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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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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료에 대한 작가 나름의 독특한 시선에서 출발하여 '물감 세우기'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안료의 방법론을 선보인다. 기존의 관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안료를 평면에서 직각으로 새워 앞으로 나오게끔 하는 입체적인 방식으로 전치시켜 색다른 차원의 표현을 보여준다.
김태혁展

윤우학<미술평론가>





한 작가의 개별적인 성격과 개성을 확인하려 할 때 가장 우선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방법론의 설정 유무이다. 아무리 뛰어나고 멋진 아이디어와 소재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뒷받침 할 방법론이 적절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발상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가적 입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방법론의 정립이라는 부분일 것이다. 그것은 어떤 특정한 이념과 정신을 구체화시키는데 있어서 따라야 할 수단들의 집합과, 그 원리적이고 규칙적인 프로세스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예술작품의 제작에 있어서 뒤 따라야 할 필수적이고 당연한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방법론이 정립되지 않는다면 끊임없는 모색과 탐구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미완의 무질서만이 남은 채 작가의 표현은 모호하고 난삽한 결과만을 보이게 마련일 것이며 그것은 결국 몰개성적이고 무성격한, 악순환의 전개만을 낳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태혁의 작업은 우선 이 점에서 빛이 난다. 그것은 안료에 대한 작가 나름의 독특한 시선에서 출발하여 그 반성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안료의 방법론을 뚜렷하게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물감 세우기’라 부를 수 있는 이 방법론은 종래에 우리가 관습적으로 사용해 왔던 물감의 전개방식, 곧 붓을 통해 안료를 평면에 얇게 덮어 왔던 방식을, 주사기의 주입이라는 출발과 더불어 안료를 평면으로 향해 직각으로 세워 앞으로 나오게끔 하는 방식으로 전치시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말하자면 물감을 세워 새로운 표현방법을 찾겠다는 것이고 그것은 뜻밖에도 색다른 차원의 표현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것은 우선 평면에 대한 여러 가지 상념을 던질 뿐 아니라 안료의 높이와 굵기 그리고 거기에 비추이는 빛과 그림자의 효과가 종래의 붓 터치의 역할을 대신한 채 기묘한 화면의 성립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한 방법론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찍어 수놓는’ 말 그대로 독특한 자기표현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론의 개발이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가 주력해 왔던 목판의 프로세스 속에서 그는 이미 그와 유사한 효과를 인지했지만 평면 작업에 이렇게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그만큼 새로운 차원으로의 가능성을 탐지해 가는 와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마치 우주를 떠도는 혹성의 표면처럼, 원시적인 형태생성의 계기들이 기묘하게 엇갈리며 본래의 캔버스 평면들과 만나 ‘이중적인 동일성’을 이루는 장면들은 단순한 방법론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현대회화가 갖는 일련의 추상적 프로세스는 물론 매체에 대한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상념을 거기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뿐더러 그가 화면 앞으로 돌출하는 안료의 작은 봉우리들의 집합을 통해 표현의 탈주관적인, 상호 중립성과 함께 우연적 자연성을 화면에 담고 있다는 점도 새롭게 의식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거기에는 현대조형의 비의도적인 상호주관주의 내지 새로운 자연주의적 시각이 첨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종래와는 다른, 표면에 대한 새삼스러운 의식과 더불어 새로운 반성적 서정성을 곁들이고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비록 실험적인 단계라 할지라도 방법론의 확실한 개발과 더불어 그 방향에 대한 나름의 철학적 인지가 전제되고 있는 이상 그의 이러한 변신이 보다 본격적인 결과를 찾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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