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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튀스: 기타둔갑 소녀의 몸 ‘황홀 연주’

김종근





기타둔갑 소녀의 몸 ‘황홀 연주’



2001년 2월 유럽의 언론들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실주의의 화가 발튀스가 스위스 별장에서 서거했다”면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평범한 것을 무엇보다 싫어한 20세기의 가장 저명한 미술인 중 한명’이 세상을 떠났다고 애도했음을 보도했다.

파리에서 태어난 발튀스는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그에게 발튀스란 예명을 주었고, 어머니와 연인관계였던 시인 릴케는 그의 그림에 감동해 12세 때 스케치집에 서문을 써줄 정도였다.

어린 시절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푸생 등 거장들의 그림을 연구했던 그는 30대 초에 미소녀들의 모습과 거리풍경에 관심을 보였다.

그 이미지들은 곧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거리·거실·침실·창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듯한 미묘한 표정들이었다.

고양이를 즐겨 그려 ‘고양이의 왕’이라 불린 그는 런던의 데이트 미술관 회고전 준비위원에게조차 “구체적인 전시사항들이 없습니다. 발튀스는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는 작가입니다. 그러므로 그의 그림을 있는 그대로만 보십시오”라고 단호하게 선입감을 배제한 채 그림보기를 강요했다.

‘기타교습’은 그의 작품 중 가장 섹슈얼하고 관능적이며 선정적인 작품이다. 구성은 아비뇽의 피에타 상 가운데 중세 프레스코화에서 성화를 차용했다.

기타교습이란 미명 아래 가슴을 드러낸 여선생, 소녀의 머리채를 쥐어잡고 돌출된 외음부를 건드리는 모습. 기타교습은 버려둔 채 소녀는 손을 들어 선생님의 유두를 만지는 등 쉽게 이해되지 않는 발튀스의 연극적 공간의 구성화법이다.

이 여인은 발튀스의 여성화된 자기 반영으로 그 자신이라는 프로이트적 해석도 있다. 그 증거로 15년 후 크레용으로 다시 기타교습 장면을 그린 것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면 속 여인의 외모나 복장이 어머니를 닮아 발라딘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카뮈와 친해 그의 무대장식을 맡고, 라캉과 바타유 등과도 가까웠다. 그는 사춘기 소녀의 불완전한 자아와 미성숙, 롤리타 콤플렉스라는 혐의를 받을 만큼 변태적인 성격의 작품을 보여주었다. 피카소는 발튀스를 ‘금세기 프랑스에서 가장 훌륭한 화가’라고 주목하며 그림을 구입하기까지 했다.

50세에 일본 여인과 결혼, 일본의 영향을 받은 그는 비밀이 숨겨진 많은 소녀의 표정 때문에 값비싸게 사육된 거위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20세기 회화에 개성적이고 환각적인 상상력으로 독특한 화풍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칸 2005.12.19 │미술속의 에로티시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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