장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작가별 가격 움직임이 어느 정도 유형화하고 있다. 큰 폭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작가, 큰 폭의 가격 상승세를 경험한 이후 상승 폭을 이어가지 못하는 작가, 또 특별한 가격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최근에 비로소 가격이 상승하는 작가 등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은 큰 폭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작가들이다.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국내 미술시장의 가격 상승을 견인해온 작가들로, 이우환, 이대원, 김종학 등이 여기 포함된다. 이우환의 경우 이미 경매 초창기인 1990년대 후반부터 거의 매년 활발하게 가격 상승을 경험한 작가로, 특히 지난해 작품 가격은 전년에 비해 약 2배 가량 상승했으며 올해에도 그러한 상승 폭이 이어지고 있다. 2005년 말 작고 이후 시장에서 재조명이 본격화한 이대원 역시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승 폭이 더욱 커졌고, 지난해 중반부터 가격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김종학도 최근 그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이들 작가들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다른 작가들에 비해 컬렉터층이 넓다는 점이다. 이들 작품들은 신규 컬렉터들의 취미에도 적극적으로 부합하며 작품에 대한 수요 기반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속적인 가격 상승의 요인이다. 이들의 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하는 것이 무엇보다 관심이다. 이대원과 김종학의 경우 최근 상승 폭이 커지면서 시장에 나오는 물량도 많아지는 추세여서 시장이 이러한 물량을 이전 상승 폭으로 흡수할지가 관심이다.
두 번째 유형은 가격 상승 폭이 눈에 띌 정도로 두드러지진 않지만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지속하는 작가들로,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등이 대표적이다. 박수근과 장욱진의 경우 지난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연 평균 약 20%대의 고른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의 리스크란 것이 가격 변동 폭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때 일정한 폭의 가격 상승을 꾸준히 보여주는 이들 작가들의 경우 시장 내 입지가 가장 안정적이라 할 만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내 미술사적 인지도가 누구보다 높고 미술시장 내 거래 경력도 어느 작가들에 비해 오래됐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갑작스런 인기’보다는 ‘지속적인 인기’에 걸맞은 가격 움직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하워드 파버씨에게 사진을 한 장 보내달라고 했더니 그가 가장 좋아하는 팡리쥔 그림 앞에 서서 찍은 이 사진을 보내왔다. 그는“이 그림을 뉴욕 경매에서 53만달러에 샀을 때 사람들이 대체 누가 그렇게 돈을 많이 쓰냐고 수군댔다지만, 나는 이 그림을 아주 저렴하게 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을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높은 가격 상승을 기록한 이후 최근에는 보합세를 보이는 작가들로, 최영림, 김상유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하겠다. 이들 작가들의 경우 무엇보다 지난해 가격 상승의 속도와 폭이 다른 어느 작가들에 비해 컸다는 점이 이후 가격 전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신규 컬렉터들을 끌어들이는데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첫번째 유형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번째 유형에 속하는 작가들의 경우 지난해 높은 가격 상승 폭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속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수요층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이들의 경우 이러한 수요층 생성이 활발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두번째 유형과 세번째 유형 사이에서 움직이는 작가들도 있다. 이들의 경우 높은 인지도로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가격 상승 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오지호와 도상봉 등이 그 예다. 이들 작가들의 경우 당분간 가격 추이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그 동안 경매 시장에서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이후 갑자기 두드러지는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작가들이다. 가격 상승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석원, 오치균, 강요배, 권순철, 김병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먼저 중견 작가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작고 및 원로 작가 중심으로 전개되던 국내 미술시장이 지난해 중반 이후 중견 작가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유형으로, 국내 미술시장의 관심의 변화를 깨닫게 해주는 그룹이다. 향후 국내 미술시장의 전개는 이 유형의 작가들에 의해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견 작가들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가격 상승 폭도 어느 유형의 작가들에 비해서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 번째는 전반적인 미술시장의 활기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가격 변화를 보이지 못하는 작가들이다. 이 유형은 국내 경매시장이 생기기 이전에 너무 높은 가격이 형성돼 경매 시장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지 못했고, 이후 계속해서 높은 가격대를 포기하지 못하면서 유찰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또 구상 중심의 최근 시장 트렌드와 너무 차이가 나는 작품 역시 시장에서 상승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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