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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수집가와 수집품의 역사

이현경

2014년 서양미술사학회 추계 학술 심포지엄


심포지엄 현장



마치 물과 물고기의 관계처럼 미술 시장 자체는 모든 작가의 생존 환경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존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컬렉션 활동은 작품을 탄생하게 하는 원동력이며, 현대의 소비 사회에서는 더욱더 예술을 존립하게 하는 필수 조건이 된다. 박물관학에 따르면 이처럼 미술품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행위는 그 기원이 고대의 전리품에까지 이를 정도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리고 시대를 거듭하면서 이 많은 수집품을 어떻게 관리하고 보존할 것인가의 문제는 나아가 어떻게 보이고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로 나아갔다. 즉 컬렉션을 잘 분류하기 위해서 작품에 대한 이론적 논거를 들고 역사적 맥락을 구조화하면서 미술사 연구가 출발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수집 활동 자체는 미술창작을 낳았지만, 이 수집된 미술품을 분류하는 활동은 미술사를 낳게 되었다. 지난 11월 8일(토), 서양미술사학회에서는 이러한 수집의 관점에서 미술사연구를 재조명해보고자 하였다. 이번 추계심포지엄에서는 유명한 컬렉션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는데, 발표장인 덕성여대의 캠퍼스자체도 참 아름다워 더 기억에 남는다.

김호근(명지대) 씨는 ‘독일 바이에른의 선제후 막시밀리안 1세(Kurfürst Maximilian I. von Bayern, 1573-1651)와 캄머갈레리(Kammergalerie), 17세기 전반기의 사례 연구’에서 17세기 전반, 독일 뮌헨이 속해있는 주인 바이에른(Bayern) 주를 다스렸던 막시밀리안 1세의 미술품 수집 활동을 살펴보았다. 1607년 막시밀리안은 캄머갈레리라는 일종의 개인 미술관을 설립하고, 이 미술관에서 소장했던 유화를 비롯한 여러 재산목록들을 연대기 순으로 각각 A, B, C, D라고 표기하였다. 이 캄머갈레리의 목록들은 종교화, 비종교화와 같은 카테고리, 주제, 화가명, 재료, 제작연도, 작품해석 등의 미술 지식을 함께 적어 놓음으로써 오늘날과 상통하는 수집활동을 보여준다. 반면 오늘날의 사람들이 볼 때 굉장히 이상한 점은 이 시기에는 수집가가 주도하여 원작 위에 덧칠이나 보완작업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원작과 다른 의미로 재분류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최병진(서울여대) 씨는 ‘메디치컬렉션의 자전과 계몽주의 시대의 공공성 : 우피치미술관을 중심으로’에서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의 유력 가문인 메디치 가(家)가 모은 막대한 수집품들이 이후 피렌체 시에 기증되고 공공미술관으로 유입되면서, 역사적 흐름에 따라 어떻게 달리 조명되는지를 분석하였다. 먼저 메디치 가문이 직접 소유했던 시기에 이 수집품들은 이 가문의 위상을 보여주는 과시적 목적이 컸지만, 이후에는 피렌체의 도시 계획에 맞춰 국가가 주도하는 공간적 소품으로 재구성되기도 하였고, 다시 근대적 박물관학이 대두되면서 대중에 대한 계몽적 도구로 재분류되었다.

박신의(경희대) 씨는 ‘롤프 드 마레(Rolf de Maré) 컬렉션과 1920년대 아방가르드 : <스웨덴 발레단>을 중심으로’에서 스웨덴의 귀족 롤프 드 마레(1888-1964)가 1920년에 창립한 스웨덴발레단과 이 발레단의 자취를 보존하기 위해 1931년 파리에 건립한 국제무용아카이브의 성립 배경을 살피고, 현대 무용의 후원가인 롤프 드 마레가 어떻게 이 시기의 아방가르드 미술 운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송혜영(영남대) 씨는 ‘비엔나 로스차일드(Rothschild) 가문의 미술품 수집’을 통해 19세기 유럽에서 제일 큰 은행을 소유했던 유대인 가문인 로스차일드 가(家)의 5대에 걸친 수집 활동을 살펴보았다. 비엔나에서 로스차일드 가문이 부귀영화를 누렸던 한세기는 봉건귀족이 쇠퇴하고 신흥 부르주아가 급부상하던 시대였다. 이러한 시기 로스차일드가문 중 1세대인 살로몬은 성과 농지를 소유한 대지주로 머물렀으나, 2세대인 안셀름은 아마추어 미술애호가로서 값비싼 소장품을 늘려갔다. 이어 3세대인 나타니엘과 알베르트는 훌륭한 저택을 짓고 그 안에 수준 높은 미술품을 진열했으며, 4세대인 루이스와 알퐁스에 이르면 미술전문가가 지녀야 할 안목을 갖춘 귀족으로 거듭났다. 이처럼 이 가문은 4세대에 걸쳐 유럽 사회에서 배척당했던 유대인 신분에서 벗어나 귀족으로 신분상승을 하게 되었으나, 나치 정부가 들어서자 가장 집중
적으로 수집품을 몰수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나치 독일이 막을 내린 후에도 로스차일드 가문의 막대한 수집품은 강요된 기증의 형식으로 오스트리아의 공공박물관의 소장품이 되었다. 이후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마지막 5세대인 베티나에게 회수되었다.

이필(홍익대) 씨는 ‘예술 사진의 수집과 현대미술의 지형도 변형’에서 1960년대 개념미술가들의 부수적 작업에 지나지 않았던 사진이 독자적 예술로 자리매김하게 된 1970-80년대의 세계 미술 시장의 흐름을 알아보고, 이에 따라 소유하고 싶은 상품의 형태로 거듭난 사진 작업과 사진 수집가들의 경향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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