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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무엇을 연결하는가 : 팬데믹 이후' 심포지엄, 국립현대미술관

객원연구원




  지난 9월 30일(목) 오후 5시부터 약 1시간 가량 국립현대미술관 국제 심포지엄 <미술관은 무엇을 연결하는가 : 팬데믹 이후>의 연계 행사로 라운드테이블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심포지엄은 9월 14일 개최되어 30일까지 이루어졌으며 팬데믹 이후에 전 세계 미술관들이 많은 변화들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동시대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미술관을 비롯한 예술 기관이 가져야 할 사유와 실천 등을 논의하고자 기획되었다. 심포지엄 사이트(www.whatdomuseumsconnect.kr/)에서는 총 10명의 국내외 예술분야 종사자, 연구자, 비평가들이 각각의 관점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진단하고, 새롭게 요구되는 미술관의 역할 설정과 그에 따른 문화적, 사회적, 기술적 맥락 및 구체적 사례들을 발표했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발제자들 중 레베카 칸, 이광석, 케이 왓슨, 홍이지, 히어트 로빙크 등이 패널로 참여하여 질의를 바탕으로 주제에 대한 대화를 이어갔다. 프로그램은 유튜브, 줌 프로그램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온라인으로 생중계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실시간 질문을 통해 참여가 가능했다. 프로그램의 기획 및 진행을 맡은 김남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가 사회를 담당했으며 심포지움 웹사이트 방문자들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한 후 실시간 참여자들의 질문을 받는 순서로 진행했다. 



▲ 사회자

김남인(Kim Namin)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참여자(가나다 순)

레베카 칸(Rebecca Kahn) :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교 REWIRE 연구원

이광석(Lee Kwang-Suk)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지털문화정책학과 부교수

케이 왓슨(Kay Watson) : 영국 서펜타인 갤러리 아트 테크놀로지 수석

홍이지(Hong Lee Ji)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히어트 로빙크(Geert Lovink)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네트워크문화연구소 창립이사


아래는 사회자와 참여자의 질의 내용 중 일부이다.



Q. 본인의 발제를 통해 플랫폼의 기술적인 설계와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는 어두운 영향력에 대해서 지적했었다. SNS가 분명히 이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일부는 이 부분들을 체감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 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고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이 자장 안에 있다면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력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A. 로빙크 / 

중앙화된 플랫폼은 우리가 그곳에 있어야만 할 것만 같은, 다른 대안이 없다는 대형 플랫폼의 느낌을 준다. 감시가 받고 통제가 받는 플랫폼만 있다는 느낌을 얻는다. 이런 현상 때문에 사람들이 갇힌 기분이 들며 사회적인 의무감이 생긴다. 좋아요를 얻기 위해 뭔가 행동을 보이고 생계를 유지하고 동료와 경쟁하고 그리고 사람들과 모이기 위해 가야만 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팬데믹 상황에서 특히 이 현실이 너무나도 자명한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런 플랫폼에서 떠나야 한다. 우리가 계속해서 데이터 센터에만 의존할 순 없기에 규모를 조금 축소해야 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야 한다. 




A. 이광석 /

사유화된 질서에 의해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던 물리적 관계성들이 소위 SNS 플랫폼에 의해 관계성이 좌우,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본다. 90년대 소프트한 테크놀로지가 번성했다 느끼고 모든 이용자들이 기술에 대해 찬양하고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면 지금은 오히려 많이 닫힌 하드한 테크놀로지가 지배적인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여기서 낙관론과 비관론을 넘어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떠나는 방식도 하나의 축일 수 있다. 다른 플랫폼을 만들어 내거나 기술로 매개된 사회적 관계성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모색해야 된다. 


A. 로빙크 /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은 과거 없었던 수준으로, 사용자의 데이터 인프라 그리고 권력이 집중되고 있는 현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집중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을 깨야 된다. 지금 해야 하는 건 목소리를 기술 자체와 결합, 인프라 자체와 내재시켜야 된다. 인프라적인 전환이 필요하며 그저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자주권을 주장하고 소위 말하는 데이터 주권을 다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우리가 이제 국가차원에서 주권을 이야기하는 시점은 이미 지났다. 좀 더 개방적이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서 실험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Q.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메타버스를 도입한 전시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서펜타인 갤러리의 메타버스와 관련한 프로젝트에 대한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 그리고 그 안에서 의미 있는 발견 등 어떤 경험이 있는가?




A. 케이왓슨 /

우리는 메타버스라는 것을 일종의 비평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대중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공공기관으로서 해야 될 일은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가 엄청난 투자와 함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실험을 하고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초기에 가능한 빠른 시기에 관여를 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사회에 퍼져 있는 결정된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 프로젝트는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예를 들면 2020년 초에 <Connect BTS Project> 이름으로 야콥이 작업한 프로젝트가 있다. 대단했던 점은 이 프로젝트에 오거나 온라인으로 이걸 관람했던 관람객들이 서펜타인 갤러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갤러리가 여러 가지로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온라인, 실제로 건물 안에 이런 식으로 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이런 부분이 유망한 것 같다. 또한 이런 것들이 상당히 돈이 많이 들고 기술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여줄 것이며 어떻게 사람들이 이것을 관여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할지 계속 생각해야 된다. 



Q. 서펜타인의 최근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홍이지 학예연구사가 기획한 아이들을 위한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시 프로젝트의 반응에 대해 궁금하다.




A. 홍이지 /

Museum Of Everyone(MOE)는 ‘동물의 숲’이라는 닌텐도 플랫폼을 통해 당시 미술관에 가지 못했던 갑작스럽고 처음 겪는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기획한 프로젝트다. 동물의 숲이라는 자유도가 비교적 높은 게임 플랫폼을 통해 의사 결정과 미술관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기존의 생각들을 전복시켜보는 일종의 실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직접 경험한 온라인 플랫폼 메타버스의 장점으로는 미술관의 오픈 시간과 물리적인 신체의 개입 등 오랜 시간에 걸쳐 견고해져왔다 생각한 뮤지엄의 정의와 개념이 순식간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면서 기꺼이 새로운 시도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러나 MOE 프로젝트는 닌텐도 게임기가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한정된 플랫폼이었다. 특정 세대와 이러한 경험을 기꺼이 하고자 하는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공유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보다 확장되고 물리적 이동이나 공간 사유에 대한 한계가 적었던 반면에 한정된 연령과 세대 위주에게만 참여할 수 있는 관심을 일으키는 아이러니가 있었다.



Q. 기술에 대한 친숙함이 없는 경우는 많은 사람들이 배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다. 서펜타인 갤러리에는 기술에 대한 친숙도에 의한 어떠한 결과가 나오진 않았는가?


A. 케이왓슨 /

우리가 이전에 어떤 장소특정적인, 특정한 맥락, 개념이나 장소에 맞는 것들을 진행했다면 그 이후에 지향하고 있는 것은 다양한 형태로 관객들이 반응할 수 있는 것들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에 핸드폰에 뭔가 하나를 내려 받는 것에 끝나지 않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장비와 같은 것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팬데믹 상황에서 이러한 것들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 프로젝트랑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이 단지 하나의 방법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Q. 많은 작가들이 질문한, 대체불가능 토큰인 NFT에 대한 관심이 놓다. 마침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이를 다루고 있다.


A. 케이왓슨 /

기관, 혹은 단체 차원에서 이런 기술이 할 수 있는 역량을 살펴보면 NFT는 유용하다. 기관차원의 역할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 NFT가 부상하고 신기술이 부상함으로써 기관이 무의해질 수 있는데 이런 적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될지 늘 자문을 해야 된다. 


A. 로빙크 /

포스트코로나시대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엄청난 양의 잉여자금을 바탕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 생겨나고 있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의 백만장자들이 생겨나는데, 이들의 재투자를 통해 NFT가 부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금 사용을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 환경에서 투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이다. 하지만 어떤 NFT가 좋고 아닌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될 것이다.




A. 레베카 칸 /

NFT가 나타나는 방식은 메타버스 안에서 일어나긴 하지만 내면적인 목적은 사실 소유하고 획득하고 돈을 저장한다는 점에서 고미술, 골동품과 같은 거래와 평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미술 거래에 대한 학자나 큐레이터분들이 새로운 디지털 예술형식과 같은 것들을 다루는 사람들과 함께 면밀하게 작업하면 유사성이 보이기 때문에 유용할 것이다.



Q. (참여자의 질문) 세계적으로 NFT 미술에 대한 법제화나 규제가 논의 되고 있는가?


A. 이광석 /

NFT가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우려의 측면에서 보고 있다. NFT의 큰 문제는 우리가 가장 열광했던 디지털의 가장 큰 특성인 무한복제성, 비경합성, 한계비용 제로의 속성, 익명성의 속성 등 이런 모든 것을 다 배치하는 개념인데, 복제문화라 얘기했던 이것들의 공유와 개방의 역사들을 완전히 무효화시키는 형태가 NFT가 아닌가는 점에서 역행, 퇴행적이라고 본다. 오히려 과거 우리가 갖고 있던 복제문화와 같은 것들이 어떻게 더 지금의 메타버스 논리가 아닌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더 커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Q.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물리적인 공간으로써 미술관을 방문하기 어려워진 시점에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의 의미는 우리가 어떻게 설명하고 상상할 수 있을 것인가?


A. 홍이지 /

미술관의 디지털 플랫폼 활용과 기술의 활용은 관객간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없어선 안 되는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 요소가 되었지만 디지털 기술이 전통적 미술과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술관이 전통적인 소장품 전시만을 하는 것이 아닌 유연한 공간으로써 유연해야 된다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세대로 조직된 미술관 내부에서 디지털 문해력의 차이를 줄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날 이런 웹과 같은 경험을 통해 많은 이들과 연결되고 세상에 일부러 연결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을 예술의 우위에 두지 않고자 하는 매체의 결정주의적 사고를 지양하고 공동체 감각을 놓치지 않고 배제하지 않는 방법과 이를 기준삼아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A. 이광석 / 

지금 미술관에서 보면 신기술 매체들을 도입해서 특히 코로나 국면에서 활성화시키려하는 흐름이 있다. 단순히 우리가 해야 되는 것에서 받아들이는 것보다 물질과 비물질 기술을 합쳐서 포트폴리오적으로 활용한다는 당위적 접근은 위험하다. 단순히 도구적이고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고민만 있으면 제대로 된 기술 감각을 키우기가 어렵고 이런 내용을 전시 형식 내용 안에서, 미술관 조직 운영 안에서 보다 성찰적이고 반성적인 사유를 갖고 기술을 응용하고, 그것들을 통해 미술관이 관객들과 연결을 해 주시는 그런 가능성도 열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좀 더 기술비판적이고 기술 리터러시적인 사유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A. 케이왓슨 / 

우리가 해야 될 것은 각 뮤지엄이 특정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 미션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술 혹은 또 다른 것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가져야 될 것 같다. 최초의 미술관이 갖고 있는 비전과 관련해서 말이다. 우리 기관 같은 경우는 단순히 물리적 기관과 관여되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도 관여가 되고 우리가 전개하고 있는 것들이 기술과의 관계를 조건들을 통해 필요에 의해 우리가 어떻게 기능해야 되는지 생각하면서 마련하는 것이다.


A. 레베카 칸 /

과거에는 컬렉션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쉬운 작업이라 생각을 했지만 팬데믹이 일어난 후 사람들은 이런 것이 어렵고 많은 계획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랫동안 계획하고 이런 것들의 예산을 조정해서 디지털화에 얼마나 돈이 들어가는지 사람들에 알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지속적으로 전환해야 하며 동시에 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된다는 것, 이런 것이 뮤지엄의 미래에 좀 더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A. 로빙크 /

미래의 뮤지엄들이 있어야 될 장소는 잘 설계된 하이브리드적인 건축물이여야 할 것이다. 실제와 가상, 온라인 오프라인이 함께 있는 형태들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새로운 사람들이 뮤지엄에 진입하는 모습을 통해 이런 면이 제한된 관심이라는 측면도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결국 물리적으로 뮤지엄에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적인 기관을 설계할 때 이러한 좀더 어두운 측면들도 생각을 해야 된다.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팬데믹 상황에서 미술관을 비롯한 뮤지엄이 처한 위기, 그 속에서 동시대에 걸맞게 진화하고 변모하는 뮤지엄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NFT등 다양한 플랫폼이 예술에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도 논의되었다. 비대면, 디지털화 등 다양한 상황 속 측면에서 우리가 현재 놓여있는 자리와 그 자리의 진상과 허상,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팬데믹 이후에도 미술관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물리적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이행해야 될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볼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김지수 acupofmojit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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