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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매사가 초고가 작품을 시장에 끌어내는 법

KAAAI 이명선

미술시장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초고가 미술품(1,000만 달러 이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경매사의 초고가 작품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주요 경매사들은 그들이 제안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거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금융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술품 거래에 적용된 복잡한 금융 조건은 초고가 작품들의 최종 경매 기록 안에 숨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작품 가격을 추정해 내기 어렵게 한다. 다양화되고 있는 미술 투자 환경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미술품경매시장의 다양한 환경과 조건을 알기 위해서는 미술품 거래의 내부에서 적용되고 있는 복잡한 금융 조건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경매 회사에서 판매 촉진을 위해 위탁자와 낙찰자에게 적용하는 금융 조건이 있다. 금융에서 활용되던 보증 제도가 미술품 경매에서는 1950년대 후부터 시작되었고 1980년대 소더비 경매에서부터는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보증의 종류로는 다음 4가지가 주요한 것들이 있다.

1) 최저가격 보장(경매 회사 보증) 방식은 경매사가 위탁자에게 최저 금액을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출품을 진행하는 것으로 경매 회사가 보증하는 최저 금액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2) 취소 불가 입찰(제3자 보증) 방식은 경매 회사가 제3자에게 특정 작품에 입찰하도록 하고 그 조건으로 구매 수수료를 할인해 줌으로써 판매가 보장되도록 하는 장치이다. 제3자는 입찰을 취소할 수 없다. 해당 작품이 공개 경합으로 인하여 제3자가 입찰하기로 한 금액보다 높게 낙찰되면 보증금액에서 초과한 만큼 재보장 받을 수 있다.

3) 판매 강화(환급보상) 수수료 방식은 경매사가 작품 판매 시 위탁자에게 구매수수료의 일부를 지불하는 조건이다. 최저 가격 보장 및 취소 불가 입찰과 달리, 환급 수수료는 크리스티, 소더비 또는 필립스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며 위탁자에게 지급되는 실제 금액은 경매사, 위탁자 및 관련 당사자를 대신하여 일하는 대리인만 알 수 있다.

4) 이해관계자 방식은 특정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금전적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가 해당 작품에 입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당 작품의 공동소유자나 그 자산의 수혜자 등이다. 경매장에서 재정적 이해관계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경매사가 해당 작품의 전체 또는 일부를 소유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도 경매사는 해당 경매 작품에 대해 이런 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일반인에게 알리며(일반적으로 경매 물건 목록에 별도의 아이콘을 사용), 재정적 이해관계자의 지분에 대한 정확한 성격이나 규모는 자세히 공개되지 않는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의 <Nu Couché(sur le côté gauche)>(1917),
2018년 5월 소더비 인상주의 및 근대미술 경매에서 1억 5720만 달러(Premium)에 낙찰되었다. 
2018년부터 2023년 5월 사이 기간에 1억 달러 이상에 판매된 5점 중 하나이다. 
경매 전 예상 하한가 1억 5,000만 달러보다 낮은 1억 3,900만 달러(Hammer price)에 낙찰되었고, ‘제3자 보증’으로 거래되었다. 
출처: 소더비(www.sothebys.com)


이러한 금융 조건의 활용을 통해 경매사는 판매가 안 될 가능성을 최소화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여 경매 출품을 종용할 수 있고, 동시에 낙찰률을 관리할 수 있는 보호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 ‘경매 회사의 최저가격 보장’과 ‘제3자 보증’을 통한 취소 불가능한 입찰 방식은 카탈로그나 온라인상에 표시가 되어 있지만, 보상 수수료에 대해서는 공표하지 않는다.

이 금융 조건에서 출품된 작품의 실질적인 입찰금액이나 위탁자에게 지불되는 작품 대금 역시 공개되지 않는다. 호황기였던 2021년 인상주의 및 근대미술품 경매부문의 총판매액은 약 15억 달러로 발표되었는데, 이 중 49.3%(7억 2,780만 달러/8,831억 1,400만 원)가 1,000만 달러 이상의 초고가 작품으로 차지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뉴욕 경매에 출품되었던 초고가 작품의 가치는 전체 비중의 66.1%에서 85.1%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로 이어지는 초고가 작품 유치 경쟁과 미술시장의 금융화는 공생 관계로 향후 그 활용 범위가 점점 확대될 것이다. 금융 시장에서 적용되는 특수 조건의 활용은 유찰 리스크를 방어하고자 하는 위탁자에게는 안정적인 보호 장치가 될 것이다. 따라서 공개 거래 가격 안에 숨어 있는 수수료를 계산하는 수식이 복잡해지면서 실제 작품 거래가격을 파악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거래 조건들이 적용되고 있음을 아는 것은 시장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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