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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개의 기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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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기둥 展

윤은숙, 이주영, 임안나, 전미숙, 홍경


2004. 8. 6 - 8. 26

장소: 김영섭사진화랑 앗제홀

TEL: 733-6331 FAX: 733-6334


  다섯 개의 기둥 展은 현장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역량 있는 여성사진가 5인의 개인 작업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기획전은 어떤 주제 아래 이합집산으로 모였다 흩어지는 기존의 일회성을 띤 기획전이 아니라 개인전을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일관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작업을 갖춘 사진가 다섯 명의 작업을 통해 국내 여성사진가들의 역량을 보여주고, 전시가 끝난 후에도 작가들 간의 지속적인 교류 및 작품의 판매지원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전시다. 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세우고 있는 다섯 개의 기둥들은 다섯 개의 손가락이 모여 이루는 주먹처럼 그들만의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한 시발점이 되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이 전시에서는 여성만이 포착할 수 있는 대상뿐만 아니라 성적담론을 벗어난 부분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업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미숙은 실재 문화재의 자리를 대신한 복제된 문화재들을 통해, 도시 속에 존재하는 우리 문화유산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실재는 머릿속에 박제되고 복제물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시대, 도시는 매일 각종 정보를 쏟아내고 우리는 채널을 돌리며 그날의 가공된 슬픔과 기쁨을 선택하며 살고 있다. 이젠 사랑이나 슬픔 그리고 기쁨 등의 말들은 인터넷 검색창에서 찾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를 일이다. 

 안나는 바다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생경한 반사체의 설치를 통해, 바다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그 모습은 자궁 안을 반사경을 통해 바라보는 의사의 모습으로도 보이기도 하고, 바다의 신비를 풀어가는 주술사의 모습으로도 보인다. 

 이주영은 도시의 모퉁이에서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소소한 풍경들을 채집했다. 그의 지난 작업이 고향인 탄광촌에 대한 직설적인 동경이었다면, 이번 작업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 안에서 고향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높이살만 하다. 고향은 태백이라는 지리적인 공간에도 있지만 작가 마음속에 더 선명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홍경은 자신의 사진을 통해, 결혼이라는 통과의례와 함께 여성이 짊어져야할 삶의 무게를 시각화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어머니이기 때문에 혹은 아내이기 때문에 포기해야할 부분들이 너무도 많다. 국내에 활동하는 수많은 사진가들 중에 중년 여성 사진가를 만나보기 힘들다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은숙은 생명의 연결고리인 DNA의 신비한 여정을 탯줄이나 머리카락 등의 피사체를 통해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 방식은 유전을 실증할만한 예(쌍둥이나 부모 자식 간에 닮은 부분 등)를 제시하는 대신 유전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샬레(Schale) 안에 담아 고립된 상태로 보여주고 있으며 대상과의 거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들 다섯 명의 사진가들은 각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들이 만드는 다섯 개의 각기 다른 기둥들을 기점으로 또 다른 기둥들이 생겨나고 종국에 튼튼한 지붕마저 올리고 나면 그들을 따라다니는 여성사진가라는 수식조차 사라질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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