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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홍인숙 / 흐르는 눈물은 가족의 실천윤리였던가

강철

“어떻게 사람의 아내가 되고, 어째서 딸의 어버이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나는. 직접 주어진 사유 이전의 가장 근원적인 경험에 의한 무엇이 있을 것만 같아 모두가 태어나 살고 있지만 혹. 태어나면서 죽은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오늘. 할머니의 가난한 살림살이를 작업실로 옮겨왔다. 밥사발 두 개와 종지 몇 개뿐이다. 엄마는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찬장 안에 남아 있던 솔담배 두 보루도 가져왔다. 이렇게 가까이서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할머니 냄새가 배어 나온다. 살아있는 동안 내내 부지런함으로써 고통을 초월하고자 했던 할머니. 부디. 저 세상에서 만큼은 일곱 아들 딸 낳아 다복한 가정 일구시고, 호의호식에 호강하는 거대한 어머니의 삶 누리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 작가의 생각 -





보통, 그림 속에 나타난 인물은, 사람 얼굴을 직접 보는 것과 달리, 정확한 근육을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소, 찌푸림, 커다란 눈동자, 눈물 등의 요소는 그림의 감정을 뚜렷하게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이런 표정 하나로 그림의 분위기가 쉽게 좌우되는 그림과 달리, 작가의 그림은 감정의 여정이 길게 느껴지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그림 속 인물보다는 ‘오월목단’이라는 풍경에 압도되어 인물의 ‘눈물’을 발견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알려주기 전에 아무도 눈물의 구체적 사연을 알 수 없었지만,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오월목단’이라는 풍경이 오히려 인물의 ‘눈물’보다 주제를 잘 반영하는 듯싶습니다. 삶과 가족에 대한 질문을, 효과적으로 감정 이입된 풍경으로, 끊임없이 던지고 있습니다.

※ 홍인숙 작가는 2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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