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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환의 사유하는 몸짓

2004.4.6~4.16 서울 잠원동 우덕갤러리

충남대 윤여환교수가 [사유하는 몸짓]이라는 색다른 테마로 갤러리우덕 초대 개인 작품전을 발표한다. 염소=사유라는 등식으로 대변되는 윤교수의 작업은 80년도부터 소, 특히 염소를 주제로 하여 자연과 사색, 묵시적 문자조형과 사유기행이라는 철학적 화두로  다양한 조형적 탐색을 지속해 왔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사유하는 몸짓’은 구체적인 이미지를 지닌 염소라는 대상으로 부터 어떤 인식과 깨달음을 이끌어내고, 그에 바탕하여 삶의 자세를 그려낸 다음 이를 다시 구체적인 이미지로 승화시켜 내는 구성이다.

국전에서 네차례의 특선 수상과 국전 심사위원을 비롯하여 MBC 미술대전과 여러 공모전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윤교수는 작년 일본 동경과 센다이초대전그리고 서호미술관 초대개인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사유하는 몸짓

 [작가단상]

 시인 노천명은 사슴을 통해 이상향에 대한 동경과 관조적 자세를 취했다.

관조와 사유, 그것은 지금까지 나에게 줄곳 따라다니는 화두이다. 오랜 묵상 끝에 결국 언어적 도상인 문자적 코드로 읽어가는 ‘사유문자’가 나오게 되었고, 이제 다시 그 사유문자를 버리고 ‘사유하는 몸짓’으로 관조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색의 염소, 구체적인 이미지를 지닌 염소라는 대상으로 부터 어떤 인식과 깨달음을 이끌어내고, 그에 바탕하여 삶의 자세를 그려낸 다음 이를 다시 구체적인 이미지로 승화시켜 내는 구성이라 하겠다.

현실의 고통과 갈등으로부터 벗어나 고요하고 평화스러운 안위의 세계를 꿈꾸는 화인의 심정을 표현해 보고자하는 염원이기도 하다.

인생의 정관(靜觀)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삶에 대한 동경, 그것은 명상을 통하여 깨달은 적멸(寂滅)의 평화처럼, 모든 고뇌와 방황을 씻고 무욕의 상태에서 모든 것을 다시 인식하고자 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그저 바라보는 몸짓,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몸짓. 이것은 메말라 가고 파편화 되어 가는 현대인의 비극적인 삶을 거부하고 욕심 없는 인간 본연의 순수한 모습을 회복하려는 열망의 몸짓이기도 하다. 

구도(求道)를 위해 온 겨울을 방황하고 고뇌하던 어느 시인의 영혼처럼 허공을 바라보면서 잠시 명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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