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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전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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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개최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10월 20일 개관 이래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으로서 한국미술의 연구․수집․전시 및 해외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해 왔다. 개관 50년을 맞아 지난 50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한국미술과 미술관이 나아갈 미래를 국민과 함께 그려본다는 취지 아래 ‘광장’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미술 문화 행사를 개최한다.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전시, 다원예술, 국제세미나, 워크숍 등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과천, 서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1~3부

먼저 20세기 여명부터 현재까지 ‘광장’을 뜨겁게 달군 한국 근현대미술을 조명하는 50주년 기념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을 시대별로 나누어 덕수궁(1부), 과천(2부), 서울(3부) 3관에서 개최한다. 한국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570여 점의 작품을 총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다. 3부에 해당하는 서울관 전시가 9월 7일(토) 가장 먼저 개막한다.

《광장》3부 (서울관 9.7~2020.2.9)는 2019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광장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민주화 투쟁의 역사, 촛불집회를 통해 광장은 역사성과 시의성을 모두 지니며 장소성을 초월하는 특별한 단어가 되었다. 3부 전시는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광장을 움직인 공동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개인이 맞닥뜨리는 문제와 상황은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전시와 공연, 온라인 공간, 단편소설집 등 미술관 안팎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펼쳐진다. 오형근, 송성진, 함양아, 홍승혜, 에릭 보들레르, 날리니 말라니 등 작가 12명의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소설가 7명(윤이형, 박솔뫼, 김혜진, 이상우, 김사과, 이장욱, 김초엽)이 전시를 위해 ‘광장’을 주제로 집필한 단편 소설 7편을 묶은 소설집 『광장』(워크룸프레스)도 개막일에 맞춰 출간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출간된 책을 볼 수 있고, 9월 27일(금)과 28일(토)에 진행되는 출간 기념 연계 행사에도 참여 가능하다. 

《광장》1부와 2부는 10월 17일 동시 개막한다. 먼저《광장》1부 (덕수궁관 10.17~2020.2.9)는 1900~1950년의 시기를 다룬다. 19세기말 개화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 해방을 거치면서, 격동의 시대 한가운데에도 ‘의로움’의 전통을 지켰던 역사적 인물과 그들의 유산에 대해 살펴보는 전시이다. 

《광장》2부 (과천관 10.17~2020.3.29)는 한국전쟁부터 현재까지 예술이 삶과 함께하는 의미를 모색,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한국사회와 광장을 통해 되돌아본다.‘전쟁과 애도’,‘혁명과 열정’,‘치유와 공존’ 등의 주제어를 통해 미술관 소장품 뿐 아니라 국내·외 주요 작품들로 각 시대를 새롭게 해석한다. 
 
광장 연계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19》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19》는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장》3부 전시와 주제를 공유하여, ‘동시대 광장’의 의미와 역할을 질문하는 다원예술 작품 3편을 각각 9월, 10월 그리고 2020년 2월에 선보인다.

첫 번째로 핀란드 작가 유하 발케아파(Juha Valkeapää), 타이토 호프렌(Taito Hoffrén)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으로의 10번의 여행>이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관 종친부 마당 앞에서 열린다. 두 작가는 종친부 마당에 텐트를 세워 관객을 손님으로 대접하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일시적인 모임을 형성한다.  두 번째로 네덜란드 작가 카럴 판 라러(Karel van Laere)의 <존재하지 않는 퍼포머>가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관 내부에서 열린다. 최면에 빠져 움직이지 않는 작가의 신체를 한국 무용수 3인 사물처럼 움직이며 신체, 의지, 사회를 언급한다. 마지막으로《광장》3부 전시 폐막에 맞춰 VR 아티스트 룸톤(ROOMTONE), 공연연출가 정세영, 로보틱스 아티스트 이장원이 협업한 신작 공연 <개인주의자의 극장>이 2020년 2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관 멀티프로젝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작가들은 가상현실(VR), 모션 캡쳐(Motion Capture) 등의 기술을 무대 위에서 활용하여 미래의 광장, 가상화된 광장을 고민한다. 

모든 공연은 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사전 예약 후 공연 당일 미술관 통합관람권을 구매한 후, 관람 가능하다.

《광장》전시 연계 교육·문화 프로그램 

광장을 주제로 본 전시의 다양한 해석과 이해를 돕는 교육·문화행사도 마련된다. 먼저 《광장》3부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작가와의 대화, 큐레이터 토크, 강좌, 워크숍으로 구성된 <전시를 말하다>,‘광장의 글과 그림’을 주제로 <근현대미술사 아카데미>(10.15~12.17 매주 화)가 열리며, 동시대 미술과 사회를 주제로 <동시대문화예술강좌>(10.11~11.29 매주 금)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 50년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발행한 전시 도록 700여 권을 모아 미술관의 역사를 회상하고 공유하는 참여형 워크숍 <미술관 책방>(10.17~2020.3.31)을 상시로 운영한다. 청소년 대상 신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이 감상, 비평에서 나아가 공동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를 구성해보는 <청소년 특별 워크숍>, 청소년 단체를 위한 <MMCA하이라이트>를 통해 미술관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관람객이 미술관 5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을 촬영하고 미술관에 바라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작성하여 모두가 미술관 광장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참여형 프로그램 <디지털 광장>(10.17~12.31)이 운영된다. 관람객의 다양한 메시지는 미래 미술관을 위한 빅데이터로 향후 국립현대미술관의 역할 모색을 위한 주요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50주년 기념 교육·문화행사는 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사전 신청이 가능하며, 일부 참여형 프로그램은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계기로 마련한 《광장》전은 물론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들이 국민과 함께 미술관 50주년을 기념하고 즐기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삶속에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미술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3부. 2019
  - 전시명
    (국문)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3부.2019
    (영문) The Square: Art and Society 1900~2019 PART 3. 2019
  - 기   간: 2019. 9. 7.(토) ~ 2020. 2. 9.(일)   
  - 장   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참여작가: 윤형근, 송성진, 함양아, 홍승혜, 에릭 보들레르, 날리니 말라니 등 12명
  - 작품/자료: 작품 23점, 
              단편소설집 『광장』(윤이형, 박솔뫼, 김혜진, 이상우, 김사과, 이장욱, 김초엽)

 ○ 주    최: 국립현대미술관 
 ○ 후    원: (재)이상일문화재단
 ○ 협    찬: ㈜한솔제지, 아시아나항공㈜ 

광장》 3부 전시 구성 및 주요 출품작 이미지

‘나와 타인들’(3전시실)
3전시실은 광장을 구성하는 개인들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광장은 타인의 존재를 통해 나, 그리고 우리를 발견하게 되는 공간이다. 

오형근과 주황의 초상 사진은 개개인의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시에 어떤 세대나 시대의 감성, 사회적 상황을 암시한다. 오형근의 사진은 주로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의 세대를, 주황의 사진은 유학이나 취업 이민 등의 이유로 한국을 떠나는 여성들을 담고 있다. 사진들은 인물이 드러내 보이고 싶거나 은연 중에 드러나는 외형적 특질들, 그리고 여기에 반영되는 개인적, 사회적 조건들 사이의 긴장관계를 바탕으로 성립한다. 사진 앞에 선, 저마다 다른 조건과 상황을 지니는 관람객의 시선 앞에서 인물들의 정체성은 매번 새롭게 구성되고 수행된다. 

요코미조 시즈카의 <Stranger>(1999-2000)는 사진가와 모델 사이의 일정 거리를 유지시키는 장치를 통해 오히려 편안함과 친밀함이 극대화되는 독특한 예를 보여준다. 사진작가와 사진 속 주인공은 서로 타인으로 남지만 촬영이라는 행위를 통해 짧은 순간이나마 연결되며 우호적으로 공존한다. 로힝야 난민촌의 방문 경험을 한국적 상황과 연결시킨 송성진의 <1평조차(1坪 潮差)>(2018)는 안산 앞바다 갯벌 위에 지은 한 평짜리 집을 조수나 기상 상황 등의 악조건 속에서 두 달간 온전히 존속시키기 위한 고투의 과정을 담고 있다.

온라인 공간은 나와 타인이 가장 격렬하게 부딪치는 곳이기도 하다. 광장이 물리적 공간에서 가상의 공간으로 넘어가는 연결 지점을 작품의 출발점으로 삼은 홍진훤의 <이제 쇼를 끝낼 때가 되었어>(2019)는 여론의 집결지로서의 온라인 공간들을 탐색하면서 광장을 민주주의의 완성처럼 여기는 데서 오는 미끄러짐들을 건드린다. 김희천은 일상적 차원에서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사용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들에 주목한다. 출품작 <썰매>(2016)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대화방 등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한 개인들의 이중적 상황을 보여준다.


오형근, <로즈, 2017년 8월>, 2016-17, C-프린트, 130x100cm, 작가 소장 
         
오형근(1963)은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개인의 외형을 통해 사회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초상 사진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 출품작은 20-30대 초반의 세대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다. 그의 사진들은 인물이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거나 혹은 은연 중에 드러나는 외면적, 내면적 요소들 사이의 긴장관계와 여기에 반영되는 사회의 시선과 욕망 등을 표현한다. 때로는 개인의 가장 내밀한 모습을 포착한 이 사진들은 개개인에 초점을 맞춰서 볼 때와 그룹으로 묶어서 볼 때 드러나거나 감춰지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주황, <출발 #0462>, 2016, C-print, 105x70cm, 작가 소장
         
주황(1964)은 주로 사진을 이용하여 동시대 한국 여성의 이미지가 어떻게 재현되고 소비되는지를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출발>은 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여성들을 담고 있는 사진 연작이다. 유학과 이민, 국제결혼, 취업, 사업 출장 등 요즘 한국 사회의 젊은 여성이 해외로 출국하는 빈도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졌으며, 이는 그 자체로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는 사회 현상이 되었다. 작품은 이들이 무엇으로부터 떠나는 것이며 어떤 삶을 향해 출발하는 것일까, 질문하게 한다.


요코미조 시즈카, <타인>, 1999-2000, C-프린트, 124.5x10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요코미조 시즈카(1964, 일본)은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사진 매체의 속성을 이용하여 이미지와 타자성의 문제 등을 탐색해 왔다. <타인(Stranger)>은 작가의 영국 정착 초기 시절에 서로 모르는 타인 간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구상된 작품이다. 이 작업을 위해 작가는 낯선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 약속된 시간에 자신의 집 거실 창문 앞에 서 있기를 요청한다. 작가는 해당 인물의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집 주인이 창문 앞에 나타나면 조용히 사진을 찍고 사라진다. 촬영된 결과물을 다시 당사자에게 보내 작품 사용허가를 받으면 작품이 완성된다. 


송성진, <1평조차(1坪潮差)>, 2018, 목재, 혼합재료, 설치, 다채널비디오, 280x240x290cm
         
송성진(1974)은 도시와 거주지를 주제로 한 회화, 영상, 설치 작업 등을 선보여 왔다.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한 경험을 한국적 상황과 연결시킨 작품 <1평조차(1坪潮差)>는 한 평의 집을 짓고 온전히 존속시키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생존 투쟁이 일상화된 시대를 이야기한다. 경기도 안산 갯벌 위에 1평짜리 집을 세우고 조수 및 기상 상황에 따라 떠내려가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두 달간 기록한 영상 집, 사진 등으로 구성된 작품은 외부의 힘과 권위에 의해 결정되는 난민, 이주민들의 불안한 삶을 연상시킨다.



홍진훤, <이제 쇼를 끝낼 때가 되었어>, 2019, 피그먼트 프린트에 QR 코드, 60x80cm
         
홍진훤(1980)은 사진작가이자 기획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사건과 관련한 풍경들을 담는 작업들에 집중해 왔다. <이제 쇼를 끝낼 때가 되었어>는 광장이 물리적 공간에서 가상의 공간으로 넘어가는 연결 지점을 출발점으로 삼아, 여론의 집결지로서의 광장의 기능을 부각시킨다. 이 작품은 ‘웹크로울러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 수집한 주요 주제어들을 다시 구글 검색 엔진에 보낸 후, 그 검색 결과에서 다시 추출한 문장과 이미지를 조합하여 만들어지는 웹페이지이다. 방향성 없는 문장과 이미지들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전된 광장의 대립과 투쟁을 드러낸다. 


김희천, <썰매>, 2016,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7분27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희천(1989)은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사용이 일상화된 시대에 개인과 사회의 변화상을 탐구한 영상 작업을 발표해 왔다. <썰매>는 휴대폰과 노트북 분실하는 순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공포감에 빠지게 된 작가의 경험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아, 여기에 신종 자살 클럽을 취재하는 나레이션, 그리고 광화문 일대를 배경으로 하는 레이싱 게임의 이미지를 교차시키면서 전개된다. 이 작품은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일어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대화방 등에서 일어나는 온갖 폭력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한 개인들의 이중적 상황을 반영한다.




‘변화하는 공동체의 위기들’ (4전시실, 복도)
현대사회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생태학적으로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모든 사고가 사회적 재난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전시는 현대사회의 위기, 재난 상황에서 국가 혹은 인류라는 공동체의 의미와 역할, 성립 조건에 대해 생각해보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함양아의 <잠>(2015)은 언제부터인가 가슴 아픈 풍경이 되어버린 ‘체육관’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재난의 상황에서 사회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을 다룬다. 미공개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1.0>(2019)와 <주림>(2019)은 전지구적 차원에서 우리가 겪는 사회적, 경제적, 생태학적 위기의 상황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짚어보면서 이것이 향하는 미래에 대해 질문한다. 

인도 작가 날리니 말라니의 <판이 뒤집히다>(2008)는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온갖 종류의 폭력과 재난에 대한 우화들을 상징적인 방식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이미지들은 성경이나 신화, 역사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19세기에 벵골 서부에서 발원한 칼리가트 화파의 양식으로 그린 것으로 이는 화가들이 사회적, 정치적 소재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에릭 보들레르가 미승인 국가인 압하지야(Abkhazia)에 사는 친구 막스와의 서신교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 <막스에게 보내는 편지>(2014)는 포용과 배제와 개념을 대비시키면서 공동체가 성립하는 조건 자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함양아, <잠>, 2016, 2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8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함양아(1968)는 사회시스템의 작동방식,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해 고찰하는 영상 작품을 만들어왔다. <잠>(2015)은 재난의 상황에서 사회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을 체육관이라는 공간과 그 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몸짓을 통해 표현하는 작품이다. 종종 불안하거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카메라 앵글은 이들의 잠이 결코 편안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하며,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위기의 상황들을 대면해야 하는 개인들의 두려움과 불안을 담는다.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1.0>, 2018-2019,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7분 

지난 30년간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경제 성장과 세계화는 결국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개인의 삶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되는 함양아의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1.0>은 금융, 정치, 과학기술, 교육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개별적인 사건들이 어떻게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상호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하나의 서사 구조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날리니 말라니, <판이 뒤집히다> 2008, 턴테이블 32개, 마일러 실린더, 할로겐 조명, 사운드, 20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날라니 말라니(1964, 인도 뭄바이)는 역사와 사회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이주와 충돌, 젠더, 글로벌리즘과 소비주의 등의 주제를 다루는 설치 작업을 해왔다. <판이 뒤집히다>(2008)는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온갖 종류의 폭력과 재난에 대한 우화를 상징적인 방식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그림자로 투사되는 이미지들은 성경이나 신화, 역사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19세기 벵골 서부에서 발원한 칼리가트 양식으로 그린 것으로, 이는 화가들이 사회적, 정치적 소재를 주제로 그림그리기 시작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말라니는 1990년대 초반부터 턴테이블을 이용해 이미지를 회전시키는 설치를 선보였는데 이는 티베트불교 법구 마니차(Prayer Wheel)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변화에 대한 갈망을 표현한다.



에릭 보들레르, <막스에게 보내는 편지>, 2014, 단채널 비디오 및 편지 74개, 103분 12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에릭 보들레르(1973, 프랑스)는 역사와 지역 안에서 단절되거나 사라진 존재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재구성해하여 사진, 영화 등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해왔다. <막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작가와 압하지야(Abkhazia) 공화국에 사는 친구 막스 그빈지아(Max Gvinjia) 사이의 서신교환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조지아 서북부에 위치한 압하지야는 1992년의 내전 후 조지아로부터 독립했으나 국제사회로부터 국가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 미승인 국가이다. 압하지야의 전 외무부 장관이자 활동가인 막스 그빈자에게 보낸 편지들과 음성 파일의 형태로 받은 답장, 그리고 압하지야의 풍경과 일상을 담은 영상으로 이루어지는 이 작품은 포용과 배제와 개념을 대비시키면서 국가라는 공동체가 성립하는 조건 자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광장으로서의 미술관’ (로비, 복도, 8전시실)

이 전시에는 복도나 로비 등의 공간을 이용하여 대안적 형태의 광장을 상상해보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1층 로비에 설치된 정서영의 <동서남북>(2007)은 공간을 제한하는 울타리의 외형을 띠지만, “동서남북”이라는 제목은 추상적인 공간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기 위해 창안된 방위의 개념이면서 동시에 무한대로 열린 공간을 의미한다. 이 전시에서는 임시적이며 움직임이 가능한, 무한히 열린 구조로서의 광장을 상상해 보는 역할을 맡고 있다. 로비에서 주 전시 공간과는 반대 방향으로 계단을 따라 8전시실로 올라가면 신승백 김용훈의 신작 <마음>(2019)을 만나게 된다. 광장을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바다로 해석하여, 관람객의 표정을 수집한 데이터를 바다를 이루는 파도의 형태로 변환시키는 작품이다. 

홍승혜_BAR_2019_가구,그래픽


홍승혜는 3, 4 전시실 앞 복도를 <바>라는 이름의 휴게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광장의 영어 단어인 스퀘어(square)처럼 도형이면서 동시에 공간을 의미하는 <바>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선(막대기)들로 이루어진, 연결과 휴식을 위한 장소로 구상되었다. 이 작품은 집단적 열망과 일시적 열기로 가득한 광장에 대한 대안으로 혼자서도, 여럿이 함께도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평온한 공간을 지향한다. 한편 <바>의 벤치에 앉아서 볼 수 있는 책 『광장』은 미술관과 워크룸 출판사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단편소설집으로 이 전시를 위해 특별히 집필된 일곱 개의 짧은 소설이 실려 있다. 윤이형, 박솔뫼, 김혜진, 이상우, 김사과, 이장욱, 김초엽, 일곱 명의 소설가들이 광장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펼쳐내는 문학적 상상력이 전시의 지평을 넓혀줄 계기가 될 것이다.


정서영, <동서남북>, 2007, 철, 바퀴, 가변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정서영(1965)은 사물과 그것을 지칭하는 언어, 그리고 언어에 대한 인식 사이의 관계들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작업 지속해왔다. 
‘동서남북’은 추상적인 공간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기 위해 창안된 방위의 개념이면서 동시에 무한대로 열린 공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출품작 <동서남북>은 이러한 개념을 울타리라는 사물의 형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이 전시에서는 임시적이며 움직임이 가능한, 무한히 열린 구조로서의 광장을 상상해 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승백 김용훈, <마음>, 2019, 기계적 오션 드럼, 마이크로컨트롤러, 바다 시뮬레이션, 
얼굴 감정 인식, 네트워크 카메라, 컴퓨터, 스마트폰, 가변 설치

신승백 김용훈(1979, 1980)은 인공 지능 등의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동시대 및 미래 사회에서의 기술의 역할에 대해 질문해 온 작가 그룹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광장을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바다로 해석하여, 관람객의 표정을 수집한 데이터를 파도의 형태로 변환시키는 작품을 만들었다. 미술관에 모이게 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루는 우연하고 일시적인 공동체는 시시각각 소리와 형태를 달리하는 파도의 모습으로 펼쳐진다.


단편 소설집 『광장』 (김사과, 김초엽, 김혜진, 박솔뫼, 윤이형, 이상우, 이장욱 지음/워크룸프레스/2019)
이 전시를 위해 특별히 집필된 일곱 개의 단편 소설을 엮은 책이다. 소설가들에게는 ‘광장’이라는 전시의 주제어와 원고지 분량 80매, 마감 날짜만을 제시하여 원고를 의뢰했다. 책에는 시청 앞 광장에서 집단 주거단지 내의 공용공간, 휴대폰의 단체대화방, 확장된 감각을 소통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시스템까지 다양한 형태의 광장들이 등장한다. 소설가들의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광장’의 의미는 다시 한 번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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