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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한국 박물관·미술관의 현황과 그 진단을 통한 정책 제언

윤태석

나의 박사 논문(3)

윤태석 / 경희대교육대학원 겸임교수


「A Policy Proposal Based on the Analysis of Problems regarding Korean Museums in the Post Independence Era」, 2011



관심의 축적 - 뮤지엄 키즈로의 성장

  전남 나주 빈촌, 나의 고향은 1972년에야 전깃불이 들어온 오지로 유물의 명문처럼 아득한 곳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부모님은 어린 아들을 앞세우고 이름난 유적지며 박물관·미술관(이하 박물관)을 자주 데려가시곤 하셨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부여박물관·법주사·해인사·관촉사·마곡사·불국사 등과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명소들을 10대 초반에 이미 견학할 수 있었다. 광주에서 다닌 중학생 때는 수집도 시작해 몇 점의 민속품은 고향집 창고에 지금도 걸려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자율학습대신 국립광주박물관 성인대상 강좌를 청강했으며, 방학 중에는 서울에 올라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사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최순우 선생님, 궁중요리전문가인 황혜성 선생님 등도 그때 뵈었다. 김세중 국립현대미술관장님과 덕수궁 석조전 계단에서 찍은 사진 등 당시의 기억들은 지금까지도 편년이 되어 머릿속에 잘 수장되어 있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개인미술관을 준비하시던 모 교수님의 요청에 의해 문화부를 드나들며 힘들게 미술관 등록서류도 작성해 보았다. 4학년 때는 공모전의 부상으로 교육부지원을 받아 러시아, 폴란드 등 유럽의 주요국가 뮤지엄을 견학하였다. 이때 방문한 러시아의 역사와 깊은 문화에 매료되어 대학원 때에는 교환학생으로 카자흐스탄국립대에서 러시아문화사를 잠시 공부했다. 노어가 들리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 히바, 사마르칸트 등 중앙아시아지역 실크로드 주요거점과 박물관도 열심히 답사했었다.

  귀국해서는 경희대자연사박물관에서 4년 여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학예사 자격증도 취득하였다. 이후, 조각사와 도자사에 심취하고자 미술사박사과정(경희대 사학과)에 진학했고 이론과 현장을 접목하기 위해 시작한 고미술품 수집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무렵, 한국박물관협회에 몸담게 되면서, 박물관의 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논문 - 현장성이 응축된 우리식 박물관학과 정책제언 

  우리나라 600여 박물관 현장에서 기획과 지원, 평가와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박물관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며, 개관을 앞두고 있는「대한민국역사박물관 조직계획 수립」, 지식경제부「한국산업기술박물관 기본계획 수립」 등 국가적인 연구프로젝트에도 다수 참여하였다. 또한 AAM(미국박물관협회) 등 해외 박물관과 관계기관 방문조사, ICOM(국제박물관위원회)서울(2004) 및 상하이 총회(2010), ASEMUS(아시아유럽박물관네트워크)동경총회(2008) 참가, 한국박물관국제학술대회 실무기획 및 진행, 한국 박물관 개관100주년 기념사업(2009) 실무 간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국제동향과 생생한 자료를 축적할 수 있었다.『한국박물관100년사』(국립중앙박물관, 2009)(공저), ‘Die Museumslandschaft in der Republik Korea-Status~’(Deutscher Museumsbund 76, 2011. 독일) 등의 연구물은 이를 통해 얻어진 작은 성과라 할 수 있다.

미술사 수료 후 연구를 체계화하기 위해 국민대 박사과정에 다시 진학하면서 ‘우리식’ 박물관의 본질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리식’이라는 표현이 민족주의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박물관에 있어서만큼은 박물관선진국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 그 한계로는 박물관에 대한 인식의 깊이와 위상, 축적된 역사가 우리와 크게 다르며, 조직과 제도, 정책도 상이한 점이 많으며 외국에 비해 우리의 박물관 활동은 정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연구물은 해외사례를 여과 없이 접목한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본 논문은 뮤지엄 키즈로 성장하면서 축적된 기억과 지식, 박물관의 격전지에서 다년간 체감한 박물관의 현상을 우리중심에서 짜임새 있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일정한 의미가 있다. 특히, 행정의 편의상 각 부처별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는 법과 정책에 대해 박물관의 통합적 구조를 최초로 제시한 점은 이 논문의 핵심결론이다. 지금까지도 우리는「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나 ICOM 등 글로벌한 개념에서의 박물관을 정부가 총체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확한 통계는 물론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는 인류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박물관의 글로벌한 가치의 왜곡, 유물 관리의 허점노출, 박물관의 문화적 가치와 역할의 인식부재로 이어질 수 있어 심각하다. 

본 논문은 이에 기반한 문제점과 방법론을 비교적 분명히 제시하고자 하였다. 부가해서 전문 인력 양성과 체계적 관리방안제안, 국공립사립대학 등 설립과 운영주체별 제 현상과 방향성의 설정 등도 주요 내용으로 담아내었다. 


  내내 아쉬운 점은 방대한 분량을 한정된 형식에 담아낼 수 없었다는 것과 박물관의 제 현장과 얽혀있는 필자의 직무상, 예리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이 박물관·미술관 발전에 작은 단서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과분한 기대를 해보게 된다. 끝으로 두 학교의 지도교수님과 박사과정 내내 물심양면으로 용기와 지혜를 주신 한국박물관협회 김종규 명예회장님, 자료제공과 인터뷰에 적극 응해주신 여러 관장님들과 학예사를 비롯한 국내외 관계자분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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