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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중국 그림이 인상파 그림을 능가한다면

윤철규

‘만약에’란 나이 먹은 사람이 머릿속에 그려볼 공상은 아니다. 하지만 만일에 중국 그림이 인상파처럼 인기가 높아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적이 궁금해질 만하다. 오늘날 현대미술은 그 뿌리를 깊이 캐들어가 보면 인상파에 가 닿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들의 ‘보이는 대로 그리시오’, ‘생각나는 대로 그리시오’라고 하는 주의, 주장은 오늘날까지 계승되면서 현대 미술의 철석같은 도그마가 되어있다. 만일 중국 그림이 인상파 자리를 대신한다면 무슨 주장, 주의가 앞으로의 현대미술을 이끌 것인가.
공상으로 시작했지만 이런 생각이 현실감을 띠는 것은 경제 때문이다. 유명 경제전망가들은 앞으로 15년이나 20년 내에는 중국 경제가 미국을 능가해 세계 최고가 되리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술이 경제와 꼭 같이 궤를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상파가 꽃을 피운 것은 프랑스 제2제정의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했고 20세기 후반 현대미술의 주도권이 뉴욕에 있었던 것은 미국이 세계 경제의 No.1이었기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에 발맞춰 중국미술 시대도 열릴 것인가. 
전세계 부자랭킹이나 세계적 기업순위를 발표하는 포브스지처럼 중국에도 중국 부자들의 랭킹을 다루는 리포트가 있다. 후룬 바이푸(胡潤百富)인데 이 리포트를 내는 후룬연구소는 최근 들어 리포팅 범위를 넓혀 부(富)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모아 서비스하고 있다.
그중에 미술시장에 관한 리포트도 들어있다. 최근 이 연구소에서 지난해 전 세계의 공개경매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중국작가 100명을 꼽아 그 순위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그 리포트를 보면 장다치엔(張大千)은 지난 한 해 동안 1,912점이 거래되면서 총 21억 3,0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치면 약 3,855억 원 어치나 팔려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2위와 3위는 치바이스(齊白石)와 쉬페이홍(徐悲鴻)으로 각각 20억 3,000만 위안(약 3,674억 원)과 13억 3,000만 위안(2,407억 원) 어치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미술이 세계 최고 미술시장이 될 가능성
이 리스트에 오른 100명 중국작가들이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팔린 작품 거래량을 모두 합하면 무려 254억 위안이나 된다. 이는 우리 돈으로 약 4조 6,000억 원에 이르는데 국내 미술시장의 그것을 생각하면 아찔할 정도로 도무지 실감나지 않는 숫자이기도 하다.(1위안=181원)
곁들여서 이 리포트는 아트프라이스 자료와 섞어 지난 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작가 톱10을 꼽았는데 거기에 중국작가가 5명이나 포진되어있다. 참고로 순서대로 소개하자면 앤디 워홀, 장다첸, 피카소, 치바이스, 게르하르트 리히터, 쉬베이홍, 이커란(李可染), 마크 로드코, 프랜시스 베이컨 그리고 푸바오스(傅抱石) 순이다.
이 리포트에 눈길이 가는 대목은 세계 톱10에 들어있는 중국 작가들의 면면들이다. 장다첸이나 치바이스에서 부파오스까지 모두 중국에서 궈화(國畵)라고 부르는 작가들이다. 궈화란 수묵을 기초로 해 채색을 더한 것으로 한국화식으로 말하면 중국화이고 아시아주의로 크게 묶으면 바로 동양화의 세계가 된다. 아울러 후룬 리포트의 중국 100대 작가 중 10위권 작가들 역시 모두 이들 궈화 작가들이다. 서양화라고는 유화로 일그러진 개의 형상을 빌어 마치 프랜시스 베이컨처럼 사회적 집합본능 속에 담긴 공격성을 그려내는 저춘야(周春芽)가 10위로 턱걸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의 궈화가 세계미술시장에서 작금의 고흐나 세잔 등 인상파 작품이나 피카소 그림과 같은 지위를 대신할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G2가 되고 중국 미술시장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커져 뉴욕을 능가하게 된다면 동양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지금과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10년, 20년은 길다면 길지만 짧다고 하면 또 짧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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