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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국제조각공원의 비전

김영호

창원국제조각공원의 비전


I. 서언

조각심포지엄과 조각공원은 별개의 사업이면서도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조각심포지엄은 주최측이 어떤 주제를 내세우고 그 주제에 부합되는 작가들을 특정 장소에 초청해 토론과 협의를 거쳐 작품을 생산하는 행사다. 조각심포지엄을 통해 제작된 작품들은 정해진 공간에 영구적으로 설치되기 때문에 사업이 종료된 후에는 작품을 관리 보존할 인력과 조직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주최측은 조각공원을 독립적으로 조성하거나 해당 관청의 특정 부서나 사업소를 정해 관리 업무를 담당케 해야 한다. 최근에 개최되는 조각심포지엄은 기획단계에서 조각공원의 조성을 염두에 두고 실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1회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의 경우 조각공원 조성사업과는 별개의 예산으로 추진되었다. 그러나 심포지엄을 통해 10점의 작품이 창원시립박물관 및 추산공원 일대에 설치됨으로서 이제 창원시의 대표적 조각공원으로서 위상을 완성하기 위한 추가 사업을 준비하고 나아가 그 관리 보존을 위한 조직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단계에 와 있다. 제1회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 집행을 담당했던 추진위원회는 위원 임기가 2011년 11월까지로 되어 있지만 당해 사업의 주요업무는 종료되었으며, 제2회 조각심포지엄과 조각공원 조성을 위한 구체적 사업계획은 아직 확정된 상황이 아니다. 따라서 제2회 행사를 위한 예산(국비지원 포함)을 확보하고, 조각공원 조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 당면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글은 제1회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향후 당면 과제를 검토하고 조각공원의 조성을 위한 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문화기반시설로서 조각공원 조성의 목표는 공공적 기능을 가진 문화공간을 마련함으로서 지역민들의 문화적 향수기회를 확대시키고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데 있다. 이러한 ‘미술문화의 공공성’이라는 취지에 근거해 조각공원 조성이 검토되어야 하고 지역민들을 결속하기 위해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공통분모로 삼은 예술이념을 만드는 것이 주된 목표라 생각된다. 조각심포지엄이 열리는 장소가 기존에 조성된 추산공원인 점을 고려하면 국제조각공원 조성사업은 리노베이션이라는 특수성에 따른 수월성과 난제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II. 조각공원의 확산 배경

새천년이 시작된 이후 조각공원이 전국에 걸쳐 경쟁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럿이 있겠지만 크게 두개의 배경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제도적인 차원에서 1990년대 전반에 도입된 지방자치제가 낳은 산물이라 볼 수 있다. 지역 단체장이 주민에 의해 선출되고, 지방이 자치적 지배권을 행사하게 된 1995년 이후 지역주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한 사업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문화예술의 경쟁시대로 불리는 21세기의 상황과 맞물려 단체장들의 지역사회를 위한 노력은 문화기반시설로서 미술관, 박물관, 아트센터, 문화의집 등의 건립으로 이어지며 비엔날레, 프로젝트, 조각심포지엄, 미술제 등의 이름을 내건 문화사업을 저마다 추진하게 되었다. 2010년 상반기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수가 광역자치단체(특별시, 광역시, 도)가 16개 지역, 기초자치단체(시, 군, 구)가 230개인 점을 고려하면 문화기반시설과 문화행사의 경쟁적 확산은 당분간 가속화 될 전망이다.

조각공원이 확산되는 두 번째의 원인은 미술개념의 내적 변화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엘리트미술 또는 형식주의 미술로 불리던 모더니즘의 시대가 지나고, 대항 문화적이고 행동주의적 미술이 실험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술이 사회적 기능이 중요시되고 미술현상이 공동체 구성원들과 관계 속에서 확장되면서 공적 공간이나 공공 장소에 조형물들이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환경미술’로도 불리우는 ‘공공미술’이 지역사회가 추구하는 목적을 구현하는 하나의 예술적 방법으로 인정되기 시작하면서 대중과 예술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시설로서 조각공원이 확대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발터 벤야민이 강조한 ‘미술의 사회적 기능’은 학술적인 측면에서 공공적 성격을 지닌 미술사업의 확산에 기여했다.

III. 조각공원의 존재 이유

조각공원의 특성은 ‘공공성’에 있다. 모더니즘의 순수 형식주의가 역사 속으로 침잠하고 예술이 작가와 대중의 삶을 끌어안으면서 공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것은 구미지역의 경우 1960년대 이후부터다. 모더니스트들은 오직 미술의 순수성을 주장하고 미술자체를 지향하는 미술제도와 문화시설을 구축하는데 기여한 반면, 삶과 시대를 반영하는 다양한 제도나 이념의 실현에 소홀히 했다. 그러나 대중사회로 환경이 바뀌면서 등장한 공공미술의 논쟁은 일반인들의 삶에 개입하는 미술개념을 내세우며 미술과 대중 그리고 사회의 관계로 논의를 확장시켜 놓았다.

일반적으로 공공미술이란 ‘공공적 장소에 있는 미술’과 ‘일반 공중과 소통하는 미술’의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공공미술의 출현 과정을 보면 1930년대로 거슬러 오른다. 경제공황기에 미술 실직자를 위한 직업창출을 목적으로 벌인 공공사업이 기원을 이루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후 공공사업으로서 공공미술의 개념은 도시건축과 미관에 기여하는 문화정책으로 발전되었고, 이에 따라 건축예산의 일정한 비율을 작품구입에 쓰도록 규정한 ‘퍼센트 법’이 프랑스에서 1951년 미국에서는 1963년에 제정되었다. 1967년 존 윌렛은 그의 저서 <도시속의 미술>을 통해 공공미술에 대한 논의를 출발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이후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공공미술에 대한 비평적 논의가 이루어졌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드디어 새 장르로서 ‘공공미술’이 태어났고 미술과 대중 사이의 소통에 중심을 두는 경향으로 정착되었다. 오늘날 공공미술은 수잔 레이시가 주장한 “전통적 또는 비전통적 매체를 사용하여 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객과 함께 그들의 삶과 직접 관련된 이슈들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상호작용하는 시각예술”로 통용되고 있다.

조각공원의 존재이유는 결국 공공장소와 상호작용의 속성을 띤 공공미술의 실천도장이라는 점에 있다. 따라서 조각공원은 팽창되어가는 도시와 더불어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조각공원은 예술가들을 위한 공원이 아니다. 현대도시의 공공 공간으로서 공공성 즉 대중일반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조각공원 조성을 위한 핵심적 요소이며 조각공원에 설치되는 작품은 작가의 순수 주관적 의미 표상의 차원을 넘어 대중의 일상에 개입하여 공공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의 영역에 자리잡은 공공미술은 수용의 문제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생산자로서 작가와 수용자로서 관객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공간이 조각공원 조성의 원칙이며 여기에 조각공원의 존재이유가 있다.


IV. 국내조각공원 현황

우리나라의 조각공원이 건립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이후로 알려져 있다. <목포유달산조각공원>이 우리나라 최초의 야외조각공원으로 1982년 문을 열었으며, 제주 산방산 인근 13만평 규모의 야생림을 배경으로 <제주조각공원>이 1987년에 개관했다. 이어서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송파구 방이동에 조성된 <서울올림픽조각공원>은 도심에 본격적인 조각공원의 장을 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들은 기존에 조성된 공원부지에 조각 작품을 장식하는 소극적 차원의 사업을 넘어 특정의 야산이나 계곡 등 자연공간을 설정해 예술공간으로 꾸미는 새로운 유형의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조각공원은 1966년에 세워진 전북 부안군 변산면의 <금구원조각미술관>으로 주장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현재 서울과 부산 그리고 경기도에 눈여겨볼 만한 공원이 많다. 우선 서울시에 조성된 조각공원으로서 앞서 언급한 서울올림픽조각공원(1988)과 노을조각공원(2009)이 대표적이다. 서울올림픽조각공원은 43만평이라는 규모와 더불어 문화예술, 생활체육, 환경생태, 역사체험 등의 종합적 테마를 가진 공간으로서 다양한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고 공원내에 산재한 미술품을 관리하기 위한 소마(SOMA)미술관을 두고 있어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한편 상암동의 쓰레기 매립지 위에 세운 노을조각공원은 생태의 보고이자 생명이 숨쉬는 장소의 상징성과 더불어 명소로 자리잡은 경우다. 서울시에서 생산되는 산업폐기물과 생활쓰레기 산인 ‘죽음의 땅’에서 식물이 자라고 생태가 복원된 ‘생명의 땅’으로 변모하고, 여기에 예술작품이 결합되어 ‘창조의 땅’이 된 사례는 유례가 없을뿐더러 동시대의 문화이데올로기 비전을 제시하는 교육의 현장이 되었다.

한편 부산은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활발하면서도 모범적인 공공미술을 실천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현재 모두 8개의 조각공원이 설립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앙공원>(1984), <부산올림픽공원>(1988), <유엔조각공원>(2001), <아시아드조각공원>(2002), <을숙도조각공원>(2004), <암남공원>(2004), <천마산조각공원>(2004), (2006-8) 등이 그것이다. 부산 앞바다와 시내가 한눈에 내다보이는 서구 천마산에 조성된 <천마산조각공원>은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조각공원>과 더불어 천혜의 자연공간을 조각으로 장식한 경우이고, 부산 연제구의 부산종합운동장 앞 광장에 아시아경기대회를 기념하여 조성된 <아시아드조각공원>은 <부산올림픽공원>, , <유엔조각공원> 등과 더불어 다양한 국제대회 및 역사를 기념하며 조성된 경우다.

이들 조각공원외에도 부산에는 해운대, 광한리 해변과 부산시립미술관, 파라다이스호텔 등 야외광장에도 해외 유명작가들의 대형작업이 설치되어 있어 명실공히 역사도시 부산이 예술의 도시로 불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부산의 공공미술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바로 부산비엔날레다. 부산비엔날레 조각프로젝트가 도시 환경 조성사업과 연계되면서 괄목할 만 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부산 전역에 설치된 장피에르 레이노, 데니스 오펜하임, 베르나르 브네, 로버트 모리스, 세키네 노부오 등의 작품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경기도 지역에 설치된 조각공원 중에는 <김포국제조각공원>과 <안양예술공원>이 단연 으뜸이다. 김포시 월곶면 문수산 자락에 위치한 <김포국제조각공원>은 DMZ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통일’이라는 테마를 단일성과 통합이라는 개념으로 표상한 두 차례의 조각심포지엄을 통해 30점의 작품이 설치되었다. <안양예술공원>은 삼성천 계곡의 물과 울창한 숲 그리고 전통사찰 및 문화재가 조화를 이루는 장소에 조성되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알바로 시자 전시관을 설치했고 2005년 국내외 작가 52명의 작품을 설치해 안양예술공원 부지 내에 조각공원을 조성했으며 일반에게 공개하면서 공원문화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밖에도 연천군의 <석장리조각공원>, 1998년부터 국제조각심포지엄을 통해 조성한 이천시의 <설봉국제조각공원>, 광주시 실촌면 도자기 엑스포단지 안에 조성된 <광주도자기엑스포 조각공원>, 여주군 명성황후 생가에 조성된 <명성황후조각공원>, 남양주시 마석에 위치한 <모란미술관>, 의정부 목암리의 <목암미술관>, 고양시 중남미문화원 안에 위치한 <중남미문화원조각공원> 등이 경기도의 주요 조각공원으로 소개되고 있다.

기타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조각공원을 보면 강릉시 왕산면에 위치한 <왕산조각공원>, 국내최대의 예당저수지를 끼고 있는 <예당호 조각공원>, 해돋이 명소인 동해시 추암동에 자리잡은 <추암조각공원>, 대전 중구 태평동 버드내마을 아파트에 조폐공사가 있던 역사성을 살려 조성된 <화폐조각공원>, 국내유일의 성을 주제로한 테마조각공원인 <제주러브랜드>, 지역의 예술가와 출향조각가들을 태상으로 전국공모를 통해 조성된 <예천조각공원>,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이 내려다보이는 남망산자락에 설치된 <남망산조각공원>, 충남 천안종합터미널 부지내에 자리한 <아라리오 야외조각공원> 등등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V. 창원국제조각공원 조성의 과제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기존의 조각공원들은 새로 조성되는 창원시의 조각공원을 위해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타지역의 조각공원에 비해 늦게 시작한 이유로 인해 공원의 조성과 관리에서 제기될 문제점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조각공원의 조성과정에서 고려할 요소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공성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근대화시기에 제작된 공공광장의 기념비나 위인상 등은 대부분 국가 권력과 통치 이념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작되었으나 대중이 주체로 바뀐 현대사회에서는 공동체의 복지와 환경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선회되었다. 민주주의의 꽃인 지방자치제도의 실행에 의해 활성화 되고 있는 조각공원의 존재이유는 당연히 대중 일반에게 있다. 이같은 점에 비추어 조각공원은 작품과 장소 그리고 대중이 삼박자가 조화롭게 융합되는 방향으로 기획되어야 한다.

조각공원에 설치되는 작품들은 명확한 사업 주제를 설정함으로서 미학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존의 조각공원들 중에는 외형만 강조하고 내용이 부실한 경우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특화된 문화공간으로서 조각공원을 위해서 사업의 주제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다. 모호하고 잘못된 주제는 작품 선택의 폭을 좁힐 뿐만 아니라 조각공원의 격을 저해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각공원의 작품은 주변공간의 어울림을 고려해 제작 설치되어야 한다. 공공미술은 작품과 장소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작품은 환경을 바꾸고 환경은 작품의 의미를 완성시키는 요인으로 상호작용하는 관계성을 갖게 되며 이러한 특성이 미술관의 작품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작품과 장소의 관계성에 대중이 개입됨으로서 조각공원은 비로소 제 기능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조각공원의 특화를 위해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선결과제다. 최근 조각공원이 다수 생겨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통계자료조차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조각공원에 대한 데이터의 부재는 대부분의 조각공원이 일반공원으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설관리공단, 구청, 관리사업소 등에 의해 관리되는 일반공원과 조각공원 업무가 동일시 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따른 체계적 관리시스템이 요구된다. 구청과 그 산하기관은 관리카드나 배치도를 관리하는 수준의 담당자가 있을 뿐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나 전문인력이 전무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가의 예술작품들에 대한 관리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흉물로 방치된 작품들이 적지 않다. 조경의 관리와 유지에는 예산이 제대로 편성되어 있는데 정작 조각작품의 보수관리에 대한 예산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관행 때문에 조각 작품은 조경수와 정원석 그리고 경계석 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참에 창원시에서는 공공미술품을 관리하는 부서를 두고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유지보수 예산을 편성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아니면 지역에 설치된 미술관에서 조각공원의 작품들을 관리 보존 운영케 하는 것도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다.

창원국제조각공원 조성을 위한 당면과제로서 요구되는 것은 작품 보강을 위한 조각심포지엄의 지속이다. 제1회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을 통해 10점의 환경조각이 들어서게 되었다. 이제 한 두 차례의 조각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최소한 20-30점의 작품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창원시 문화체육시설사업소가 실무를 담당하고 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1회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 사업에서 명시된 문신 국가브랜드화를 위한 전략으로서 국비지원을 받기 위한 타당성을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 추산공원 일대의 공원녹지 및 시설물 정비사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환경조각은 작품이 설치되는 공간 또는 장소와 더불어 그 의미가 완성된다. 따라서 작품이 설치되는 주변공간에 대한 작가의 의도와 작품 설치후 주변 녹지의 보강작업이 필수적인 것이다. 특히 표지판, 사인물, 입간판, 진입로의 벽화 등에 대한 정리 작업이 종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창원국제조각공원을 특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창원시립문신미술관, 창원시립박물관, 회원현성지(會原縣城址), 성덕암을 연계한 문화벨트 조성을 들 수 있다. 회원현성지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추산공원내의 성터로서 최근 18억여원을 들여 복원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학산 남쪽 기슭에 돌출한 해발 143미터의 야산에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며 620미터의 성벽이 보존되어 있고 망루에서는 마산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북동쪽으로는 창원시내를 관망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노력은 조각공원의 차원을 넘어 창원시를 명품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공공사업과 연계되어 있다. 지금은 창원시로 행정 통합된 마산시는 역사가 깊은 항구도시이자 국토개발사업과 더불어 공업단지가 들어서면서 한국의 근대산업을 주도해왔던 공간이다. 그러나 시대가 중공업, 조선, 기계산업에서 서비스, 금융, 문화컨텐츠 산업으로 선회하면서 역사도시의 비전과 시민들의 자족감을 세울 장치가 요구되고 있다.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과 창원국제조각공원 조성사업은 이러한 시류의 변화에 부응해 제시된 문화적 소명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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