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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순철의 아티스트데자뷰(13) 배병우 b. 1950

변순철


인생

나는 5월 22일 전라남도 여수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유년시절을 보냈던 여수시 봉산동 자택 앞 다도해가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성장하였으며, 이때의 영향으로 소나무와 바다를 작품의 주요 테마로 삼게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을 즐겨 그렸으며, 여수고등학교 재학 당시 미술반 활동을 하였다. 1970년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에 입학하여 1974년에 졸업하였다. 학부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하였지만, 대학 1학년 당시 이웃집 형의 권유로 사진을 독학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전국을 다니며 한국적인 자연미를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창설 멤버로서 1981년에 강의를 시작했으며, 30년간 교직에 몸담았다. 관훈미술관에서 인물 사진을 포함한 작품을 모아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마라도 바다 끝에서 우리나라의 풍경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여 그 후 2년간 한국적 표현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그러다 결국 1984년경 한국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소나무를 발견하고 그것을 촬영하러 전국을 누볐다. 유명한 소나무 숲이라면 다 가보았고, 동트기 전 새벽에 일어나 산을 올랐다. 나는 나무와 풍경의 단순한 조형적 아름다움을 넘어선 관념적인 미를 찾고 싶었다. 1988년에는 독일 빌레펠트(Bielefeld)대학 예거(G. Jaeger) 교수의 초청으로, 동 대학 사진디자인과에서 1년간 연구 활동을 하였다. 그 동안 지중해를 기점으로 한 서구 문명 발상지들을 계속 여행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에게 내재된 한국 고유의 정서적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추구하기 위해 애썼다.

 

이후에도 나는 계속 전국을 자동차로, 전 세계를 비행기로 누비며 여행을 했다. 여행을 하는 것이 나의 작업이었다. 많은 전시에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지명도도 얻게 되었고, 그만큼 행운의 기회도 자주 찾아왔다. 2002년《타히티 사진 페스티벌(Tahiti Festival de la Photographie)》에 초대되면서 타히티와 인연을 맺어 그곳의 풍경을 주제로 한 작업을 시작하였고, 2006년부터는 스페인 관광청의 요청을 받아 알람브라궁전의 사진을 2년에 걸쳐 찍었다. 그리고 2009년에는 내가 꾸준히 드나들며 촬영했던 창덕궁의 사진과 함께 대규모 전시를 열었다. 동서양의 오래된 궁전의 모습을 비교하며 관람할 수 있는 전시였다. 또한 <소나무>작품이 2010년 90주년을 맞는 세계적인 음악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Salzburg Festival)의 포스터 이미지로 채택되어, 모차르트하우스에서 내 작품을 선보이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사람들은 나의 사진을 두고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난다고 평한다. 그것은 내가 가장 친근히 곁에 두고 살아 온 환경이 자연스럽게 나의 미감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러한 자연스러움을 찾아 꾸준히 방랑하며 촬영을 해왔다. 나의 삶과 나의 사진 그 자체가 여행인 셈이다.

 

작품
내 기억 속의 가장 오래된 그림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교실 뒷벽에 붙어 있던 것이다. 큰 나무 밑에 기와집이 납작 업드려 있고 멀리 바다가 보이는 크레파스화였다. 그 동안의 사진 작업도 그 그림을 닮아 있다. 어쨌든 나는 1970년 미술대학에 들어갔고, 그 해 낡은 니콘-F와 마미야 트윈 렌즈를 메고 남해의 섬들을 떠다녔다. 그 해 보길도 앞의 봄 바다는 윤선도의 시상 바로 그 모습이었다. 고기 잡는 돛배가 떠다녔다. 1974년 대학 졸업부터는 사진을 찍고 가르치면서 살아왔다. 그 후 여러 차례 바뀌어간 카메라들과 더불어 남해 순례가 세계의 바다로 넓혀져 갔다. 사진가로 성장하는 동안 만난 스승은 책 속에 있었다. 모흘로나기(Moholy-Nagy)의 빛에 대한 새로운 해석: 사진은 빛 그림이다.

 

 


 

에드워드 웨스턴(Edward Weston)의 자연에 대한 태도와 삶의 실천 등이 내 사진관 형성에 기초였다. 30대 후반 노자(路資)가 마련되었을 때 그들의 고향으로 순례길에 나서기도 했다. 1985년 두 번째 개인전 ‘마라도’는 우리 땅 여행의 귀착점이었다. 점과 점으로 이어가는 선적 땅 보기였다. 그 무렵 동해 ‘양양’해변을 남하하면서 마치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한 것처럼 ‘소나무’를 봤다. 그 후 반도 여러 솔숲과 밭을 전전했고, 설악 계곡에 흐르는 물을 마시며 그윽한 솔향을 음미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소나무는 ‘반도 등뼈인 태백산맥의 피와 살이다’라는 인식에 도달했다. 경주 남산 기슭은 점과 점으로 이어가는 선적 여행의 종지부를 찍게 해주었다. 경애왕능 솔밭은 선에게 깊이를 갖게 해준 곳이다. 이곳은 신라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동학의 뿌리인 인내천 사상을 깨닫게 해주었다. 아직 실마리를 풀지 못한 작업들을 계속 하면서 태백산맥을 따라 개마고원 장백산맥의 기상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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