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임시공간은 〈2023 기획공모〉로 선정된 기획자 이방인(방수지, 이레나)이 기획한 김재원, 류사라 2인전 《안내된 재발명(Inventing Love 101)》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발명된 사랑의 목적과 원인, 그리고 그 필요성과 방법론에 대해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발명된 사랑’이란 문제 해결에 있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제스처로, 그것은 시간이라는 단일 조건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대응 방법과는 구분된다. '시간이 지나면(if more time passes)'이라는 가정법에는 낙관에 가까운 문화-시간적 믿음과 함께 선형적 시간관을 순리로 받아들이는 특권의 문법이 작동하곤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김재원, 류사라 작가의 작품에서 대안적 관점을 살핀다.
김재원과 류사라는 퀴어한 시간과 정동을 드러내며 주류적 시간관이 무엇을 배제함으로써 정상에 배치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두려움, 분노, 죽음 등 부정 정서를 회피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편을 택한다. 창작자로서 치열하고 지난한 시간을 거쳐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두 작가의 퀴어한 시간은 다양한 삶에 대한 상상력을 제안한다. 또한 두 작가는 바이러스를 연인으로, 분노를 행동의 의지로 재전유하여 원망과 분노가 있던 자리에 대안적 사랑을 발명한다. 그들은 사회가 자신을 비정상으로 지목할 때 그 부정적 요소와 함께 머물며 은폐되었던 퀴어한 정동을 드러내고, 우리는 이를 통해 구체적인 한 사람으로서 배제된 존재를 만나 규범적 사고 아래서는 감각하지 못했던 정상과 비정상의 허구적 경계를 통찰할 수 있다. 발명된 사랑은, 아직은 사랑이 자연스럽게 배태되기 어려운 곳에서 생존하는 대안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혐오와 분노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서 우리는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김재원과 류사라는 그 자리에서 발명된 사랑을 포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