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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순철의 아티스트데자뷰(6) 윤영자 b. 1924

변순철

존경하는 스승, 윤효중 선생님
1947년 서울에서 인형조각가 윤경렬 선생님을 우연한 기회에 뵙게 되었다. 선생님의 공방을 자주 드나들게 되면서부터 선생님께 조각 지도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흙으로 부조 작업을 했는데 완성된 작품을 보시고 놀라시면서 너는 미술에 소질이 많은 것 같으니 정식으로 조각을 시작해보라는 말씀에 몹시 놀라면서 기뻐한 기억이 난다. 좋은 스승을 만나려면 일류대학의 교수만을 신경 쓰지 말라 하시면서 용산에 살고 계시는 윤효중 선생님의 아틀리에까지 직접 안내해주셨다. 윤효중 선생님께서는 전에도 조각을 배우겠다고 한 여학생이 찾아왔는데 며칠도 못가서 포기하고 오지 않더라고 하시며 반신반의로 나를 쳐다보셨다. 처음에는 흙을 개는 방법부터 배우라고 하셨다. 어두운 작업실 한구석에서 열심히 흙을 다지면서 작업을 시작한 기억이 난다.

2년후 1949년 봄. 선생님께서는 나를 따라오라 하시며 원효로의 어는 절간으로 안내하셨다. 그곳이 바로 홍익대학교 미술학부가 시작되었던 곳이다. 1회 입학생으로 조각과에 여학생은 나 혼자였고 남학생이 7명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2학년 되던 해 6.25사변이 돌발하여 교수님과 학생들 학교까지도 서울에서 대전으로 학교를 이전하였고, 다음에는 부산으로 피난했었다. 3년후 피난 갔던 사람들이 서울로 환도하면서부터 우리들도 종로의 장안빌딩 1층 전체의 넓은 공간에 강의실과 여러 분야의 실기실을 지어 많은 학생들이 다시 돌아와 본격적인 강의와 실기 수업을 받게 되었다. 그 당시 故이경성 교수님은 서양미술사, 故최순우 교수님은 동양미술사, 이북으로 떠나신 배운성 선생님은 서양화, 불란서로 떠나신 故이응로 교수는 동양화, 故윤효중 교수님은 홍익대학교 미술학부를 초기에 설립하시어 미술학부장으로 계시며 조각 실기를 지도해 주셨다. 그 때 1세대의 뛰어난 작가를 많이 배출해 주셨다. 조각으로는 故김영중, 故김정숙, 故김찬식, 민복진, 전뢰진 명예교수, 최기원, 정관모, 이승택 선생이 있었고, 그리고 가장 초기에 내가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당시 외국여행이 여의치 못했던 시기에 한국 대표로 유네스코 총회에 참석하게 되시어 유럽 일대를 여행하시며 귀국하실 때는 많은 미술서적을 가지고 오셨다. 외국 서적, 특히 외국의 유명작가 작품은 전혀 보지 못하고 있을 때 학생들은 굶주린 사자처럼 며칠을 두고 많은 책을 습득하며 선생님께 고마움을 표시했다. 처음으로 보는 로댕, 마이욜, 부르델, 마리노 마리니, 홧지니, 그래꼬 등 주로 프랑스 작가의 작품들이었다. 선생님은 일찍 별세하셨지만 1세대 조각가 우리들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최초로 설립하셨던 분으로 기념 동상을 세워드렸으면 하는 소원이다.



존경하는 스승, 이경성 선생님
이경성 선생님은 일찍이 일본 동경 와세다 대학 법과를 1941년 졸업, 1943년 와세다 대학 문학부 미술사를 전공하셨다. 6.25사변 이후 인천시립미술관장으로 계시다 1945-54년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거쳐, 1961-81년까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미술사 강의를 하셨다. 당시 장안빌딩에서 신촌의 미술대학으로 학생들과 같이 건물을 옮겨 다니셨다. 선생님은 젊으셨을 때에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으셨다. 동안(童顔)에 항상 미소 띤 모습으로 강의시간을 즐겁게 해주신 기억이 난다.

선생님께서는 가끔 조각실에 들르셔서 나의 작업하는 모습을 보시고 찬사를 아끼지 않으셨고,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모란미술관 특별 초대전(김정숙, 김세중, 박문기, 윤영자)에도 출품하도록 해주셨다. 그때부터 모란미술관 이연수 관장과도 가까운 관계를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경성 선생과 이연수 관장의 만남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큰 인연으로 생각된다. 선생님께서는 모란미술관 고문으로 계실 때 많은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부여해주셨다. 선생님께서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계셨고, 한국의 최초 평론가로서 한국미술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石南(이경성)과 石州(윤영자)가 공동으로 전시를 하자고 하셨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07년 따님이 거주하고 있는 뉴저지로 영원히 이주하셨다. 그곳에서 몇 년 생활하시지 못하고 2009년 11월에 타계하셨다. 소식을 뒤늦게 신문에서 알게 되어 행사장에 참석 못한 아쉬움에 못내 죄송하다. 선생님은 떠나셨어도 그 업적은 한국미술사에 길이 빛나실 것이다....(중략)

본문은 2011년도 윤영자의 저서 <나의 삶과 예술>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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