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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미술, 우리의 삶

조정현

세상의 시간은 개인의 일상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우리는 여러 가지 자극에 노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는 누구이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모르는 현대인들. 마음을 위로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자아를 찾는 강연이 매진이 되며, 명상 앱이 앱스토어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한 심리치료사가 우울감이 밀려오거나 심적으로 버거울 땐 일기를 써볼 것을 권한 적이 있다.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고, 어떻게 나아지기를 바라는지 글로 적어 내리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직시하고 얼마든지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글을 통해 나의 마음을 바라보는 일기처럼, 미술을 통해 나의 내면을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일상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미술이란 무엇일까? 바쁜 나날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시간을 쫓으며 사는 사람들에게 미술은 단지 ‘어려운 것’ 으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미술은 우리들의 상처받은 마음과 고단한 삶을 위로할 수 있고 치유할 수 있다. 미술에 의해 위로와 치유를 받는 순간, 사람들은 미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조지 클라우슨, <들판의 작은 꽃 Little Flowers of the Field>, 1893, 캔버스에 유채, 41.3x56.5cm, 개인 소장

그림에는 다양한 색감이 담겨있다. 예를 들어 조지 클라우슨(George Clausen, 1852-1944)의 <들판의 작은 꽃 (1893)>을 보자면, 작품을 통해 감상자는 조용하고 편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림에 담긴 주황색, 초록색, 갈색, 분홍색은 편안함을 불어 넣어주고, 노랑은 긴장을 풀어주는 색이다. 또한, 그림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스며 있다. 화가는 인체를 표현하면서 인간을 말하고, 풍경화를 통해서 세상을 보여준다. 우리는 말로 표현할 길 없는 마음을 그림으로 치유할 수 있다.
 
조지 클라우슨은 영국의 인상주의 화가로 쿠르베, 모네 등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야외 햇빛의 효과에 따른 사물과 풍경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서 혁신적인 화가라고 평가 받기도 했다. 따뜻한 시선으로 영국 농촌의 풍경과 농부의 삶을 주로 그려 보는 이들의 눈을 편안하게 했다. 이 작품을 볼 때 소녀에게 먼저 시선이 간다. 초록빛들이 가득한 들판에 엎드려 있는 소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밝고 따스해 보인다. 금발의 소녀를 계속 보고 있으니 곧이어 그녀의 시선으로 향하게 된다. 소녀는 집중한 표정으로 노란 꽃을 보고 있다. 수수해 보이는 작은 풀꽃이다. 꽃을 보는 일이 누군가에겐 사소하고 하찮은 행동처럼 비춰질지라도, 이 소녀의 모습은 지나치기 쉬운 시간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작은 노란 꽃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소녀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꽃에 집중하고 있는 소녀의 표정이 아니라면 저 작은 꽃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노란 점 같은 작은 풀꽃을 알아봐 준 소녀 덕분에 우리도 함께 풀꽃을 바라보게 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것들이 우리 주변에도 흐드러지게 숨어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들의 바쁜 일상을 잠시 쉬게 해준다. 작은 일에서 기쁨을 느껴야 행복의 시간이 늘어나듯, 과정을 즐길 줄 아는 것 말이다. 소녀처럼 우리도 매일매일 발견해내는 사소한 기쁨들이 쌓여 자신의 미래를 조금씩 채워나갈 것이다. 

결국, 우리의 수많은 고민들의 해답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즐겁게 누리는 가에 있다.


조정현 jojh05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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