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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공영방송의 비상식 보도와 돈벌이 경영, 정부가 못하면 국민이 바로잡아야 한다

정중헌

요즘 우리 주변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시위를 막던 전경이 시위대에 고립돼 구타를 당하고 빼앗긴 방패를 돌려달라고 애원한다는 보도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형사가 관광호텔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는 현행범을 잡으려다 시위대에 끌려가 혼찌검을 당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서울 도심이 밤마다 해방구가 되어 교통이 마비되는데도 정부가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일몰 후에는 집회가 허용되지 않는다는데도 종교인들까지 거리로 나와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 물러나라고 아우성인데도 공권력은 청와대 길목만 지키면 된다는 식이다. 법과 공권력이 무시되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요즘 신문을 보면 국민의 위탁을 받아 국민이 낸 세금으로 나라 살림을 하는 정부가 제 기능을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경제 살리고 일 처리 똑 부러지게 하리라고 믿었던 이명박 정권은 하는 일마다 마가 끼고 번번이 타이밍을 놓쳐 그를 찍은 유권자들은 실망 단계를 넘어 분노하고 있다.

정권이 이 모양이니 나라 곳곳에서 상식이 짓밟히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은 한쪽으로 치우친 이념을 주입 받고 있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문화예술계 곳곳에 현정권과 궤를 달리하는 민중계열 권력자들이 버티고 앉아있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공영방송의 공영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촛불 집회가 계속되던 지난 몇 개월 동안 이 나라 공영방송에서는 상식을 뛰어 넘는 일들이 이어졌다. 하루의 사건을 종합하는 메인뉴스 시간에 시위대의 폭력성은 가리고 경찰의 저지와 진압을 과잉이라고 비난하며 매 맞는 시위대 영상을 반복해 방송했다. 시위 현장을 보고 온 시청자들은 공영 방송 보도가 이렇게 편향되고 왜곡되고 있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공권력이 불법 시위를 막지 않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상식이다. 그런데 이를 알고도 남을 공영방송에서 시위대의 불법 폭력 행위들을 탓하기보다 애꿎은 의무경찰만 가해자로 모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촛불시위에 불을 붙인‘PD수첩’이 국민정서에 맞는 기획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번역과정에 의도성이 있었다면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며, 공정성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는 공영방송이라면 응당 사과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상식이 무시되고 있다.

전파의 주인은 국민이고 공영방송은 국가로부터 전파의 운영권을 위임 받은 기관이다. 따라서 공영성, 공공성, 공정성의 의무를 지니게 된다. 특히 어느 매체보다도 영향력이 큰 방송 보도는 정치나 사상의 편향성에 빠져서는 안 되며, 불편부당의 공정성과 중립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은 방송학 원론에 나온다. 그런데 유독 한국의 공영방송 특히 시청자로부터 수신료까지 걷어가는 KBS는 이런 원칙을 무시하고 편파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1973년 KBS의 공사화로 시작된 한국의 공영방송 제도는 1980년 신군부에 의해 MBC까지 묶어 10년간 지속되다가 1990년 상업방송 SBS가 출범하면서 현재의 공민영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국영방송으로 태동한 KBS는 공영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국가기간방송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명실공히 국민의 방송임에도 상업방송 등장 이후 지나친 오락과 선정성으로 돈벌이 경쟁까지 하고 있어 국민의 지탄을 받아왔다. 국민의 방송이란 한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일반 사회 구성원 전체에 두루 관련되는 공공의 방송이며, 따라서 소수의 목소리까지 담아내는 균형성은 필수 덕목이다. 그런데 최근의 KBS는 전파의 주인인 국민을 무시하고, 균형 감각마저 상실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실로 국가기간방송인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유신시대와 신군부 시절 방송은 정권의 도구이자 대변자였다. 오죽하면‘땡 전 뉴스’란 말이 나왔을까. 밤 9시 시보가 울리자마자‘전두환 대통령은…’하는 상투적 뉴스를 냈기 때문이다. 그 후 방송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많은 희생이 따랐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왼쪽으로 편향된 정권 아래서 공영방송은 국민보다 정권을 옹호하고 대변했다. 그러던 공영방송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연일 정권 비판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 쇠고기 파문으로 발화된 이번 촛불시위에서 공영방송은 정부의 소리를 국민에게 전달하기 보다는 뉴스와 보도를 통해 정권에 연일 화살을 쏘아댔다. 한국방송 사상 초유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첫째는 시대가 변하고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정연주 같은 전 정권 앞잡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의 생명은 진실을 추구하는 여과장치에 있는데 현재의 공영방송에는 이 여과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나가면 전파가 사용화(私用化)되고 무소불위의 흉기가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우리도 이제는 영국 BBC나 일본 NHK같은 공영방송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명박 후보 문화정책에도 이를 반영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상식을 벗어난 일들이 공영방송에서 거듭되고 있고, 이 정권은 측근을 방송정책 기구 수장으로 앉혀 사태 수습은 커녕 방송 전체를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정권이 아닐 수 없다. 정권이 못하면 국민이
나서서라도 공영방송의 비공영성을 규탄해야 한다. 이제라도 상식인들이 힘을 합쳐 공영방송을 바로 잡지 못하면 나라 전체가 흔들리고, 그렇게 되면 문화예술계도 흙탕물 세례를 받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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