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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와 뮤지움 프로페셔날

정준모

큐레이터와 뮤지움 프로페셔날

글/ 정준모(미술비평, 문화정책)



시작하는 말

최근 들어 미술 또는 순수미술이라는 용어를 대체하는 용어로 시각예술이란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아직도 그 개념이 분명하게 정의되지 않고 있거나 범위가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언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그 정의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소통에 많은 곤란을 겪게 되거나 때로는 오해를 낳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변화를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무분별하게 새로운 조어를 양산해서 사용함으로서 그간의 연구 성과가 무의미해 지거나 또는 진부한 것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혁신이나 개혁이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오도되면서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단어나 사용하는 언어만 바꾸어 모든 것이 변화하였다고 착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언어나 단어만 바꾸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변화되고 혁신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 문화라는 가치를 다룸에 있어서는 더욱이 유의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내세우는 이유는 필자에게 주어진 시각예술분야란 생각해보면서 그 범주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시각예술이란 의미를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각예술이란 한 없이 넓고 깊어서 인간의 시감각과 감정에 어느 것 하나 닿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런 점에서 시각예술이란 범위는 매우 넓은 데 반해 여기에 필요한 희소인력이란 그 종류만 해도 수백 수천 종에 이를 것이다. 여기에 희소인력이란 최소한 어느 분야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하나의 인자까지도 포함한다고 보면 ‘시각예술분야의 희소인력 양성방안’이라는 주제는 필자에게는 너무나도 버거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 글에서 최근 새롭게 문화의 보고이자 문화 복지의 공급처로서 부상하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미술관과 박물관의 희소인력의 양성으로 범위를 한정 지워서 의견을 개진해 나가고자 한다.



미술관 박물관의 최소 전문 직종

유네스코 산하 세계 박물관 협회(ICOM)는 미술관과 박물관은 그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미술관, 박물관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문 직원을 확보하도록 하고 요구하고 있음. 그리고 이에 미국 박물관, 미술관 협회(AAM)는 15개의 전문 직종을 명시하여 박물관 미술관이 확보해야할 최소한의 전문 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미술관 박물관의 감독기관은 이들 전문 인력이 책임을 수행 할 수 있는 확신을 갖도록 충분한 인원과 직종의 인원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직원의 규모와 직원의 성격은 미술관 박물관의 규모와 미술관 박물관의 수집품, 미술관 박물관의 책임에 달려있다. 아무튼 미술관 박물관을 우한 적정조치는 수집품의 보호와 공중의 접근과 봉사, 연구, 안전을 위해서 수행되어야 한다. 감독기관은 미술관과 박물관 전문직의 다양한 성격과 미술관 박물관이 지금 보존과학자와 복원수리전문가, 과학자, 미술관 박물관 교육전문가, 소장품관리자, 컴퓨터전문가, 안전봉사관리자 등을 포용하고 있는 넓은 범주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또 감독기관은 미술관 박물관이 모든 면에서 전문적인 직원의 모든 구성원으로 적절하게 인정받을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 미술관 박물관 전문직의 모든 구성원들은 미술관 박물관 운용과 유산의 보호와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충족하기 위해서 알맞은 학문적이고 기술적인, 전문적인 훈련을 요구하고, 감독기관은 적절하게 자질을 갖추고 훈련을 받은 직원에 대한 필요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적절하고 효과적인 업무추진을 유지하기 위해서 앞으로 훈련과 재훈련을 위한 적정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희소인력의 양성방안을 논의하는 것의 전제는 미술관 박물관이 이러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며 따라서 미술관 박물관으로서의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두 세 곳을 제외하고는 보존처리, 또는 수집품의 관리, 보존환경의 조성과 관리 등 미술관의 가장 본연의 임무조차도 수행할 능력조차도 갖추지 못한 미술관 박물관이 태반이다. 따라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을 개정해서 최소한의 전문 인력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미술관 박물관 등록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미술관 박물관이 원활하게 자신의 설립목적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 미국의 박물관 미술관 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useums, AAM)는 총 15개의 전문 직종을 확보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 전문 직종을 살펴보면

1. 관장 (Director),

2. 재무담당(Business Manager),

3. 큐레이터(Curator),

4. 교육담당자(Educator),

5. 등록담당자(Registrar),

6. 보존담당자(Conservator),

7. 전시디자이너(Exhibition Designer)

8. 홍보섭외담당자(Public Relations Officer)

9. 자금조달담당자(Development Officer)

10. 사서(Librarian)

11. 박물관/미술관동호회담당자(Membership Officer)

12. 시설관리자(Superintendent)

13. 소장품관리자(Collection Manager)

14. 편집자(Editor)

15. 사진기사(Photographer)등이다.


그런데 이를 한국의 미술관 박물관에 적용시켜보면 필수적인 전문 인력조차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시각예술분야의 희소인력 분야 양성은 미술관 박물관의 경우 필수인력 양성방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술관의 관장부터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물론 미술사학자나 큐레이터, 미학자로 또는 미술대학의 경륜 있는 미술이론교수들이 미술관장을 맡아서 업무를 잘 수행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국의 거개의 국공립미술관장의 경우 임명권자와 정치적인 입장을 같이 한다거나 지역사회의 미술인들이 미술관의 관장을 맡는 경우가 허다할 뿐만 아니라 미술관 행정과 운영 지도력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이 임용되어 미술관의 기본적인 원칙마저 져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은 우리 미술관 문화의 부박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되고 있다. 이는 사립미술관, 박물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못 한 채 설립자가 미술관, 박물관장을 겸하는 경우도 허다한 탓에 전문성을 기대하기는 원천적으로 어렵다.


이상의 15개 전문 직종 중 우리나라 미술관 박물관에서 확보하고 있는 직종은 관장과 큐레이터 그리고 보존담당자가 전부이다. 이중에서도 보존전문가를 확보하고 있는 미술관 박물관의 경우 국립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호암미술관 정도이다. 나머지 등록박물관과 미술관 숫자에 비하면 희소인력이 아닌 필수적인 보존전문가를 확보한 미술관 박물관은 전체의 0.006%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경우도 소장유물의 전 분야에 걸친 이런 상황에서 희소인력의 양성보다 전제되어야 할 것은 필수 전문 인력의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나라 미술관 박물관의 소수 전문인력의 필요성

시각문화의 희소인력 양성에 대한 고민은 아마도 미술관 박물관들이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때문으로 이해된다. 물론 우리나라의 초보적인 수준의 미술관 박물관 수준에서 전문 인력의 확보는 예산상으로나 인력의 운용상 많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사립미술관 박물관들의 취약한 재정구조로 인해 개점휴업상태인 경우가 허다한 상황에서 전문인력을 확보하라는 주문은 미술관 박물관의 문을 닫으라는 요구에 다름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우선 종합미술관, 박물관 성격의 시설부터 이러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미국박물관 협회가 규정하고 있는 전문 인력을 한국적 입장에서 그 수요를 검토해보면 우리 미술관 박물관은 국립의 경우나 공립의 경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거의 전부를 부담하는 관계로 특별법인 또는 법인의 형태로 설립 운영되는 외국의 미술관 박물관과 설립주체가 다르다. 따라서 상기 15개 직종 중 재무 및 자금조달담당자는 우선 필수 인력에서 제외되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향후 미술관 박물관이 선진미술관이나 박물관처럼 특별 법인이나 민간이 출자한 법인이 설립주체가 되었을 때 필요한 인력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수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필요한 인력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잇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다만 큐레이터(Curator), 교육담당자(Educator), 등록담당자(Registrar), 보존담당자(Conservator), 전시디자이너(Exhibition Designer), 홍보섭외담당자(Public Relations Officer), 사서(Librarian), 박물관/미술관동호회담당자(Membership Officer), 소장품관리자(Collection Manager), 사진기사(Photographer)등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적시한 것처럼 이런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따라서 인력양성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경우 그 개념정리부터 불명확할 뿐 만 아니라 이들 기관의 핵심인 ‘학예원'를 어떻게 정의할까하는 기본적인 문제를 도외시한 상태에서 개념을 설정하는 오류를 낳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경우 전문 인력들이 나누어서 해야 할 전문적인 업무 거의 모두를 학예원이 도맡아서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운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면 큐레이터는 ‘박물관/미술관 사업을 담당하는’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큐레이터 뿐 만 아니라 박물관/미술관에 일하는 일체의 종사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학예원’은 큐레이터․교육자․등록담당자․보존담당자․전시디자이너․홍보섭외담당자․소장품관리자․발간담당자 등까지 포괄되는 범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동 법의 '학예원'를 'Curator'라고 명시함으로써 그 범주가 명확한 학예원=Curator로 이해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미술관의 모든 전문직을 포괄적으로 학예원라고 표기하면서 실제로는 학술적인 의미의 조사연구와 이를 토대로 한 전시와 교육, 발간업무를 하는 큐레이터로 한정짓는 모순이 존재한다.


또 큐레이터의 경우 실제 필드에서는 연구 큐레이터와 실무 큐레이터로 분리되나 모든 큐레이터들에게 하나는 미술품과 관련된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임무. 즉 작품의 수집과 보존, 그리고 전시기술을 요구함으로서 큐레이터의 고유기능인 조사연구 즉 작품뿐 아니라 실물 및 현상에 관련된 도서나 문헌 등에서부터 녹음, 녹화에 이르는 모든 자료에 관한 소재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이를 ①채집 ②구입 ③교환 ④제작 ⑤수여 ⑥기탁과 같은 방식을 통해 수집하고 이를 목적별 내지는 용도별, 종류별로 분류정리하며 진위, 제작년대 등 감정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전시, 보존, 복원 그리고 보호protection에 참가하는 인력을 포함함으로써 전문 인력의 양성과 활용을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 자체가 한계에 놓이게 된다.


우리 미술관 박물관에 경우 교육담당자(Educator)는 매우 필수적이다. 미술관 박물관의 기능이 학교교육을 넘어서서 학교교육의 보완재, 대체재로서의 요구가 커지고 있고 사회교육과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이 더욱 요구되는 이 시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등록담당자(Registrar)의 경우 미술관의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직능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필수직종이 미술관 박물관 직제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미술관 박물관의 후진성을 그대로 증명한다. 게다가 국립미술관 같은 경우 레지스트라라는 소장 작품의 일차적인 정보의 입력과 기록을 담당하는 중요한 자리에 비전공자가 그것도 한자나 영어 독해능력조차도 없는 학력 미달자가 담당하고 있다면 이 분야의 전문희소인력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또 현대미술의 경우 공간과 공간의 경험 공간과 유물을 매개하는 매개체로서의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술관 박물관의 경우 전시디자인에 대해서는 관심이 높고 비평을 많이 하면서도 정작 전시디자이너(Exhibition Designer)를 확보한 경우는 거의 없다. 또 미술관 박물관의 활동을 대 국민을 상대로 알리고 그들에게 문화향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홍보가 필수적이다. 미술관과 박물관고 대중과 소통을 위한 기본적인 수단으로서 홍보섭외담당자(Public Relations Officer)는 필수적이다. 또 미술관 박물관의 경영을 위해서 그리고 향후 독립법인 형태로 발전함으로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문화예술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담당자(Development Officer)의 양성도 필수적이다.


또 미술관 박물관 활동이 사이버 상으로 확대되면서 사서(Librarian)는 필수적으로 미술전공자로서 미술사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활동해야만 한다. 지금까지 일반 사서 자격증 소지자가 미술관 박물관의 자료를 담당해 왔지만 이도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또 사회교육시설이자 지역사회의 커뮤니티로서 지역동호회는 매우 중요하다. 이를 관리하고 조작해 낼 박물관/미술관(Membership Officer)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 미술관 박물관 시설관리의 경우 유물의 보존과 보안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그리고 소장 작품의 항구적인 보존을 위해서는 시설의 항온 항습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시설관리에 준해서 시설관리 해 온 인력을 대체 할 시설관리자(Superintendent)의 육성과 확보도 중요하다. 미술관 박물관의 가장 주요하면서 기본적 기능은 우수한 유물의 수집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관리하는 소장품관리자(Collection Manager)의 몫은 매우 중요하다. 미˜대 우리 문화적 유산을 선별하고 수집한다는 측면에서 미˜ 소낵다보는 예지력과 함께 문사철을 관통하는 능력을 겸비해야한다. 이런 점에서 아직 우리 미술관 박물관에 이러한 전문직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의 문화적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또 미술관과 박물관은 시각적인 예술의 총체이자 선구이기도하다. 따라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도록이나 인쇄물 기타 간행되는 모든 것은 시각적인 언어이자 시각적인 소통의 보루이다 따라서 편집자(Editor)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우리 박물관중 전문사진기사를 확보하지 못한 채 외부사진기사에게 외주를 주어 사진을 촬영 해 왔다. 그런데 저작권법이 발효되고 나자 모든 사진 저작권이 외부 사진가에게 영속되어 자신의 소장품이미지를 사용하지 못할 우스꽝스런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 사진가는 작품의 보수와 연구를 위해 일반적인 사진 외에도 유물의 엑스레이 사진, 적외선, 자외선 사진 등의 촬영이 기능한 사진기사(Photographer)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미술관 박물관 인력운용의 현실

사실 우리나라의 미술관 박물관의 인력운영현황을 살펴보면 지금 희소인력 양성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인가라는 생각이 우선 된다. 현재 미술관과 박물관의 인력구조는 매우 기형적이다.


모든 미술관 박물관의 규범이 되어야 할 국 공립미술관 박물관마저도 정부의 인력운용체제를 그대로 적용하면서 미술관 박물관의 필수적인 전문 인력의 확보와 운용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마당에 희소인력을 양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우선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이렇게 희소인력을 양성한다 하더라도 결국 미술관 박물관이라는 기관에 배속되어 일하는 경우가 가장 많을 터인데 현재의 전문 인력도 제대로 확보하고 운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희소인력을 양성하지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가질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큐레이터만 해도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공히 지역이나 시대별 또는 장르별로 큐레이터를 확보해서 전문성을 고양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외국의 경우 소장 자료나 유물과 관련하여 세분된 큐레이터들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렇게 세분되지는 못하더라도 큰 카테고리에서 전문 학예원을 확보하는 것도 급선무라 할 것이다. 큐레이터의 확보가 이러 할진데 기타 희소전문 인력의 입지는 사실 우리나라의 미술관 박물관 현실에서는 요원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정이 이렇다 해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하는 일을 등한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 외에도 미술관 박물관의 전문 인력 중 희소인력 양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가장 큰 것은 국공립미술관 박물관조차도 이러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미술관 박물관 정원에 큐레이터의 전문분야에 따른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전문 인력이 필요한 경우 채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경우에 따라 일용직이나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전문 인력들을 양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과 경비 등을 감안하면 대단한 각오를 가진 사람이외에는 전문 희소인력분야를 전공하거나 공부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또 설혹 이런 인력이 양성된다 하더라도 전망있는 다른 분야로 이동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전문 인력의 확보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이다.


또 정부 직제 상 이들 소수인력의 경우 직렬과 직능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어 대개는 별정직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기관장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어 신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아 비정규직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사의 불안을 원천적으로 지닌다. 또 미술관 박물관의 직제에 반영되었다 하더라도 원칙 없는 인사제도로 인해 관리와 인사 등 제반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일반직원들의 경우 정규직으로 신분을 보장 받는데 반해 미술관 박물관의 전문 직원들의 경우는 고학력에도 불구하고 저임금과 비정규직만도 못한 처우를 인내해야 한다는 모순에 직면한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희소인력의 양성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또 이들 전문희소인력을 필요로 하는 미술관 박물관이 태부족인 상태에서 이들이 계약이나 용역기간이 종료될 경우 때로는 기관장의 인사권 행사로 해직이 되는 경우 이직이나 새로운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게다가 일부 전문 인력들의 경우 해외에서 어렵게 자격을 갖추고 귀국했지만 그와 전문성과 유사한 자리에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채 오직 미술관 박물관에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문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 미술관 박물관의 소장 유물과는 상관없이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활성화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글에서 나오며

사실 우리나라의 미술관 박물관이 771개관(2011년 3월 기준)에 달하고 1056명의 학예직이 근무하고 있지만 이는 질은 차치하고 오직 양으로만 계량화한 결과이다. 하지만 질로서 미술관 박물관을 평가한다면 실질적으로 나름의 기능을 다 한다고 볼 수 있는 미술관 박물관은 국공립 미술관 박물관의 경우도 50%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사립의 경우는 더욱 더 취약해서 약 10여 개소가 그나마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작품의 지속적인 소장이나 연구의 지속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측면에서 미술관 박물관을 평가한다면 이런 평가의 결과는 더욱 낮아 질 것이다. 그리고 전문 인력의 확보와 그들의 보수교육 또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국제박물관협의회의 규정을 준수하는 원칙을 준용하다면 사실 이 원칙에 부합하는 미술관 박물관은 1~2관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미술관은 외적성장에 치우친 나머지 내적 성장은 등한시 해온 결과 이런 참담한 현실로 남은 것이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전문 인력 또는 희소인력 양성 운운하는 것은 사치에 속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관심을 기우려야 할 것이다. 우선 질적인 성장의 전제로 양적 성장을 유도하고자 입법 추진되었던 기존의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을 개정해서 질적인 내용을 담보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법령에는 등록에 관한 최소한의 요건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제 질적인 내용을 담아 등록된 미술관 박물관을 평가하고 그 평가결과에 따라 지원하고 기존의 재산세 및 상속세 유예조치를 평가결과에 따라 이를 적용시켜 주거나 일정기간 미술관 박물관으로서의 활동을 바람직하게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재산세와 증여세의 유예가 아닌 감면해주는 등 적극적인 방향으로 개정을 하자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진흥법이 등록의 필수적인 최소요건 규정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활동의 최소한을 규정해서 이를 준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술관 박물관의 규모에 따라 최소전문 인력확보를 규정해서 이를 준수토록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인건비의 일부를 정부 또는 지방자치체가 보조함으로서 전문 인력을 확보하여 미술관 박물관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제안을 해 본다.


또 하나의 방법은 같은 시도 또는 지역을 같이하는 등록 미술관 박물관 중 그 규모와 재정상태, 수집품의 성격 등을 고려해서 하나의 미술관, 박물관을 거점(Mother-Museum)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미술관 박물관의 기본적인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확보해서 여타의 미술관 박물관을 지원하는 선단화 방식을 제안해 본다. 이렇게 된다면 중소규모의 미술관 박물관은 마더 뮤지움의 지원을 수시로 받아 전문성을 보강 할 수 있으며 이왕에 육성된 전문 인력은 안정적인 직장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미술관 박물관의 전문 희소인력 확보와 양성을 위해서는 희귀인력이지만 정부직제에 반영해서 국공립미술관 박물관에서 필수희소인원을 확보해야 만 할 것이다. 미술관 및 박물관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명목아래 1999년 도입한 학예사 자격증 제도도 자격증 소지자는 이미 2004년 말 기준으로 3급 정학예사가 482명, 준학예사가 44명으로 526명의 전문인력이 자격증을 얻었지만 이들 중 20% 이하가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기왕에 배출된 전문 인력도 소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미술관 박물관에 필요한 필수전문요원보다 일반 관리 및 비전공자들로 구성된 인력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제에 전문인력의 숫자가 최소한 정원의 50%가 넘도록 정원에 반영해서 국립미술관 박물관이 솔선수범함으로써 공립미술관이나 사립미술관이 따라 올 수 있도록 유인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이렇게 고용이 보장되지 않고 또 비 전문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그 어느 누구도 고학력 저임금 비정규직을 선택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문 인력을 양성함에 있어서 또 다른 핸디 캡은 국내에서 이런 전문 인력을 길러낼 교육기관이나 전공자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와 유학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양성비용이 적잖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수의 예비 전문 인력을 선발해서 유학 등을 보내 인력을 배양해서 지역이나 국가의 미술관 박물관에 우선 배치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시장의 요구가 있으면 언제나 스스로 인력은 저절로 양성되는 법이다. 그러나 시장의 요구가 없다면 아무리 강제력을 동원하고 유인책을 써도 그 분야로 발을 돌릴 사람은 없는 것이 이치이다. 따라서 시장을 만드는 방법이야 말로 미술관 박물관 전문 인력을 배양하는 지름길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미술시장에서의 위작시비와 관련해서 감정 인력의 배양과 감정시스템의 구축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감정능력을 갖춘 인력양성에는 많은 시간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요구는 크지만 공급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기르지 않고 양성하지 않은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할 때는 그 필요한 시기로부터 적어도 십 수 년의 시간이 지나야 흡족한 인력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교훈 삼아 오늘이라도 소수의 희귀 전문 인력양성에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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