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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민중미술을 소통의 관점으로 다시 보다

유혜종

나의 박사 논문(9)

유혜종 / 미술사와 시각연구



「Democracy as the Legitimate ‘Form’ and ‘Content’:  Minjung Misul in Dissident Nationalism of South Korea」, 2011






민중미술에 대한 일반적 논의, 민중미술과 다른 민주화 운동과의 관계와 한국 (시각적) 근대성에 대한 구조적 비판으로 인해 -또한 사회와의 적극적 소통을 주장하며 선택한 구상적 표현- 민중미술은 운동 이데올로기의 재현이나 현상적 표현으로 해석되곤 하였다. 그렇다면 재현의 정치 또는 ‘표면’을 넘어, 민중미술은 어떻게 미술의 독특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소통하고 다른 세상을 상상했을까. 이에 대해 나는 두 가지 접근방식을 택했다. 첫째, 민중미술이 반독재, 민주화를 주장했던 다른 운동과 함께 움직였고 영향을 받았다면 그들을 움직이게 한 근본적인 가치와 작동방식, 열망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이 가치와 작동원리가 민중미술 작가들과 다른 비판적 지식인들의 담론적 인식적 세계를 형성했다면, 그것이 어떻게 미학적 문화적 방식으로 표현되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내 논문의 제목인, “정통성의 ‘형태’와 ‘내용’으로써의 민주주의: 한국의 반체제 민족주의 안에서의 민중미술”이 시사하듯이, 나는 전체 반독재, 민주화 운동과 민중미술을 움직이게 한 가치와 원칙을 민주주의라고 보았다. 다른 한편으로 민주주의는 우리나라의 근대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다. 일제시대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운동을 통한 근대국가 -민주적 공화주의를 바탕으로- 형성의 노력과 1960년대 이후 민주화 운동과의 연결고리가 민주주의이다. 해방 이후 분단과 독재로 인한 자주적, 민주적인 민족국가 형성의 실패를, 또는 왜곡된 역사발전의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해, 비판적 지식인들은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대안의 또는 경쟁적 비전의 근대성을 제안하고 정통성이 있는 대한민국을 건설하려고 노력하였다. 나는 민중미술과 다른 운동들이 그런 비전을 구성하고 구현해나가는 과정을 반체제 민족주의, Dissident Nationalism라고 명명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미학적, 담론적, 운동적 고민을 어떻게 하면 미술의 독특한 관점에서 볼수 있을까. 여기서 나는 소통이라는 개념을 주의깊게 보았다. 보통, 민중미술작가들은 단색화와 다른 실험미술이 관객을 소외시키고 소통하지 못했다라고 보았다. 그들은 미술분야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성의 형성과 발전이 총체적으로 민중의 삶과 소외되어 있고 비인간적이라고 보았다. 그들이 이런 상황을 민주주의 가치를 통해 공동체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과정과 성취를 나는 소통이라는 개념으로 보았다. 그렇지만 단순히 미술이 일상의 삶과 사회와 소통하고, 미술세계의 구조적 비판, 더 나아가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였다는 것도 중요했지만, 미술이 소통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은유적이고 알레고리컬한 시각적인 언어를 통해 표현하였는지 관심이 많았다.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 담론, 활동을 통해, 어떻게 민중미술이 기존의 한국과 서양의 근대성에 저항해서, 도덕적 정통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대안의 (또는 경쟁적인 형태의) 근대성과 모더니즘을 상상했는지 살펴보았다.


나의 논문은 서론에서 전체적인 논문의 주장과 각 장을 소개하였고; 2장에서는 한국의 역사, 재야 운동권 소개 및 민족주의 소개, 우리나라의 근현대 미술발전과 민중미술의 개괄; 3장 민중미술과 연결하여 민족문화운동을 민중, 소통, 공동체, 현장을 통해 설명; 4장에서는 1985-87에 집중해서 민중미술의 ‘탄생’과 1987년 6.10 민주항쟁, 최병수, 그 이후의 민중미술 진영내의 논쟁; 5장은 임옥상과 현실과 발언(1979-1981); 6장, 김봉준과 두렁(1982-1984); 7장, 오윤(1985-1986); 8장, 황재형(1986-1988)을 논하고 결론으로 구성되었다. 


나는 민중미술의 기저를 이루는 인식적, 지적, 가치의 지형을 살펴봄으로써 민중미술을 원칙과 작동원리의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했다. 또한 한국인과 다른 제3세계 민중들과의 공통된 경험을 통해, 어떻게 민중미술이 예술적 모더니즘의 국제주의와는 다른 세계를 상상했는지를 살펴보려 했다. 그렇지만 이런 접근법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종교 등 근현대 한국에 대한 균형있는 역사적 관점과 넓은 제반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미술의 중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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