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의 아름다움을 전해줄 두 사람의 사진 거장
Snow Land : Michael Kenna & Pentti Sammallahti | 2018 .1.4-2.25 | 공근혜갤러리
매일 역대 최저기온을 갱신하던 겨울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설경에 대한 낭만을 간직하고 싶다면 삼청동에 위치한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마이클 케나, 펜티 사말라티의 2인전 Snow Land 전을 추천한다.
마이클 케나 ‘쿠샤로 호수의 나무, 일본 홋카이도’ ⓒ Michael Kenna 사진제공=공근혜갤러리
갤러리 1층에서 58점을 선보이는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 B. 1953-영국)는 40여년간 정방형의 아날로그 흑백 풍경 사진만을 고집해온 작가다. “우리가 주변 환경과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이 땅에 우리가 남기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가 행한 일들의 자취를 찍고 싶고, 그런 행위들로 인해 남겨진 분위기를 사진에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사진으로 기록된 리얼리티는 다른 예술 작품들보다 역사를 가장 가깝게 표현한다.” 고 남긴 작가의 말에서 우리는 그의 정적인 사진에 보여지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넘은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마이클 케나의 2017년 최신작들과 더불어 각 국의 다양한 설경을 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2012년 강원도 평창을 배경으로 촬영한 작품 볼 수 있었다.
펜티 사말라티 ‘핀란드 핀스트롬(개와 소년이 있는 나무)’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공근혜갤러리
작가가 직접 암실에서 은염인화한 오리지널 프린트 39점을 2층에서 선보이는 펜티 사말라티(Pentti Sammallahti B.1950-핀란드) 지난 2016년 공근혜 갤러리를 통해 첫 국내 개인전을 가졌다. 2년 만에 열리는 사말라티의 이번 전시에서는 이 전에 소개되지 않았던 신작과 겨울 풍경을 담은 그의 대표작 40 여 점이 전시된다. 첫 한국 방문 당시 그의 카메라에 담긴 서울 풍경작품도 소개된다. “겨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작업은 러시아, 북유럽 등에서 영하 40도 이하의 혹한을 견뎌가며 연출없이 렌즈안에 담긴 설경을 그대로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상으로 보는 풍경도 좋지만 오히려 이렇게 시간으로부터 분리되어 인화된 사진이 더 어울리는 풍경도 있다.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마이클 케나의 풍경과 추위와 생명이 함께 담긴 펜티 사말라티의 풍경은 눈과 겨울을 서로 다른 시점에서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핀란드 태생인 사말라티의 풍경 속에는 사람과 개 고양이, 새, 건물과 눈이 쌓인 나무들로 인해 한층 생명과 율동감이 함께 살아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클 케나의 2004년작 Snow clouds nayoro hokkaido와 펜티 사말라티 1992년 작 Dog on motorbike가 가장 소장하고 싶은 욕망을 자극했다. 전시장에서 한 작품을 가질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작품을 고를 것인지 비교해 보는 것 또한 전시를 즐기는 쉬운 입문법 중 하나이다. 문의 02.738.7776 입장료 5,000원, 전시장 내 촬영금지
편집부: 김영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