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곤

인간의 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백 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수 백 년은 고사하고 4,800년 동안이나 산다는 나무도 있다. 까마득한 ‘신화’의 시대에 태어난 나무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린 나무는 움직이지 않고, 수명이 다할 때까지 비바람에 견디며 그 자리에 서 있다. 하지만 어떤 나무도 처음에는 바람에 날려 오거나 물에 밀려온 한 알의 작은 씨였다. 김옥선이 다루는 것은 이동과 정주, 생명과 토지에 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