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토 멜로티(Fausto Melotti, 1901-1986)는 음악적 리듬감과 정교함, 세밀함이 극치를 이루는 이탈리아 로베레토 태생의 작가로 실제 금을 즐겨 소재로 사용했던 그의 작품은 섬세함으로 인해 금.은 세공품에 비유되기도 했다. 그는 물리학, 수학을 전공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로 장르를 뛰어넘으며 조각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30년대 밀라노를 중심으로 활동을 벌인 추상작가그룹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음악적 또는 수학적 명제가 붙은 <자유대위법>, <캐논>, <변주곡의 테마> 등의 작품들은 보통 조각의 주조나 주물로 만들 수 있는 다작(Multiful)이 아니라 금과 놋쇠들을 하나하나 자르고 접합해 다듬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 정택영 프랑스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