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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넬슨 만델라 추억

윤범모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 요하네스버스에서의 95세, 그는 이승을 떠났다. 세계의 슬픔이었다. 

넬슨 말델라, 그는 백인의 흑인 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하면서 세계의 무대에 오른 인권운동가였다. 물론 그것의 반대급부는 28년이라는 길고 도 긴 감옥생활이었다. 평등을 위한 투쟁, 실로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그는 말했다.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사슬을 끊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자유를 존중하고 확대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국가반역죄에 의한 종신형, 하지만 그는 1990년 석방되었다. 그리고 백인 대통령인 데클레르크와 손을 잡았다. 그것의 결과는 노벨평화상(1993) 수상자 명단에 오르게 했다. 이어 넬슨 만델라는 1994년 ‘드디어’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남아프카공화국의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넬슨 만델라가 옥중 생활할 때, 세계의 미술가들은 그를 지원하기 위한 반(反)아파르트헤이트 세계미술협회를 조직했다. 많은 화가가 여기에 동참했고 기꺼이 작품을 희사했다. 1983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이 미술전은 세계 각지를 순회했다.인종 차별정책에 반대한 미술가들, 아르망, 클로드 비알라, 클래스 올덴버그, 도널드 주드, 피에르 술라주, 소토, 안토니 타피에스, 리처드 해밀턴, 알베르토 부리,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로버트 마더웰, 로베르토 마타, 아르눌프 라이너,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이 리히텐슈타인, 제임스 로젠키스트 등등 34개국의 80여 명이 동참했다. 이들의 140여 점은 각국 순회전을 마치고,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되는 날, 그곳에 기증되어 미술관으로 재탄생되기를 기대했다. 나는 1988년 이 같은 사실을 한 미술잡지에 소개한 바 있다(졸저,「미술과 함께, 사회와 함께」재수록). 그러면서 이 같은 전시의 국내 개최를 희망했다. ‘편식’의 한국 미술계에 또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남아공 작가 마르코 시안파넬리(Marco Cianfanelli)가 감옥을 상징하는 50개의 기둥으로 세워 만든 넬슨 만델라의 얼굴



1990년 예술의전당 미술관이 개관했다. 몇 차례의 사양 끝에 나는 미술관 개관 책임자로 일했다. 그리고 전시기획을 추진하면서 문제의 반아파르트헤이트 미술전시를 유치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정부의 부당 간섭으로, 이에 대하여 항의하고 4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제도권과 민중권으로 미술계가 양분되어 있을 때, 이들 두 진영을 아우르는 전시가 문제의 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의 문제는 계속 이어지면서 미술계를 달구었다. 반 아파르트헤이트 국제미술전은 국제적 협약에 따라 취소할 수 없었고, 파행 운영되는 불행으로 이어졌다.전시명칭에서 아파르트헤이트는 삭제되고 신기하게도 ‘국제현대미술전’이 되었고, 몇몇 작품은 철거되었다. 인권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아무리 국제적 거장의 반열에서 활동하는 작가라 해도 서울에서는 막무가내였다. 군사독재시절의 단면이었다. 옥중의 넬슨 만델라라는 존재가 다시금 부각되면서 겹쳐지는 어둠 속의 서울이었다.

넬슨 만델라는 평화의 상징이었다. 그에게 만해대상을 수여하는 것은 당연했다. 백담사에서, 만해사상실천선양회에서 수여하는 만해대상은 한국이 제정한 국제적 권위의 상이다. 주최 측에서 넬슨 만델라에게 만해대상을 수여하고자 했을 때, 그는 만해 한용운이 누구냐고 물었다. 영문판 시집「님의 침묵」과 관련 자료를 보고 그는 기꺼이 만해대상을 받았다. 세월은 흘러갔다. 넬슨 만델라와 미술 그리고 한국, 만감이 교차하게 하는 그의 죽음이다. 끝으로 넬슨 만델라의 대통령 취임사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오늘 우리 모두는 새로 태어난 자유에 영광과 희망을 돌린다.(...) 우리는 마침내 정치적 해방을 이뤄냈다. 우리는 아직도 빈곤과 박탈, 성차별 등 여러 차별에 묶여 있는 국민을 해방할 것임을 맹세한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 사람에 의해 사람이 억압받는 일이 결코, 결코, 결코,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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