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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

  한국적인 팝아트를 선보이는 한상윤 작가의 전시가 지난 10월 6일 개최하였다. 한상윤 작가는 “본인 스스로가 행복하지 못하면 작품 속에 있는 행복한 돼지 그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행복한 돼지 작가’로 이름을 알려 왔다. 초기에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이중적 욕망을 비판하며 돼지 이미지를 등장시켰지만, 점차 행복한 감정에 몰두하여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밝고, 행복함이 넘쳐난다.

1층 전시 전경 

2층 전시 전경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벅스, 코카콜라와 같은 브랜드들이 작품에 등장하거나 루이뷔통을 돼지의 손에 들려주는 등의 재미있는 포인트들을 발견할 수 있다. 평면적인 ‘행복한 돼지’가 방금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입체 조형물 ‘도니&도나’ 아트 조형물도 눈여겨볼만 하다. 

한상윤, <나이스 샷>, 2021(갤러리제공)

한상윤, <도니 DONI>, <도나 DONA>, 2021 설치장면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새로운 시리즈인 ‘명화 속의 오마주’이다. 이는 명화 패러디로, 산드로 보티 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 등 우리에게 친숙한 명화를 한상윤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 밖에도 유명인사를 돼지의 모습으로 표현한 회화 또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마릴린 먼로를 돼지의 모습으로 패러디하여 ‘마릴린 豚(돈)로’라고 제목을 붙이거나, 슈퍼맨 이미지를 변형하여 ‘돼지 슈퍼맨-비상하다’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등. 모두 한상윤 작가만의 해학과 유쾌함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한상윤, <豚(돈)지창조>, 2021(갤러리제공)

한상윤, <마릴린 豚(돈)로>, 2021(갤러리제공)

한상윤, <돼지 슈퍼맨-비상하다>, 2021(갤러리제공)

   그렇다면, 한상윤 작가에 등장하는 ‘돼지’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안현정 미술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한상윤의 작품에 등장하는 ‘돼지’는 십이지신 중 마지막 동물로, “신화(神話)에서 신통력(神通力)을 지닌 길상의 동물로, 재산이나 복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을 상징해”왔으며, “민간에서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으로, 집안의 수호신으로도 번역되었다.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사업이 번창한다는 의미는 물론, 정월의 첫 돼지날에 개업하면 부자가 된다는 속성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렇듯 돼지는 공(功)이 많은 동물”이다. 그리고 그 돼지가 한상윤 작품 속에 등장했을 때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가로질러 행복을 쟁취한, 입꼬리가 기분 좋게 올라간 돼지 군상”이 되며, “나의 누이/형제와 부모, 사랑하는 이와 친우(親友), 경쟁 속에서도 ‘나이스 샷’을 외치는 다양한 인간관계, 무엇보다 갖은 풍파 속에서도 여유(餘裕)를 즐기는 행복한 자화상이 아로 새겨져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또한 이러한 돼지의 모습을 관람자가 마주하게 되면 “예술 속에서 좋은 기운과 만났을 때, 현실의 고통조차 위안 삼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라고 설명하였다. 

한상윤, <사랑에 빠지다>, 2021(갤러리제공)

한상윤, <행복한 돼지-행복한 여행>, 2021(갤러리제공)

  이어서 평론가는 <달豚도>, <아비뇽의 豚녀들>, <豚지창조>, <마를린 豚로>처럼 명작을 패러디한 작품의 경우 전체적으로 “전통적 가치관을 해학적으로 역전”시킨다고 평하였다. 특히 <豚지창조>에 대해서는 “시대의 상징을 화살표처럼 그려낸 ‘손’의 메타포는 알파벳과 영문브랜드로 대표되는 식문화(Coca cola & starbucks) 등을 ‘보편화=자본시대의 해학적 모티브’ 속에서 이야기한다. 한상윤 작가는 일상 속에 녹아든 ‘현학적 해학’을 통해 현 시대가 추구해야할 예술의 가치를 동서(東西) 명작들과의 만남 속에서 발견해내고자 한다.”며 작품의 강렬함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해학과 풍자를 포함한 긍정적 에너지를 표현하는 한상윤의 작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를 상쇄시킬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시키고 있었다. 한상윤 작가만의 톡톡 튀고 해학적인 작품을 볼 수 있는 《PIG POP》은 이번 달 26일(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윤란 rani751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