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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아마도예술공간은 목하 진행중이다

윤범모

이태원에 새로운 대안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름하여 ‘아마도예술공간’이다. 이것은 예술일까, 아닐까, 아마도 그럴지 모른다. 뭐, 그런 경계 타파의 의미가 숨어 있는 이름, 바로 아마도이다. 아마도 정신은 ‘고정관념 흔들기’일지 모른다. 아니, 그렇게 가야한다. 고정관념의 혁파는 바로 새로운 예술활동의 근거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권위주의적 예술공간이 너무나 많다. 그 권위 때문에 대중은 오히려 예술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기를 머뭇거린다. 그 틈새에서 대안공간의 역할이 주목받게 된다. 하지만 대안공간의 삶은 너무 고달프다. 무엇보다 사회로부터의 무관심, 아니 같은 예술계 안에서도 외면 받기 십상이다. 게다가 경제적 어려움은 존재 자체를 위협한다. 후원기관도 없고 영리목적도 아닌데 어떻게 운영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예술공간은 건물주인 박혜성 교수의 용단으로 탄생하였다. 위치도 좋은 리움 건너편 동네에 두 채의 건물을 무상 할양해 주어 전시공간과 연구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연구공간은 미술 이론가를 비롯 큐레이터의 사랑방으로 제공되어 세미나 등 각종 모임을 개최할 수 있다. 거기에는 한국큐레이터협회 등 몇몇 이론가 단체가 입주하여 연구와 네트워크 구축에도 일조할 것이다. 외국인 이론가를 위한 조촐한 레지던스 프로그램도 운영될 것이다. 작가를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전국 도처에 산재되어 있다. 하지만 아마도처럼 미술이론가나 큐레이터를 위한 전문 공간은 없다. 우리 사회에서 작가를 위한 공간이나 상금 등 후원제도는 풍성한 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미술이론가를 위한 지원제도의 부재는 항상 목마르게 한다. 작가와 대중의 사이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중간 매개자의 비중, 이제 다시 보아야할 때이다. 한 명의 작가보다 한 명의 큐레이터가 국제 무대에서 빛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이 점을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과정을 과정 공개하는 전시
아마도예술공간은 개관 전시로 ‘목하 진행중(8.12-)’을 ‘진행중’이다. 기왕의 전시는 완결된 상태에서 대중 공개를 했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작가나 작품이 어떻게 선정되었는지 그 과정을 알지 못한다. 현대미술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이제 ‘과정’의 중요성은 날로 부상되고 있는 현실이다. 어떤 때는 결과보다 과정 그 자체가 더 의미 있는 경우도 있다. ‘다층적 미술 실현의 활성화’를 꿈꾸는 아마도는 이런 의미에서 역동적인 진행형에 방점을 찍었다.
‘목하 진행중’은 아마도 운영위원회(윤진섭, 김달진, 김미진, 안규철, 김진엽, 유진상, 서진석, 박혜성, 윤범모 등)에서 젊은 큐레이터 5명을 선정하여 이들로 하여금 전시장을 꾸미도록 했다. 하여 황정인 큐레이터-강서경 작가, 백곤-박재영, 양지윤-전미래, 이보성-윤성일, 신승오-김다움 등 5팀의 생생한 목소리를 한자리에 담았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이들 작업의 전시가 ‘진행형’이라는 데에 있다. 이 전시는 최소 3개월간 운영위원의 참여 아래 전시기획자와 작가가 한자리에 모여 공개 토론모임을 갖는 과정을 공유한다. 공개 토론 모임의 결과에 따라 진열작품이 교체될 것이며, 그러니까 전시는 공개적으로 토론과정을 거쳐 완성으로 간다. 바로 이 점이 아마도 개막행사의 주요 특징이 될 것이다. 그래서 목하 진행중인 것이다. 어쩌면 토론과정에서 중도 탈락하는 불행한 기획자나 작가가 나올지 모르겠다. 치열함은 예술 현장의 특징이기도 하다. 거기서 새로운 대안이나 얼굴이 나올 것이다. 젊은 작가들의 싱싱한 발언이 깃드는 현장,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예술공간이 새로운 대안공간의 명당으로 우뚝 솟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 전시중인 ‘목하 진행중’의 본격 개막일은 8월 12일, 앞으로 여러 차례의 난상 토론과정이 남아 있다. 물론 과정상의 토론 내용은 기록으로 남게 된다. 과정이 소중한 사회이다. 전시 제목과 더불어 이같은 진행방식의 개막행사를 제안한 나의 입장으로서는 성공을 축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공간의 성공 여부는 일반 미술인의 몫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문호는 활짝 열려 있다.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아마도예술공간은 목하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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