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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내가 작품을 구입할 때

김정수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어떤 그림을 사면 좋을까요?” 어찌 보면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좋은 화가들도 많고 좋은 작품들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물쭈물 대답하길 “본인의 마음에 드시는 그림으로 구입하시면 됩니다”라고 말 하곤 슬쩍 대답을 회피하곤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림을 그리지만, 가끔 그림 컬렉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엔 내 나름의 작품 구매 철학을 가지고 그림을 구매한다. 파리에 있으면서 내 나름 느낀 점과 나 또한 작가로서 경험을 토대로 플러스알파를 더해 만든 나름의 잣대로 컬렉션하는 셈이다.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그냥 참고로 하시라고 나름의 컬렉션 정보를 공개해본다.





첫 번째로 제일 중요시하는 건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내 가슴에 짜릿한 감동이 있었는가이다. 구상·추상작품을 불문하고 느낌이 있어야 하고 앞으로도 그림을 보면서 만족할 수 있는가이다. 이건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는데 주위에서 좋다고 권하고 또한 경력이 좋아서, 아니면 유행하는 작품이라서 등등 이런 이유로 구입하면 거의 구매 실패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경력이든 유행이든 이런 것들은 어느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신기루 같은 것들이기에 나중에 작품만이 작품의 가치를 스스로 나타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 유학파가 대세를 이루고 있던 시절에, 전시가 있으면 그림으로만 이야기하시고 조용히 사라지곤 하셨던 박수근 선생님의 예에서도 잘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직 좋은 작품만이 오랫동안 은은하게 빛을 발할 거라 생각하기에 그림을 컬렉션하는 첫 번째 조건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선택하는걸 꼽았다.


두 번째는 작가의 연령대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20-30대 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들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거의 40대 후반 이후의 작가들 작품을 주요하게 관심을 가지고 보는 편이다. 너무 젊으면 여러 가지 실험적인 작업을 많이 하고 싶고, 왕성한 활동을 자랑할 수 있지만 자기만의 개성 있는 작업과 작업을 하기 위한 숙련도가 충족되었느냐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조건으로는 관심 있는 작가가 내가 구입하려하는 작품에 최소한 10년 이상 매달려 작업도 하고 전시도 했는가를 따진다. 왜냐하면, 어떤 작업을 수월하게 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숙련 수련기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는 그 작가만의 독특한 개성이 작업에 나타나 있는가를 첫 번째 조건만큼 중요시하는 편이다. 남의 작품을 표절 했다든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작품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제쳐놓는다. 왜냐하면, 그 작가들의 작품은 좋은 향기를 내뿜어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좋지 않은 기를 내뿜고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려움과 많은 고통의 시간들을 이겨내며 만들어낸 작품들을 표절하고 도용하고 이런 작품들이 무슨 좋은 기운을 줄 수 있겠는가? 묵묵하게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수많은 날들을 지새우며 괴로워하며 눈물로 얼룩졌던 순간순간들의 어둠들이 찬란한 빛으로 바뀐 개성 있는 작품들을 보면, 그 작가에게 경의가 절로 표해진다. 그래서 그 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세계를 표현한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가급적 한국적 냄새가 나는 작업을 선택한다. 프랑스는 가장 프랑스 적인 인상파 작업들을 세계 최고로 미국은 가장 미국적인 잭슨 폴록이라 던지 앤디 워홀 같은 팝 아티스트들을 세계 최고로 만든 예를 보더라도 언젠가 국력이 강해지는 대한민국이 되면 가장 한국적인 작업들이 세계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름대로 나의 컬렉션 외 조건 등에 관해 이야기 했지만 컬렉터마다 다 나름의 개성들이 있을 터이니 개성에 맞게 컬렉션 하면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그림 등 예술품을 사랑하는 마음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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