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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삼청로 상업 갤러리의 유료 전시

서진수

대형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삼청로에서 2건의 유료전시가 열리고 있다. 갤러리현대·현대화랑의 ‘한국화의 두 거장:청전(靑田)·소정(小亭)’(4.10-6.16)과 학고재의 ‘우리가 되찾은 천재화가, 변월룡’(4.17-5.19)이다. 같은 삼청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 10일간(5.10-5.19) 무료입장권을 발급하며 전시 관람을 독려하는데 그 동네의 상업 갤러리에서는 유료 전시를 열고 있는 것이 재미있고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갤러리현대가 개최한 한국화 두 거장의 전시는 이전의 천경자,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의 인기작가 유료 전시와는 또 다른 갤러리에서 보기 드문 잠잠해진 한국화 대가의 전시라는 점이 특이하고, 학고재의 러시아 한인 작고작가 변월룡의 전시는 한국의 근현대사와 러시아, 북한의 미술사에 대한 관심, 그리고 남북한 교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전시라는 점이 그곳으로 발길을 향하게 만들었다.



‘한국화의 두 거장: 청전·소정’전, ⓒ서진수


갤러리현대·현대화랑은 2020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기획한 첫 사업으로 한국화의 대가인 청전 이상범(1897-1972)과 소정 변관식(1899-1976)의 두 거장전을 기획하였다. 현대화랑이 오픈하던 1970년대에는 미술시장에서 한국화의 인기가 높아 오픈 때부터 자주 전시를 열어 관계가 깊었던 두 작가의 전시를 지난해 9월부터 준비하였다. 설립자 박명자 대표는 “이 전시는 한국 미술의 뿌리를 찾는 작업이고, 한국화를 등한시하여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의 의미를 가지며, 최고의 작가들이 제대로 가치평가를 받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최근 갤러리에서는 한국화 거래를 찾기 어렵고, 경매에서도 값나가는 작품은 청전과 소정의 소품이 주류를 이루어 이들 작가의 주요 작품과 대작들이 즐비한 전시는 그것만으로도 유료 전시의 가치를 발휘했다. 2016년부터 2019년 4월까지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청전의 작품은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을 합쳐 76점이 출품되어 68점이 낙찰(89%)되었고, 낙찰총액은 17억 4,200만 원에 달하여, 점당 평균 2,561만 원에 거래되었다. 소정의 작품은 양대 회사의 경매에서 46점이 출품되어 38점이 낙찰(83%)되었고, 낙찰총액은 4억 6,810만 원에 달하여 점당 평균 1,231만 원에 거래되었다. 중국의 치바이스(齊白石, 1860-1957), 장다첸(張大千, 1899-1983), 일본의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 1930-2009), 요코야마 다이칸(横山 大観, 1868-1958) 등과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의 산천을 가장 잘 표현한 작가들에 대한 경외심을 일으키게 한 전시이다.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전, ⓒ서진수


학고재의 변월룡(1916-90) 전시는 2016년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가 출발점이었다. 이 전시를 본 학고재 우찬규 대표는 “작가의 활동시기가 한국 현대미술의 시동기였고, 기본기가 탄탄한 한국 작가인 그가 살아온 인생행로가 드라마틱하고, 북한 평양미술대학의 교육체계를 세우고 교수들을 지도한 점에서 통일 시대에 남북한 작가와 미술사를 정리할 때 중요한 작가로 꼽힐 것으로 판단되어 꼭 전시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작가가 러시아와 북한을 오가며 제작한 회화 64점, 판화 71점, 데생 54점 등 총 189점이 전시되어, 한 작가의 작품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과거와 역사를 만날 수 있고, 특히 일본을 통한 국내 현대 서양화의 도입이라는 공식을 깨는 의미 있는 전시이다.

앞서가는 상업 갤러리들의 유료 전시에서 대표들이 기본적으로 우리 미술을 뼛속까지 아끼고 사랑하며, 좋은 작가들이 미술사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끝없이 노력한다는 점을 느꼈다. 최근 미술잡지『 ARTnews』는 컬렉터가 그림 사며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는데 왜 일반인들은 1원(a penny)도 안내느냐는 기사와 2016년 페이스갤러리가 도쿄에서 일본 그룹 팀랩(teamLab)의 전시때 입장료 2,000엔을 받았는데도 20만 명이 다녀간 사실과 작품을 팔면 50%밖에 수입이 안 되는데 입장료를 받으면 80%가 수입이 된다는내용을 소개하였다. 세상은 변하고 경제 주체들의 행위도 바뀐다. 의무감에서 시작된 상업 갤러리의 유료 전시에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여 새로움을 얻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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