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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상봉(都相鳳1902-1977) 고택

최열

도상봉이 명륜동에 정착한 때가 1930년이니 지금으로부터 꼬박 78년 전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1977년 가을 세상을 떠나셨으니 또한 30년 전이다. 한 달 전 발걸음 옮겨 가보았더니 주인은 간데 없어 아득한데 길 건너 성균관 명륜당 지붕은 여전했다. 왜 이토록 세월이 빠른 걸까. 내가 명륜동에 들어 앉은 때가 아마 1984년이었을 게다. 20년도 더 된 옛날이지만 그 골목 들어서자 추억이 어제인 듯 되살아 났다. 어느 여름날 깊은 밤 골목 어귀 포장마차에서 우동 한 그릇 해치우고 담장조차 없던 성균관 안으로 건너 들어가 노래 부르며 별과 더불어 시대를 읊조리던 시절이었다.





물론 그 때 도상봉이란 화가는 세상에 없었으니 만나 뵐 일 없었지만 설령 계셨다고 해도 인사 드릴만한 인연 없었으니 아쉬울 것 없다 하겠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텅 빈 추억이 너무도 허전하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 집 앞 늘 지나다녔는데 몰랐다는 사실이다. 이제야 정준모가 깨우쳐 주어 알았으니 어찌 안타깝지 않겠는가. 구석구석 기웃거리며 거니는데 문득 담장 너머 라일락이 아름답다. 도상봉은 라일락을 참 잘 그렸다. 그 꽃이구나, 그림같이 아름답구나, 되뇌이며 없는 추억 만들려는 듯 자꾸만 눈길 주었다. 살아 나오시지나 않을까 바보 같은 상상하며. 이렇게 잘 보존된 화가의 집, 화실은 그렇게 흔치 않다. 개발의 욕망 앞에 버틸 재간 드물어서다. 하지만 말이다. 도상봉 고택은 더 꾸밀 것도 없이 지금 그 모습 그대로 먼 훗날까지 남아 그 라일락 향기 머금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내 소망이 헛되지 않기를 꿈꾸는데 수 백 년 뒤에도 깨지 않을 그런 꿈이라면 그런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지

- 日雲미술연구소







도상봉(都相鳳1902-1977)은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30년부터 교직에 몸담으며 해방 이후 활발한 화단활동을 펼친 저명한 화가이며 부인 나상윤 여사는 물론 손녀 도윤희까지 미술인 가족을 이루고 있다. 1930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집에 정착했으며 별세할 때까지 머무른 유서 깊은 가옥으로 근대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해야 할 만큼 원형 일부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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