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사회학을 지나야 예술철학이 나온다-작가편

2023.6.23-9.10

서울대학교미술관

주재환 작가의 작품과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김태서 서울대학교미술관 학예연구사

 서울대학교미술관은 《예술사회학을 지나야 예술철학이 나온다-작가편》을 개최하고 있다. 본 전시의 서문은 이 시대의 예술이 습관적으로 철학 논쟁에 깊이 가담한다는 이미지에 집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예술 철학에 앞서 예술 사회학이 전제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기자 간담회에서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은 한국미술 시장의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요즘이야 말로 예술의 생산, 분배, 소비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이번 전시의 시의성을 강조했다. 참여 작가인 김문기, 김민제, 김범, 김영규, 뀨르와 타르, 변상환, 실라스 퐁, 이원호, 정정엽, 정해민, 주재환, 최성균, 함양아, 허보리는 예술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 시대의 예술을 되돌아보게 한다.

허보리 작가

 허보리의 <42개의 봄조각>(2022)은 봄의 꽃밭을 42조각으로 나누어 그린 작품이다. 각각의 조각은 서로 다른 시간, 장소에서 판매되며 서로 다른 이에게 소장된다. 봄 태생인 작가가 42세에 그린 이 그림은 작가의 몸을 부분 부분으로 정육하여 판매되듯이 팔리게 된다. 이는 또한 NFT 코인과 같은 불완전한 부분으로 거래되는 새로운 예술 유통 방식에 대한 은유로 해석된다.

실라스 퐁 작가

 실라스 퐁의 <작가 커리어 맵>(2023)은 미술 교육 기관, 전시 공간 등에 대한 순위를 매긴 ‘커리어 맵’을 제시한다. <미대 교수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어휘집>은 미대 졸업생, 신진 작가, 좌절한 작가들에게 필수적인 도구로서, 작가의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는 바람직한 작가의 커리어가 강제되어있는 예술계에 냉소적인 통찰을 던진다.

최성균 작가의 작품

 최성균의 <거울집>은 공장에서 구입한 거울판을 가공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거울은 크기가 클수록 가공이 덜 되어 저렴한 가격에 제작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 반면, 예술 작품은 크기가 클수록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제작 비용과 판매 가격이 반비례한 <거울집>은 창작 과정과 예술가의 노동이 어떤 가치 관계를 만드는 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뀨르와 타르 작가의 작품

김범 작가의 작품

함양아 작가의 작품

김민제 작가의 작품

김영규 작가의 작품

정정엽 작가의 작품

 이 밖에도 다양한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예술이 전체주의적인 거대한 짐승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반란의 환상, 주도권의 환상, 자유의 환상을 주는 기술로서의 예술을(전시 서문)” 우려하면서 날카로운 메세지를 전하는 전시였다.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정다영

d1a3y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