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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미술시장 ④ 두바이·아부다비 [중앙일보] “사막에 예술의 꽃 피우자”

서진수

두바이가 하면 다르다. 두바이는 초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가 완공되기도 전에 1000m 높이의 고층건물에 도전장을 냈다. 세계 최초·최고·최대를 모토로 하는 두바이의 기록을 경신하는 건 두바이뿐이라고 할 정도다. 이런 두바이에서 지난해 3월 처음으로 40개 화랑이 초대된 아트페어가 열렸다.
왜 이들은 예술에 관심을 가질까. 1971년 7개 토호국으로 건국한 아랍에미리트(UAE) 가운데 가장 진취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두바이는 세계인을 불러모으려면 자유무역·건축·스포츠 외에도 예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5㎞가 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코스와 60억원의 상금이 걸린 테니스 경기를 통해 이미 매머드급 스포츠 이벤트 도시라는 명성을 얻은 데 만족하지 않고, 두바이는 66개 화랑이 참여한 2008년도 아트페어의 이름을 아예 ‘아트 두바이’로 바꾸어 브랜드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UAE의 다른 토호국에도 강렬한 자극이 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이 첫 번째 토호국 아부다비의 미술 강국 프로젝트. 아부다비는 사디야트 섬에 270억 달러를 들여 5개의 아트센터를 포함한 문화지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벌이는 ‘루브르 아부다비’ 건설, 2012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구겐하임 아부다비 분관’의 건설이 포함돼 있다. 아부다비는 또한 프랑스의 아트페어와 컨벤션 기획사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아트파리 아부다비’를 시작했다. 2007년 47개 화랑이 참여해 191억원의 실적을 냈고, 올해는 58개 화랑으로 규모를 키웠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아트페어 경쟁에 앞서 세 번째 토호국 샤르자는 일찍이 비엔날레에 투자를 했다. ‘샤르자 비엔날레(Sharjah Biennial)’는 2007년에 이미 8회째 행사를 치렀다. 격년으로 4월에 시작되는 이 비엔날레는 아랍과 외부를 잇는 문화가교로서 UAE의 큰 미술행사이자 아랍의 대표적 비엔날레로 자리잡았다.
세계적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2006년 5월 두바이에서 실시한 첫 경매에 출품된 작가의 국적은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모로코·튀니지·리비아·이집트·알제리·사우디아라비아·인도·파키스탄 등 중동·남아시아 국가를 총망라하고 있다. 2007년 2월과 10월, 그리고 2008년 4월 경매에는 UAE·수단·바레인·팔레스타인·요르단·카타르·쿠웨이트 등이 추가되었다. 크리스티의 두바이 경매는 범이슬람 문화권의 대표 미술시장을 하고 있다.
‘아트 두바이’는 출범 당시 3년 안에 5대 컨템퍼러리 아트페어 중 하나가 되고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첫 행사 때는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 알 막툼이 직접 아트페어를 방문, 김창렬 화백의 물방울 시리즈를 구입했다. 70년대 우리의 건설 수출국이던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90년대 이후엔 전자제품 수출국이 됐다. 이제 이곳이 우리의 예술품 수출국이 될 수 있을까. 동북아의 허브를 지향하는 우리에게 두바이의 목적지향적 국가 프로젝트는 무역·건설을 넘어 예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준다.
특히 미래 산업의 원동력이 문화에 있다는 인식 하에 문화 허브의 인프라를 구축해 가는 UAE 토호국 간의 상호 경쟁이 가져올 결과가 기대된다.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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