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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광화문과 서울 성곽 복원에 대하여

이광표

사진제공: 문화재청                     

1. “2005년까지 경복궁 광화문(光化門) 앞, 서울시청 앞, 숭례문(崇禮門, 남대문) 앞에 광장을 조성하겠다.”
   (2002년 10월, 서울시 공식발표) 
2. “2003년 말까지 숭례문에 연결되어 있던 조선시대의 서울 성곽을 숭례문 좌우로 10m씩 복원하겠다.”
   (2002년 12월, 서울시, 문화재청 비공식 발표)
3. “2009년까지 광화문을 원 위치(현재 위치에서 남쪽으로 14.5m 앞)로 옮겨 복원하겠다. 광화문의 위용을 살리는 의미에서 52m 앞까지 월대(月臺, 대궐 전각 앞의 섬돌)를 설치하고 그 모퉁이에 2구의 해태상을 옮겨놓을 계획이다. 또한 2015년까지 서울 성곽 18.2㎞(현재 남아있는 구간은 10.5㎞) 가운데 인왕산 혜화동 지구 2.5㎞를 복원할 예정이다. 돈의문(敦義門, 서대문)과 소의문(昭義門, 서소문) 복원도 검토하겠다.”
   (2006년 1월, 문화재청 공식 발표)

최근 들어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서울의 전통 문화를 복원하고 보존하기 위한 의욕적인 프로젝트를 내놓고 있다. 매우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일이다. 여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특히 광화문 원위치 복원 계획은 더욱 더 관심이 가는 사항이다. 

광화문을 왜 원위치로 복원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광화문의 내력에 대한 설명이 좀 필요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광화문을 목조 건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석축 위의 2층짜리 문루(門樓)는 목조가 아니라 목조를 흉내 낸 콘트리트 건축물이다. 광화문의 이 같은 운명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는 1916년경 광화문 바로 뒤의 흥례문(興禮門, 2000년 복원)을 헐어내고 이어 조선총독부 건물(옛 중앙청, 1996년 철거)을 지으면서 흥례문의 동서축 위에 짓지 않고 동쪽 끝을 뒤로 5.6도 틀어놓았다. 일본의 신사가 있는 남산을 바라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곤 1926년 총독부 건물의 시야를 터주기 위해 광화문을 경복궁 북동쪽(현재의 국립민속박물관 자리)으로 옮겼다. 그 광화문은 6·25때 폭격으로 석축만 남고 파괴되었다.

광화문이 지금 위치에 복원된 것은 1968년. 하지만 나무 대신 시멘트 콘크리트로 지었다. 또한 옛 흥례문의 동서축이 아니라 총독부(당시 중앙청) 건물의 동서축과 평행을 맞추다보니 광화문의 동쪽 끝이 뒤로 5.6도 뒤틀렸고 결국 원위치에서 14.5m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문화재청의 광화문 복원 계획은 바로 이런 문제점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매우 환영할만한 계획이다. 하지만 그 일을 추진해나가는 과정엔 적지 않은 난관이 가로 놓일 것이다. 그래서 치밀하고 신중하며 또 지속적이어야 한다. 앞서 소개한 (1), (2)번 발표 가운데 숭례문 광장, 시청 광장은 무사히 조성되었지만 광화문 광장 조성과 숭례문 성곽 복원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말이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교통문제가 관건
광화문 복원의 경우, 경복궁 담장의 남동쪽 모퉁이 망루였던 동십자각(東十字閣)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현재 동십자각은 도로 한복판에 외롭게 떨어져 있다. 광화문을 원위치로 옮기는 마당에 동십자각까지 연결한다면 경복궁과 광화문의 제 멋이 살아날 것이다. 또한 서울 성곽을 복원하면서 숭례문 좌우에 10m 정도씩 성곽을 복원해 연결하는 것도 다시 검토해 볼 일이다. 이게 이뤄진다면 숭례문은 장관이 될 것이고, 숭례문이 서울 성곽의 남쪽 정문이었다는 사실도 널리 알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교통이 문제”라고 말할 것이다. “광화문을 앞으로 빼내고 월대를 설치하는 것도 교통 대란을 야기할텐데 거기에 동십자각까지…”, “숭례문 옆에 성곽을 연결하면 차로가 줄어들 텐데”라고.

교통은 분명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경복궁과 광화문, 서울 성곽은 역사도시 서울의 상징. 따라서 문화재청은 도시교통 혹은 거리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유도해내야 한다. 도시와 거리의 주인은 고층빌딩과 차량이 아니라 보행자와 역사와 전통이라는 점, 서울 역사전통의 복원을 위해 차량(차량 운전자)은 기꺼이 손해를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 같은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광화문과 서울성곽 복원은 매우 지난한 일이 될 것이다. 문화계의 협조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이광표(1965- ) 홍익대 미술사학 석사. 현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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