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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내손안의 TV시대 - 대중문화 컨텐츠도 변해야 살아남는다

정중헌

DMB시대 개막

특수대학원에서 대중문화론을 강의하고 있는데 미디어 환경이 어찌나 급변하는지 5년전 강의노트가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아날로그 시대의 대중문화 변천사나 문화산업은 고전이 돼버렸다. 대중문화 전분야가 디지털 컨텐츠로 바뀌고 있고 이를 전달하는 미디어는 ‘내손안의 TV’로 불리는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로 집약되는 추세다.
불과 5년전만 해도 미디어의 대종은 지상파TV였다. 그런데 2003년 하반기부터 케이블TV의 전체 시청률이 지상파TV 3사의 개별시청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위성TV가 가동되면서 지상파의 점유율은 갈수록 줄고 있다. 광고 역시 지상파 독점에서 벗어나 케이블과 위성시장의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정보기술(IT)이 세상를 하루가 다르게 바꾸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의 확신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이미 일상생활의 많은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손안에 잡히는 모바일 하나로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는 것은 물론이고 은행에 가지않고도 금융거래를 하는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젊은 세대들에게 문자메시지는 필수이고 각종 정보검색과 온라인 게임도 일상화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몇년안에 우리는 보이지 않는 컴퓨터 환경에 둘러싸여 버튼 하나로 해결되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온갖 편의를 누리게 될 것이다.
미래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 핵심은 모바일이다. 지난 5월부터 위성DMB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이제는 걸어다니며 휴대전화로 TV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머지않아 지상파DMB까지 가동되면 모바일은 바야흐로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중심기능을 하게된다.
‘미래가 당신 손안에’. DMB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캐치프레이즈이다. 단지 이동하면서 TV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을 통해 대중문화를 즐기는 세상이 열린다는 뜻이다. 휴대전화 단말기나 차량용 단말기를 통해 CD급의 고음질, DVD급의 고화질 방송을 즐길수 있는 DMB는 날씨, 뉴스, 위치 등의 데이터 정보까지 서비스 함으로써 우리 생활을 바꾸고 있다.
위성DMB 사업권을 따낸 TU미디어가 서비스를 시작하자 젊은층들의 가입률이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고 한다. ‘테이크 아웃 TV’로 불리는 이 매체는 비디오 채널을 통해 음악, 뉴스, 드라마, 게임, 영화,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할 계획이다. 또 오디오 채널을 통해 20개 음악서비스를 하게 된다. 유료로 영화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어채널도 2개를 운영한다.
위성DMB폰 수신기나 차량용 수신기를 갖추면 이동 중에도 TV를 즐길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홍수나 폭설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길잡이 역할도 하게 된다. 이동성이 있는데다 다채널 고화질에 기존의 TV나 라디오와 차별화되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DMB시대가 열리면서 미디어와 컨텐츠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고있다.
통신회사인 SK텔레콤은 얼마전 국내최대 음반회사인 YBM서울음반을 인수하고 영화와 드라마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음악ㆍ영화ㆍ드라마의 주요 컨텐츠를 직접 기획ㆍ제작ㆍ유통하는 일괄시스템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YBM서울음반을 인수함으로써 자사의 음악포털 사이트 멜론에 안정적으로 신곡을 공급하게 된 것이다. 또 온라인게임 업체와 공동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이렇게 되면 통신업체가 아니라 뉴미디어그룹이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시대에서는 누가 양질의 디지털 컨텐츠를 확보하느냐에 사활이 걸린만큼 통신회사ㆍ방송사ㆍ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업체들간의 먹고 먹히는 시장의 구조조정은 당연한 현상이다. 신문사들도 인터넷 뿐 아니라 동영상 서비스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
문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다. 기존 지상파에 DMB까지 서비스 영역은 늘었지만 체질개선이나 구조조정이 따르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시청률 위주의 경직된 프로그램으로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따라잡는데 한계가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지상파 3사의 광고 매출은 지난해보다 10%감소한데다 시청률도 20%대로 하락해 독점에 의한 전성기는 끝나가고 있음을 드러냈다.






지상파 TV부터 달라져야

DMB서비스가 본격화되고 가입자가 늘게되면 TV용 컨텐츠의 제작과 유통 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그 여파가 대중문화 전반으로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유명 가수들은 신곡 홍보를 모바일을 통해 하고있다. 게임 시장도 모바일 게임에 전력투구하는 양상이다.
내손안에 TV시대가 실현되면 예전처럼 TV수상기 앞에 앉아 2~3시간씩 시청할 필요가 없게 된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선든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바꿔버리는 혁명이나 다름없는 만큼 그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 이동중에 휴대폰으로 TV를 보는 고객을 잡으려면 지금과 같은 내용과 형식이 아니라 20분 안팎의 짧은 프로그램으로 승부해야 하므로 발상이나 제작 방식이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세상이 눈앞에 다가오는데 우리 공영방송은 프로그램의 질 향상보다는 수신료 인상에 목을 메고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시청률 경쟁이라는 상업논리에 갖혀 10여년씩 그 밥에 그 나물같은 구태의연한 편성양태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이같은 천편일률적 편성의 틀을 깨고 시청자 위주로 컨텐츠를 다양화하는 자체 혁신을 하지 않으면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어렵다.
여가와 오락의 중심이 모바일로 쏠리는 환경 속에서 기존의 대중문화와 예술도 자구책을 찾아야만 한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사이클을 심층 분석해 틈새를 찾아내고 테크놀로지가 아닌 인간 숨결이 물씬한 현장의 감동으로 관객을 파고 들어야 할 것이다. 예술의 돌파구 역시 창의력이며 컨텐츠에서 승부가 갈릴 수 밖에 없다. 미래는 누가 양질의 컨텐츠를 많이 확보하고 어떤 매체를 활용하느냐에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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