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제목: 서울자브종 오픈 스튜디오: 재료와 연금술
참여 작가: 진케이리 Jin K. Lee
일시: 2025.11.29 (토) 오후2시~
장소: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149-3 1층 서울자브종
최근 들어 재료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했다. 도대체 내게 재료는 무엇이며 어디까지가 재료일까?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질적인 재료에서부터 개념, 지식, 아이디어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이를 테면 시간, 두개골 속 이미지들 내가 경험하고 감각하고 느끼는 모든 감정들, 신체적 상태, 피로, 노화, 무의식적으로 보고 듣고 감각한 이 모든 것들이 재료라면 이 재료들은 어떻게 뒤섞여서 마침내 작품이 되는 걸까? 그것도 외부세계로 말이다. 때로는 드로잉으로 때로는 조각들로 때로는 영상으로. 영상 속 재료들은 스크린을 경계로 또 다른 세계 내부로 들어가 버리기 마련이다. 그럴 때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
또 하나, 요즘 나의 생활은 거의 ‘언어’와 ‘맞짱 뜨기’이다. 둘 중 하나는 구급차에 실려갈지 모른다. 나는 끊임없이 읽어야 하고 읽은 것에 대해 끊임없이 써야 한다. 언어로 말이다. Input 이 어떻게 Output 이 되는 걸까? 이 또한 신기하다. 내부로 들어간 것이 어떻게 외부로 나오게 되는 걸까? A.I. 도 이런 것이 궁금할까? 인간이 학습시킨 데이터들이 어떻게 자신을 구성하고 어떤 원리로 자신이 그렇게 ‘똑똑’해지는지 궁금할까? 나는 궁금하다. 나의 재료들이 어떻게 ‘펑’ 하고 작품이 되는지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고 받아들이는 이 모든 것들 때문에 아니 덕분에 마침내 내가 ‘펑’하고 어떤 인간이 될지 나는 내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글| 진케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