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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독창적인 한국의 작가, 박수근

김달진

가장 독창적인 한국의 작가 박수근(朴壽根)


지난 1995년 갤러리현대에서 박수근 30주기 전이 열리는 기간동안 그의 예술을 재조명하는 학술발표회가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렸다. 그리고 도판 자료집과 대형 화집 2종의 책도 나왔다. 사후 유작전 한 번으로 끝나는 다른 작가와 달리 10주기전, 20주기 전이 열리고 많은 관람객이 모여 독특하면서도 따뜻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그의 화풍에 대해 날이 갈수록 새로운 평가를 해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화가 박수근은 분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작가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미국의 소더비,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한국작가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작가 중 한사람으로 단연 박수근을 꼽는다. 지금도 작품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작품을 내놓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안되는 작가이다. 또한 그는 화가 지망생들이 가장 영향을 받고 꿈꾸는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박수근은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미술에 입문하였다. 특히 초등학교시절 프랑스의 농민화가 밀레의 <만종> 원색 도판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 그림에 더욱 열중하여 밀레같은 화가가 되게 해달라고 늘 기도하며 작가로 성장하였다. 1932년 전엔 선전의 서양화부에 수채화를 출품하여 입선을 시작으로 1936년부터 43년까지 지속적으로 입선하였다. 6.25 동란때 월남하여 미8군 PX에서 초상화를 그려 생활을 연명하기도 했떤 그는 국전에서는 1959년 추천작가 62년 심사위원을 지냈다. 말년에는 백내장으로 왼쪽 눈을 실명하고 간경화로 51세에 타계하였다. 많은 고생을 겪고 가난과 신체적 고통속에서 생애를 마친 것이다. 현재 첫딸 인숙씨는 미술교사로 있고 아들 성남씨는 화가로 활동하다 지금은 호주에 살고 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

박수근의 그림소재는 시장, 행상, 노점, 골목 풍경, 아이업은 여인 등을 즐겨 그렸다. 나무도 항상 잎이 다 떨어진 나무가 등장하는데 소설가 박원서 <나목>의 줄거리 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세계는 그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화폭에 우리나라 서민들의 삶을 기록하여 갔다. 소박하고 끈질긴 생활의 진실을 때로는 종교적인 신앙심으로 마을 사람들을 사랑으로 담아 내었다. 간결한 윤곽석, 억제된 색조로 소박하면서 바위처럼 견고하게 표현하였다. 때로는 생략된 선에 의해 경직된 화면이 보일 때도 있다. 화강암 표면이나 흙고물 같은 마티에르의 독특한 기법을 구축하였고 바탕은 짙은 쑥색의 암갈색이었다. 기존의 표현방법과 양식을 벗어나 독창적인 박수근 그림이 탄생된 것이다. 상투적인 사실주의적 묘사 작품이 지배하던 우리 화단에서 서양의 매재를 소화하여 한국인의 모습을 찾아내는데 성공한 셈이다.





정규 미술학교 교육마저 제대로 받지못한 박수근은 자신의 조형세계를 만들기 위해 고난의 연속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합집산하는 미술계의 정치적 풍토를 외면하였고 입신 출세나 제도에 의존하지 않는 인디펜던트적인 작가였다. 한국의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경을 독특한 시각과 조형언어로 형상화시킨 화가 박수근은 독자적인 한국의 인간상을 그려냈기에 가장 한국적인 작가가 되어 오늘날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 있는 것이다.


- 포스틸갤러리 199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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