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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역사성과 동시대성의 공진화

김준기

충남도청 세미나실에서 열린 ‘21세기형 참여미술관 운영 정체성 마련 위한 공개토론회’(6월 3일)에서 토론좌장을 맡았다. 발제 토론 내용을 간추려 소개함으로써 몇 년 후 탄생할 새 미술관의 쟁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술관 정책 관련 베테랑 김혜인은 국내외 미술관 건립 현황과 전망을 내놓았다. 정확한 데이터들을 기본으로 미술관의 필요성, 수적 적정성, 선호도, 운영적합성 등 미술관이 당면한 질문들을 언급했다. 한국에는 258개의 미술관이 존재하는데, 이 가운데 공립미술관이 71개, 사립미술관이 172개이다. 인구당 미술관 개수를 비교해보면 제주도와 전남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충남은 거의 하위권에 속한다. 충남도립미술관 설립의 당위를 데이터로 보여준 것이다.



충남도립미술관 건립 관련 21세기형 참여미술관 정체성 마련 위한 공개토론회, 2020.6.3, 충남도청 대회의실, 충청남도 제공


건축전문 큐레이터 정다영은 세계적인 미술관 건축의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미술관 건축이 미술관 작품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껍데기가 아니라 건축 자체가 미술관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랜드마크로서의 미술관 건축 이야기 말미에 그의 핵심 내용이 있었다. 홍성과 예산에 걸쳐있는 내포 신도시에 거대 미술관이 생기는 것에 대한 일말의 회의감을 불식할 만한 것이었다. 그는 신도시의 구성에 도움을 주는 미술관, 즉 도시생성의 촉매제로서의 도구적 건축을 강조했다. 번잡한 거대도시가 아니라 새로 생기는 크지 않은 도시에 새로 생기는 미술관의 역할을 역설적으로 강조해준 것이다.

큐레이터 김종길은 자신이 경기도미술관에서 10여 년간 쌓아온 아카이브와 프로젝트 기반의 전시 사례를 보여주었다. 경기도라는 특정 지역에 존재했던 역사적 유산들을 발굴하고 정리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거기에 새로운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새로운 창작을 매개하고, 다시 그것을 전시장으로 끌고 와서 재맥락화를 해온 그의 노력이 청중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아카이브 기반에 과정형 전시 방법을 더해온 그의 큐레이터 활동이 빛났다. 신생 미술관이 어떤 길을 가야할지를 예시하는 내용들을 통하여,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예술적 유산과 동시대의 공론장을 꾸려나가는 지역주의 관점 학예연구 활동이 깊이 주목할 일이다.

이날 토론회의 빛나는 한 대목은 온라인 질의였다. ‘각 지역의 문화기관 수를 인구 대비로만 보지 말고 면적 대비도로 봐야한다’는 내용이었다. 김혜인의 답변은 이렇다. 광역 지방정부 평균 58㎢의 면적에 1개의 문화기관이 존재하는데, 서울의 경우 3㎢당 1개 기관, 경기도는 28㎢당 1개 기관이 존재한다. 충남은 77㎢당 1개 기관이 존재한다. 대도시에는 밀집한 인구만큼이나 문화인프라가 밀집해있다. 지방도시들은 상대적으로 문화인프라를 접하기 어렵다.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목적의식적으로 지방도시 문화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비슷한 컬렉션들에 뚜렷한 차별성 없는 전시들이 반복되고 있어 각 지역의 미술관들에 어떻게 하면 차별화한 미술관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30대 관객층이 늘어나면서 미술관 콘텐츠에 대한 기대치 또한 변화하고 있다. 결국 새로운 참여미술관을 표방한 충남도립미술관이 가야 할 길은 기존에 존재하는 미술관들을 뛰어넘는 콘텐츠의 참신함에 있다. 그것은 역사적 유산을 갈무리하는 근대주의 유혁의 미술관과 더불어 동시대의 에술공론장을 창출하는 예술적 실천의 조화, 다시 말해서 역사성과 동시대성의 공진화에 달려있다.


- 김준기(1968- ) 홍익대 예술학 학사 및 동대학원 박사 졸업. 부산시립미술관 큐레이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및 제주도립미술관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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