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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한국 미술시장

김종근

젊은 세대로 컬렉터 저변 확대 작품성으로 고객에 신뢰감 줘야

한국의 미술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그러한 징후는 지난해 말 경매를 시작으로 최근 개최된 양대 경매 회사인 K옥션과 서울옥션 경매에서 뚜렷해졌다.

10년 전 겨우 20%도 못 넘던 부진한 낙찰률이 올해는 80%에 육박하는 가공할 만한 낙찰률을 보여주고 있다. 10억원이 마지노선이라던 경매시장에서 박수근 천경자 작품이 쉽게 10억원대를 넘어서는가 하면 20~30대 젊은 작가 중심의 서울옥션 ‘커팅에지’ 전시회가 80% 이상의 높은 가격과 낙찰률로 인기를 몰아갔다.

한국 작가들에 대한 반응은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연초 스페인에서 열린 아르코 아트페어, 홍콩 크리스티 아시아 컨템포러리 경매에서 한국 작가들 작품은 매번 추정가를 훨씬 넘어 팔려, 가능성을 밝게 했다. 미술시장에 쏟아진 컬렉션 열기는 최근 실제 있었던 어느 중견작가의 오픈 전(前)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낳았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구상작가 전람회도 일주일에 300여 점이 팔렸고 총 판매를 600여 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증가는 작년의 2배가 넘는 수치이다.

이번 열기가 과거에 있었던 미술시장의 열기와 다른 점은 반짝 경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 급격하게 커진 금융권의 아트펀드 조성과 미술투자상품의 출현, 블루칩 작가군의 형성, 신진·중견작가들의 급부상, 작가들의 해외시장 아트페어 활약, 미술시장 분위기 호조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뭐라 해도 미술시장의 확대에는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가 미술시장의 파이를 키운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이외에도 이미 수백억원의 사모펀드가 결성되었고, 1000여 명에 불과하던 소수의 전문 컬렉터 층에서 젊은 컬렉터 층으로 컬렉터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현상을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은 나라마다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가는 시점에서 보이는 미술에 대한 인식 변화 현상의 하나로, 서구 유럽의 미술 대중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얼마 전에는 한 상업 화랑이 주요일간지 1면에 미술품 전시 광고를 실어 화제에 올랐다. 이 화랑은 적은 금액으로 유명작가의 작품을 소장할 기회를 주자는 의도로 시작했는데, 수백점이 판매되며 줄을 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만 미술품에 대한 단기적인 투자에 급급해 특정 인기작가들에 몰리는 분위기는 건강한 미술시장과 다양한 컬렉터의 확산을 위해 지양해야 될 부분이다.

미술시장의 호황이 우리나라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세계미술시장이 호황으로 가고 있고 자금이 투자할 곳을 찾아 미술시장으로 모이며 중국의 신흥부자들이 미술품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미술작품도 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상품으로 떠오른 이상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이렇듯 한국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져온 경제적 부(富)가 미술품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일부에서는 우리의 미술에 대한 뜨거운 열풍이 혹시 거품이 아닐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미술에 대한 뜨거운 열풍을 부드럽게 미술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지혜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미술 시장은 컬렉터들에게 보다 깊은 신뢰감을 주어야 하며 작가들은 더욱 치열하게 좋은 작품을 제작하여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을 개척하여야 한다. 컬렉터의 입장에서도 인기 작가들의 경우에 빈 캔버스까지 예약하는 등 특정 작가에만 관심을 갖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훌륭한 작품성을 가진 작가들이 객관적으로 평가 받고 그들에게 진정한 컬렉터들이 다가가는 시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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