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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랑과 아트페어의 오세열 전시

서진수

학고재 전시장에서 오세열 작가, 사진: 서진수

오세열, Untitled, 2013, Mixed media, 182×227cm


2017년 봄. 대통령 탄핵으로 대한민국의 정국은 어수선하였으나 미술시장에는 봄기운이 조금씩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2월의 첫 메이저 경매가 봄을 재촉한 가운데 화랑가에서는 전시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금년의 미술시장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3월의 화랑미술제 등으로 시즌 오픈에 들어갔다. 화랑가 전시 가운데 학고재에서 열린 ‘오세열의 암시적 기호학’전(2.22-3.26)의 판매가 눈길을 끌었다. 전시가 아직 진행되고 있지만 한 달이라는 기간의 중간 시점 현재 전시 작품 50여 점 중 절반이 판매되었다.

학고재 전시장 입구에는 항상 가격과 판매상황을 알리는 리스트가 비치되어 있다. 리스트에는 미니 도판과 작품 제목, 매체, 크기, 그리고 가격이 함께 표시되어 있다. 판매된 작품에는 콩알만한 빨간색 또는 파란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작품 크기에 따라 20호 2,000만 원, 40호 3,000만 원, 100호 6,000만 원, 120호 7,000만 원이다. 작가와 화랑이 20호는 호당 100만 원, 80호까지는 80만 원, 100호 이상은 60만 원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120호짜리 3개를 합쳐놓은 가장 큰 작품은 2억 원, 그리고 80호 두 개가 하나로 붙어 있는 1점은 1억 6,000만 원이라는 예외적인 가격도 있었다. 구작의 가격은 신작 가격의 1.5배였다. 시간이 흐르고 작품 수가 한정되어 있어서 정한 기준이다. 컬렉터들은 취향, 예산, 안목에 따라 숫자, 낙서, 인물, 오브제, 컬러, 구작, 신작, 대작, 소작을 선택하였다.

오세열의 인기는 2016년 KIAF/Art Seoul에서 이미 일기 시작했다. 학고재, 샘터화랑, 갤러리포커스, SM Fine Art, 프랑스의 Gallery Bandoin Lebon 등의 부스에 10여 점이 전시되었다. 컬렉터들은 아트페어를 돌아보며 1부터 나열한 숫자가 시인 이상을 떠오르게 한다거나, 켜켜이 덧칠한 작품의 무게감과 거친 느낌이 매력적이라고 하거나, 유화인데 기름기가 없어서 독특하다며 구매를 저울질했다.

당시에 판매는 아직 활발하지 않았다. 1년 후의 시장 예측과는 다소 다른 듯 보였고, 정보와 가격을 비교하느라 주저하는 눈치들이었다. 국제 아트페어인 KIAF/Art Seoul의 특성상 작품이 크고 고가의 작품 위주로 출품된 요인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였다. 전반적으로 오세열 작품에 대한 수요가 그때만 해도 시장을 미리 읽거나 해외에서 작품을 테스트해본 화랑 관계자와 국내에서 단색화 작가의 작품을 주로 살펴보는 컬렉터들의 선택에 시차가 있어 보였다. 오세열의 인기는 김환기, 이우환 등의 유명작가와 단색화 주요 작가의 뒤를 이을 포스트 단색화와 이들의 작품값만큼 상승할 넥스트 단색화를 찾는 미술시장의 게임이 지속되고 있는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세열의 작품은 여러 화랑에서 계속 소개되어왔다. 2000년대에는 샘터화랑이 국내 전시와 벨기에 브뤼셀, 캐나다 토론토 등의 아트페어에서 소개하였다. 1990년대에는 강남의 예화랑, 1980년대에는 국내 작가들을 다수 해외에 소개하던 진화랑, 그리고 1970년대에는 조선화랑에서 그의 전시가 열렸었다. 물감을 여러 겹 바르고, 독특하게 캔버스를 구성하며, 유화이면서 기름 냄새가 나지 않고, 더러는 칠판에 낙서를 하는 듯 작업을 하는 예민한 작가의 숨결을 만나보는 재미로 봄이 시작되었다. 화랑대표의 권유로 구작을 한번 들어보니 묵직한 게 “무게로 따져도 가격이 꽤 나가겠네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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