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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타락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에덴동산처럼 완벽했던 정원을 갈망하고 그리워하는 인간의 심리를 표현하고자 했다. 불완전한 인간이 완전한 신을 동경하는 것처럼 상상 속 그 공간은 현실과는 달리 나에겐 완벽한 공간이다. 결코 완벽해질 수는 없지만 즉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대한 환상 내지 동경심, 완벽하지 않은 현실에 대한 부정이 투영된 공간이다. 과연 나만의 내밀한 공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그리고 그 곳이 완성되었을 때 과연 ‘완벽한 정원’이 되어 있을까? 인간이 쫓겨난 이후에 폐쇄되었던 정원이 다시 개방된다면 과연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라는 상상을 통해 이루어진 작업들이다.”
- 작가의 생각백인 예수와 십자가가 노골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작품의 핵심 메시지는 심오한 기독교에서 비롯되었다. 서양 성화(聖畵)의 객관적 답습도 아니고 영적 환희가 스스로 넘치는 주관적 도취도 아니다. ‘정원’이라는 장치를 통해 자신의 신앙심에다 상상을 덧붙여 만들어 낸 참신한 종교 미술이다. 실존하지 않는 작품의 요소들은 ‘파라다이스’라는 통념이 주는 빤한 안락함보다 낯선 상상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 이데올로기 미술이 주던 강력한 느낌을 기대할 수 없지만, 작품 속에 명확한 대의(大義)를 품고 있으면 결과적으로 끈질긴 전달 효과가 있는 것 같다.
※ 이연미 작가는 2008년 8월 26월부터 9월 20일까지 도쿄에 있는 도쿄갤러리에서 2번째 개인전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