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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주 - 그림이 무엇인지 평생 끊임없이 문제 제기

박영택


김홍주(63)는 그림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해명하면서 그리기 자체를 기꺼이 즐기는 화가다. 회화에 대한 풍성하고 매혹적인 문제를 일관되게 제기한 작가이기에 그는 미래에도 기억될 것이다.

그는 평생 지독하게 그리기에 매진해 왔고, 그림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물어왔다. 그에게 그림 그리기는 그런 질문과 수행의 과정에서 나온다.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회화란 소박한 사실적인 재현이나 관념의 도해, 혹은 학습된 서구 미술의 여러 경향 중에서 하나를 받아들여 이를 번안하는 그리기다. 그러나 김홍주는 그런 작가들로부터 멀찍이 물러나 있다.

김홍주의 그림은 창백한 재현, 과도한 개념이나 의미 부여, 혹은 주관적인 드라마 없이 오로지 회화 자체를 대상으로 그것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흥미롭게 그려 나간다. 밑칠을 하지 않은 캔버스(리얼 오브제)를 이용해 그린 곳과 안 그린 곳의 미묘한 관계를 문제 삼고, 회화적 재미를 교묘히 감추면서 즐겨 사용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캔버스의 조직과 붓 자국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 동질화된 상태로 화면을 만들어, 보는 이의 시선을 이완시켜 놓기도 한다. 아울러 그로테스크한 환상, 조감도적인 배열, 대상의 왜곡이나 변형, 오브제 콜라주의 독특한 구성, 변태적인 왜상(歪像), 투시화법에 의한 이중상과 같은 특이한 구성과 방법에 의존하는 그의 그림은 또한 수를 놓은 것 같이 세밀하면서도 무수한 시간의 축적, 노동에 힘입어 이루어졌다.

- 조선일보 2008.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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