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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열: F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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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열(Jeon Bong-Youl)의 개인전 ‘From’을 11월 2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마리나 갤러리에서 개최합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바다를 소재로 자신만의 바다를 표현하고 있는 작가는 구체적인 형상이 있는 이전의 초현실적인 풍경에서부터 그 뒤 소재의 형태가 소거된 수평선 중심의 다양한 색채의 바다 이미지를 통해 그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시명; 전봉열 展, From
전시 기간; 2023.11.2~11.30
전시 장소; 마리나 갤러리(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호수로817 레이킨스몰 260호/010-3766-8280)
개관시간; 수~일(11A.M.~5P.M.) /월, 화 휴관



전봉열 FROM 116.8x91.0cm(50f) Oil on Canvas 2023



바다를 오랫동안 바라보면 
시선은 수평선을 바라보고 
자신과 관련된 여러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수평선은 나에겐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을 여는 문이 되었고
그렇게 깊이 자신을 볼 수 있는 시간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만드는 것은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을 잘 인지하고 해석하는 것이라 본다.
자신에 대한 많은 경험과 질문의 반복은 선택과 결정 앞에 주저하지 않게 할 것이며 
조금 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주도적인 삶으로 이어갈 것이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정체성이다.

나의 작업은 한 사람의 정체성에 대한 접근과정을 말한다.
-작가노트-


전봉열 FROM 80.3x100.0cm(40f) Oil on Canvas 2021




전봉열의 바다
기억의 곳간에서 꺼낸 관념적인 이미지의 바다

신항섭 | 미술평론가

바다는 ‘푸른 대리석’이라고 불리는 지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존재이다. 육대주로 나뉘는 대지를 자신의 품 안에 가두어 놓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고 보면 바다는 끝이 없다. 땅은 바다에 연하면서 끝에 다다르는데 비해 바다는 일망무제이다. 하지만 그 바다에 마주 서 보면 아득히 물러서는 수평선이 하늘에 닿으니 그쯤이 끝처럼 보인다. 수평의 선으로 인해 하늘과의 경계가 명백하고, 하늘과 맞닿아 있으니 끝인가 싶다. 그럼에도 바다는 소실점이 없다. 소실점이 없는 바다는 끝도 없는 관념적인 풍경일 따름이다. 

전봉열의 시선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에 머물러 있다. 그렇게 7년 정도의 시간을 채우고 있다. 물론 바다를 소재로 한 그림을 시작한지는 그보다 훨씬 오래전이다. 바다를 전제로 하는 비현실적인 세계, 즉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가 펼쳐지는 매우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빙산위에 꽃나무, 바다 위에 뜬 거대한 꽃잎, 빙산위의 사슴, 바다위의 샹들리에, 바다 위를 나는 고래, 바다에 서 있는 눈부시게 하얀 나무, 바다에 뜬 의자와 꽃잎 등 일련의 구체적인 형상을 가진 초현실적인 풍경이었다. 그 풍경들은 작가적인 순결한 상상력이 이끄는, 우리들 개개인이 꿈꾸는 이상향일수도 있는 그런 환상의 세계였다. 여기에는 풍부한 서정성을 이끄는 남다른 미적 감수성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작품 하나하나는 비현실적인 조형언어로 꾸며지는 환상적인 서정미로 채워지고 있기에 그렇다. 

그러다가 소재들의 형태가 소거된, 수평선 중심의 바다 이미지로 바뀌었다. 우리의 의식 속에 자리하는 수평선의 개념은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지점을 상정한다. 그저 아득히 물러나다가 어느 시점에서는 배 한두 척 띄우는 그런 이미지의 풍경이 수평선이다. 물론 시점에 따라서는 섬들이 수평선을 점거할 수 있으나, 이는 풍경적인 개념에 맞는 수평선의 이미지일 뿐이다. 그의 작업은 눈에 보이는 물상이 함께하는 일반적인 수평선의 개념과는 다른 시각에서 출발한다. 그의 바다 그림은 실상인가 하면 관념의 그림자이기도 하다.

그의 바다풍경에서 허용하는 이미지는 파도뿐이다. 바다를 가장 실제적으로 서술하는 데는 파도이외에는 딱히 실체가 없기 때문이지 싶다. 물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파도는 수평선과 더불어 바다의 상징적인 이미지로서 자리하고 있다. 실재하지만 순간적으로 그 자체가 소멸하는 존재방식을 통해 파도는 무한 반복된다. 존재는 하되 마치 신기루처럼 순식간에 사라지고 마는 파도의 극적인 존재방식이야말로 바다를 가장 바다답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이다.

이렇듯이 수평선과 파도 이미지만으로 이루어지는 그의 바다는 지극히 간소하다. 더 이상 무엇을 보태려 해도 보탤 것이 없다. 때로는 심심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눈에 보이는 사실로서의 바다라기보다는 차라리 먼 기억의 창고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이미지를 붙잡고 있는지 모른다. 명상을 유도하는 모호한 이미지를 채택하게 된 것도 실상과 다른 관념의 세계를 소요하기를 기대하는 것을 아닐까? 실상에 근거하되 오랜 시간의 저편에 갇힌 채 손짓하는 몽롱한 기억의 바다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 파도를 통해 바다는 살아 있음을 증명하려 한다. 정형화된 실체가 없이 드러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파도의 존재방식을 통해 바다는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한 곳이라는 사실을 끝없이 상기시킨다. 파도는 수평선으로부터 혹은 그보다 더 멀리로부터의 긴 여행 끝에 육지에 다다른다. 어쩌면 수평선 그 너머 까마득히 먼 어느 바닷가 마을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따라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소식을 품고 오는지 모른다. 파도는 단순히 바람이나 무심이 지나는 뱃길이 만들어낸 흔들림만이 아니라는 뜻이다. 


전봉열 FROM 130.3x162.2cm(100f) Oil on Canvas 2023



이렇듯이 실제와 관념, 실상과 허상의 세계를 오가며 탐미적인 시각으로 형용하는 다양한 이미지의 파도는 개별적인 형식의 기반이 된다. 그는 조형의 변주라는 방법을 이용해 바다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펼쳐 놓는다. 일출과 일몰을 전후하여 출몰하는 매직 아워에서 볼 수 있는 신비스러운 빛깔에 상응하는 듯싶은 다양한 색채 이미지를 구사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는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실제로도 그러한 색채 이미지는 현실에서 얼마든지 목도할 수 있다. 단순히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의 색채 이미지에 근사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파도의 이미지도 다양하게 변주된다. 밤 바닷가 불빛이나 네온이 만들어내는 반영에서 착상한 듯싶은 색동무늬 같은 이 이미지도 실상에 근거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수평선과 파도뿐인 간결한 구도임에도 짐짓 화려하기까지 하다. 그는 바다가 발설하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탐미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그렇더라도 사실의 재현이 아니라 순수조형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자 한다. 이처럼 다양한 이미지로 변주되는 그의 바다는 실상과 허상, 실제와 허구를 오가는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조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가 초현실적인 작업에서 수평선 작업으로 전환하면서 취한 것은 사실적인 시각이었다. 초현실에서 실제의 바다 이미지로 전환하는 데는 사실적인 시각이 필요했던 것일까? 시원이 어디인지 모르는 물결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바다는 변주의 미학에 동조한다. 아주 미세한 떨림 같은 물결을 지어내는가 하면 거친 파도 그리고 쓰나미와 같은 거대한 물너울로 그 모양을 바꾸기도 한다. 이렇듯이 다양한 형상으로 존재하는 파도를 관념화 시키는 과정에서 일단 사실주의 개념에 따랐고, 원근법이 그 중심에 있었다. 사실적인 물결은 시선을 끌고 후퇴하면서 점차 희미해지다가 마침내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마는 원근의 개념을 따랐다. 그러면서 소실점이 없는 수평선만을 남기는 방식이 그의 바다 그림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인 이미지의 패턴이었다. 

물결 또는 파도의 이미지는 이미 이전의 초현실적인 작업에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선명히 드러났다. 현실적인 이미지 로서의 물결 또는 파도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통해 바다를 실제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사실적인 바다임을 강조하고 그 상황에서 비현실적인 소재배치 및 구성을 통해 초현실적인 공간을 연출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그의 바다 그림의 근간은 사실적인 파도임을 알 수 있다. 비록 초현실적인 공간에서 관념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고 할지 언정 현실과의 연계성을 놓치지 않으려 파도 이미지를 도입한 것은 아닐까? 

하지만 파도의 이미지란 실제로는 현실에 대한 재현은 아니다. 그 자신의 의식 속에 투영된 지나간 시간의 잔영일 따름이다. 그리고 캔버스에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파도의 이미지는 관념의 소산이다. 실체가 없는, 아니 실체가 존재했었다 고 하더라도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없는 이미지일 뿐이다. 그러기에 실제를 빙자한 이미지처럼 자유롭게 변주가 가능할 수 있는지 모른다. 실제가 아니라 관념화 된 이미지이기에 자유롭게 재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수평선 중심의 바다 그림을 시작하면서 조형적인 상상이 비약하게 된 것도 관념의 세계이기에 가능하다. 이미 현실상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있기에 조형적인 운신이 자유롭다. 하나의 캔버스에서 바다의 이미지가 이중으로 배치되는 구성이 등장할 수 있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 다시 말해 두 개의 바다가 위아래로 덧붙여지는 독특한 구성의 경우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인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전의 초현실적인 이미지와는 완연히 다르다. 현실감각을 떠나 회화적인 이미지를 전제로 하는 아름다운 구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비현실적으로 처리되는 중간색조는 신비스러운 시각적인 이미지를 곁들인다. 안개와 같은 흐릿한 색조는 공간적인 심도를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다. 작품에 따라서는 동일색상 계열의 여러 가지 색채가 중첩되어 미묘한 색조가 형성되는데 여기에 심연과 같은 심도가 형성된다. 이와 같은 채색기법은 대다수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물체도 없고 때로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 즉 수평선의 존재조차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모호한 상황이 전개된다. 이때 서로 다른 색채가 중첩되는 구조는 현실적인 공간개념을 초월하는, 신비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여기까지는 현실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지만 어느 순간 마침내 하늘이나 바다 자체가 평면적인 이미지로 남겨진다. 여기에 이르면 사실성은 물론 모호함이나 신비스러움도 사라지고 관념의 형해만이 남는다. 하늘과 바다가 서로 다른 평면적인 색채 이미지화하고 비구상적인 파도의 이미지가 수평선을 대신한다. 평면적인 색채 이미지와 비구상적인 이미지의 조합은 그대로 추상이다. 순수 추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체상으로는 바다의 이미지가 소멸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바다 이미지라는 혐의를 벗은, 순수한 조형미를 전제로 한 구성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마침내 그의 작업에는 수직의 선이 출몰한다. 수직추를 연상케 하는, 실오라기처럼 가느다란 수직의 선은 수평선에 대응하는 존재라고는 할 수 없다. 수평선과는 무관한 이데아의 상징이거나 정신적인 가치, 또는 바다라는 감성적인 풍경에 대응하는 이성의 빛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초기의 작업에 등장하던 나무 또는 인간의 은유일 수도 있다. 

파도를 키우는 바다는 흔들리는 존재이자 감성적인 존재이다. 이에 반해 수직의 선은 견고하고 차가우며 흔들리지 않는 이성적인 존재의 상징이다. 수직의 선은 무엇이 되고자 하는 지향성이나 잠재태가 없다. 단지 감성에 대응하는 이성의 지표이자 관념의 뼈대일 따름이다. 그 어떤 형태조차 지향하지 않는 곧은 수직의 선은 기하학적인 선의 개념과도 다른 존재이다. 부피가 없는 선은 단지 지표로서의 역할에 그친다. 하지만 수직의 선은 감성적인 부분의 흔들림을 바로잡아주는 균형자이거나 균형추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수직의 선은 중심축으로서의 기능을 하면서 균형을 잡고, 평정심을 유도하며, 수평의 바다를 긴장시키는 이미지로서 자리한다. 

이렇듯이 그의 바다는 실제의 바다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어느 순간 관념의 문턱을 넘어섰다. 부분적으로는 사실성을 가져오는 듯싶지만 그 마저도 실제로부터 먼 기억의 시간선상에서 불러온 것이다. 현실적인 공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없기에 조형적인 해석에서 무한히 자유로울 수 있는지 모른다. 작품마다 다르게 표현되는 다양한 시각적인 이미지는 조형의 변주라는 방법의 결과물이다. 실제를 빙자한 관념적인 공간에서 하나씩 꺼내어내는 바다는 파도라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러면서 작품 하나하나는 심미적인 관점을 충족시키는 정련된 조형미를 지향한다. 지극히 심미적인 표현으로 채워지는 그의 바다에는 곁들여 풍요로운 서정성이 똬리를 튼다. 평면적인 이미지 이외의 모든 작품에서 서정미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초기작업인 초현실적인 풍경에 그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지 싶다. 

전봉열 FROM 90.9x72.7cm(30f) Oil on Canvas 2023



전봉열/Jeon Bong-Youl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2회 (한국, 중국, 일본 2004~2023)
기획전/아트 페어 200여회 (한국,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2002~2023)
2022 아트경기 선정작가

작품소장(100호 이상만 표기)
정부중앙청사 행정자치부 장관실(100호), 충남 태안(개인 500호,300호,200호)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100호), 충남 서산검찰청(100호), ㈜신현건설(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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