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홍지윤 : 인생은 아름다워 paintingㆍvideo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더갤러리기획초대 : 홍지윤의 '인생은 아름다워' 展






인생은 아름다워.
: 꿈결 같은 인생 : 그녀, 아름다운 꽃

Life is beautiful.
: Being like a dream way : She, the beauteous flower





삶을, 사랑을 소요消遙하다 홍지윤



김최은영 | 미학, 더갤러리디렉터


# 홍지윤의 그림은 詩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홍지윤의 붓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사이좋은 새들이 홍지윤의 붓끝을 타고 겅중겅중 꽃사이에서 노닌다. 화선지 위에서 이정도면 한 판 제대로 잘 놀았구나 싶은데 무어가 아쉬운지 빈 여백도 없이 공간을 타고 글들이 흐른다. 그리고 그곳에 흐르는 글들은 너무도 정직하게 읽히는 홍지윤의 일기요, 詩다.
홍지윤에게 일기와 시, 그리고 그림에는 순서가 따로 없다. 그저 날들을 살며 기록한 일기가 시가 되고, 시가 그림이 된다. 거꾸로 그림이 시로, 일기로 둔갑하기도 하니 그러하다는 말이다. 그렇게 적어넣은 삶과 사랑을 순응이라도 하듯 글자와 화면 사이사이를 다시 먹으로 일일이 채워나가는 노동같은 작가적 習은 차라리 유희처럼 보인다.




# 홍지윤의 그림은 노래다.
꽃도, 새도, 시도, 물방울도, 이름모를 점들도 홍지윤의 화폭 위에선 춤을 추는 듯 보인다. 옛화론에서도 익히 말하듯 붓끝에서 그의 기운이 생동하기 때문이고, 그 생동하는 기운이 마치 리듬으로 읽혀 그림을 보는 것인지 음악을 듣는 것이지 가늠이 필요없는 심상의 노래가 된다.
붓으로 노래하는 그의 작업은 외롭거나 슬픈 아다지오adagio라기보다 행복하고 따뜻한 미뉴에트minuet 같다. 그렇다고해서 그저 말랑말랑한 감정의 얄팍함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자신보다 타자를, 21세기에 문인정신을 담담한 곡조로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질곡을 어느 정도 맛본 후에야 비로소 가능한 미소 같은 구석이 보이기 때문이다.



# 홍지윤의 그림은 그녀다.
타자에 대한 사랑도, 그림을 그리는 마음도 저렇게 시와 노래로 이야기하는 홍지윤이다. 그래서 그의 시와 노래는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의 이야기인 셈이다. 그러니 어찌 홍지윤이 그 모든 것이 담긴 그림 그리기를 멈출 수 있겠는가.
이 멈출 줄 모르는 작가는 다시 다른 방식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엮어 새로운 화면으로 보여주는 영상작업이다.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조금 더 달라진 화면의 구성과 홍지윤의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을 뿐.
그리고 보여지는 방식이야 그 무엇이 되었든 홍지윤 그림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가 되고 만다.




# 홍지윤, 삶과 사랑을 소요하다.
전통의 방법을 막연히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이기에 고수하고 있는 먹과 종이. 그런 그를 두고 화선지 위에 먹과 붓으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넣었으니 굳이 옛문헌이나 기록에 의존한다면 현대판 문인화라고 끼워맞출 수도 있을 것이다. 먹으로 그린 후 미디어와 라이트박스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니 퓨전 동양화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굳이 그렇게만 단정지어 부르고 싶지는 않다.
시를 짓고, 그림으로 노래하는 홍지윤은 문인보단 이 시대의 예술쟁이로, 퓨전 동양화보단 포스트 동양화로 더 질펀하고 더 폭넓게 제대로 놀아주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마치 장자의 우화에서 나온 이야기 소요유消遙遊와 같다. 장자가 말한 유희는 단순한 의미를 너머 그 속에서 드러나는 자유스런 마음을 승화시켜 얻어지는 정신의 해방을 뜻한다. 이런 유희는 자발적이며 신명나는 유희이다. 내가 홍지윤의 그림을 보며 '한 판 논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그러니 어쩌면 홍지윤은 이미 삶과 사랑을 치열함을 넘어서 소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시를 지어 그림으로 그리고 기록으로 남긴다. 꿈결 같은 인생, 인생은 아름답다.
Compose poems, do some paintings and put those on record. Being like a dream way, life is beautiful.

2008년 3월 畵家, 홍지윤
Fine artist Hong, Ji Yoon





‘인생은 아름다워.’
: 꿈결 같은 인생 : 그녀, 아름다운 꽃

: 꿈결같은 인생

노래하는 푸른 하늘
노래하는 강 물결
노래하는 분홍 꽃잎
노래하는 마지막 잎새

흥에 겨운 한 때
꿈결같은 인생
인생은아름다워


: 그녀, 아름다운 꽃

고운 흙 위에서 작은 그녀가 잠깐 낮잠을 자고 있었다.
지나가던 바람 한 자락이 바다를 구경하러 가려다
그 고운 자태에 눈이 멀어 그만 그녀를 깨워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녀를 소모하기 시작했다.

늦은 봄날저녁, 정원에 무더기로 피어난
무겁고 희고 탐스러운 그녀를 흔들자,
머리위로 어깨위로 그녀의 몸이 후두둑 떨어진다.
어찌된 일인지 종일 온 몸을 누르던 피곤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봄날이 지나 이제 막 화려 해 지기 시작한
그녀가 햇살 곁에 그늘을 드리워 얼굴을 간지럽 힌다.
그렇게 비릿하던 마음도 늦봄 이른 오후의 햇살덕택에
그녀덕택에 개운한 日光浴을 한다.

한여름, 속눈썹위로 쏟아지는 햇빛에 눈이 부신 채
작고 야물고 가실한 수많은 그녀들을 바라본다.
작고 작은 그녀들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예전에도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고
또 이다음에도 살아 갈 거라고
다행히도 봉오리마다 꽃망울마다 짙은 향내가 들어있어서
앞으로 한참을 더 살아내야 할 그녀의 작은 몸이 조금 덜 힘겨워 보였다.

그녀는 그저 부드럽게 흐르던 물길위에서
봄이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작고 작은 연두 빛 잎사귀 하나였다가
여름이 되어 그 크기가 커진 탐스런 한 송이 꽃 덩이가 되었다가
가을이 찾아오면 세상을 물들일 만큼 깊고 화려한 단풍나무 한 잎 이 되어
다시 물길과 함께 흐르고 또 흘러
한겨울이 되어도 굳게 얼어붙은 심연에서조차 쉬지 않고 봄을 꿈꾸었던
한없이 물기어린 꽃 뿌리 하나였기 때문에.






인생은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꿈결 같은 인생 : 그녀, 아름다운 꽃-
2008_0304화▶2008_0329토
2008_0304_화요일_06:0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더갤러리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7-13 w&h빌딩 B1 (121-838)
Tel 02_3142_5558
Fax 02_3142_5529
curator@gallerythe.com
www.gallerythe.com/
월요일 휴관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