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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희 동판화: 블랙예찬 Black Pra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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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희 동판화 개인전
블랙예찬 Black Praise
2023.11.24-12.13
갤러리포레

- 서초구 방배동에 문을 연 갤러리포레가 강승희 동판화 개인전 <블랙예찬>을 개최
- ‘새벽(Day Break)’이라는 여명의 시간의 지평에서 바라본 자연 풍경 40여 점 소개
- 드라이포인트와 직접 부식 판법의 융합으로 수묵화의 서정성을 표현한 신작 출품
- 작가가 특수 제작한 ‘다이아몬드 블랙’의 신비로운 빛깔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

 강승희는 40년 가까이 동판화의 길을 걷고 있는 작가. 대학 시절부터 유고슬라비아와 일본의 유수한 국제판화공모전에서 수상을 통해 동판화가로서 자질을 인정받았으며 정통 동판화의 계보 속에서 새로운 판법을 지속적으로 실험하며 독자적인 세계를 일구어 왔음. 현재 추계예술대학 판화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강승희의 동판화의 특징은 <새벽>이라는 여명의 시간대에서 바라본 자연풍경을 드라이포인트와 직접 부식 판법이 융합된 기법으로 표현함으로써 수묵화의 서정성과 동양의 명상적 세계로 보는이들을 안내한다. 미술사가이자 평론가인 김영호는 전시 서문을 통해 “강승희가 제작 사용하는 블랙은 청색과 녹색 그리고 적색을 모두 품은 색으로 오방색의 신비로운 기운을 지니고 있다”며 “그의 블랙은 원형적 세계의 빛이라 부를 어떤 색감의 서정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해 준다”고 논평한다.  아울러 강승희의 동판화 세계는 ‘비어있으면서 충만하고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기운을 품고 있으며 침묵을 통해서 발언하는 역설의 구조’를 품고 있는 것으로 요약한다. 강승희의 블랙은 천연 재료로 만들어낸 먹(墨)에서 다양한 색을 보도록 권해온 선인들의 가르침을 따르며, 신체적 눈을 넘어 심안이 작동해 사물의 색과 기운을 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연의 신비를 마주할 수 있다. 개인전은 12월 20일까지 계속되며 갤러리포레 개관 기념 첫 개인전을 맞아 판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특가로 작품을 소장 할 수 있는 기회이다.



강승희, 새벽-22317(Day break-22317). 26x45cm, Drypoint. 2023


강승희, 새벽-21446(Day break-21446). 30x45cm, Drypoint, 2014


강승희, 새벽-22301(Day break-22301). 30x45cm, Drypoint. 2023


강승희, 새벽-22303(Day break-22303). 30x45cm, Drypoint. 2023


강승희, 새벽-21444(Day break-21444). 20x40cm, Drypoint. 2023


강승희, 새벽-21435(Day break-21435). 30x45cm, Drypoint. 2023




블랙의 계보를 찾아서
강승희 동판화 개인전

김영호 미술사가

판화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사진 예술의 약진세와 더불어 시작된 의미 있는 변화라 여겨진다. 디지털 영상 미디어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나타난 원천으로의 회귀 현상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미술품 유통의 측면에서 생각하자면 에디션(edition)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미술시장의 노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에디션이란 한정된 수로 복수 제작되는 작품이나 행위를 뜻한다. 문명 전환기 혹은 4차산업혁명으로 불리우는 21세기, 디지털 복제 기술이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 에디션의 개념과 가치에 관심을 갖는 일은 필연이라 할 수 있다.

강승희는 40년 가까이 동판화의 길을 걷고 있는 작가다. 판화과가 국내 대학에 아직 설치되지 않던 1980년대 후반까지, 판화 연구는 화가들의 몫이었다. 국내에서 화가 수업을 받은 작가들이 외국에서 판화를 공부하고 돌아와 강단에 서거나 그룹을 조직해 판화의 보급에 앞장섰던 시절이었다. 홍익대와 추계예술대가 학부에 판화과를 설치한 것은 1988년이었다. 강승희는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6년 회화과에 개설된 판화 수업을 받으며 동판화에 천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연구 실적은 유고슬라비아와 일본의 유수한 국제판화공모전에서 인정을 받아 판화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1994년 추계예술대 판화과에 교수로 초빙되어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강승희의 동판화는 주제와 기법 그리고 색채에서 독보적이다. 우선 그가 선택한 주제는 <새벽>으로 일관되어 왔다. 동틀녘의 ‘도시 풍경’에서 시작해 ‘자연 풍경’으로 이어지는 <새벽> 시리즈는 5시 30분이라는 시점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콘크리트 빌딩과 광고물 그리고 전신주 사이로 밝아오는 도시의 새벽은 여명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동양적 명상의 세계로 보는이들을 안내해 왔다. 이후 그가 선택한 풍경이 자연으로 이어지면서 새벽의 서정성은 차원을 달리하게 된다. 새벽의 강과 산과 들과 오솔길,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서있는 수목과 화초들은 작가의 관심을 생명과 환경 그리고 생태의 영역으로 이끌어 내었다. 평론가 고충환에 따르면 ‘비어있으면서 충만한, 움직이지 않으면서 움직이는, 침묵을 통해서 말하는 역설’의 시간이 그의 <새벽> 시리즈가 품은 5시 30분이다.

강승희의 동판화에서 주목할 두 번째 요소는 판화 도구와 판법 드라이포인트의 독자성이다. 그가 사용하는 판화 도구는 모두 자신이 직접 제작한 것들이다. 선을 긋거나 점을 찍는데 쓰이는 니들, 표면을 깎아내는 삼각 칼 스크레퍼, 그리고 하이라이트를 넣거나 질감의 변화를 주는 바니셔 등은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강승희의 동판화에서 수묵화의 번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그가 사용하는 강력한 니들의 운용방식에 연유한다. 니들 끝이 동판의 표면에 깊숙이 파고들며 발생하는 고랑과 그 주변에 솟아오른 금속 찌꺼기에 잉크가 올려지고 프레스의 압력으로 종이에 옮겨지며 풍부한 표정의 점과 선이 완성되고 수묵화의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기에 아쿼틴트와 직접 부식 기법을 이용해 만들어진 제판의 다양한 토운 효과는 강승희의 작업의 백미를 이룬다. 판의 차거움과 선의 부드러움 그리고 붓질 부식의 미세한 농도가 교차되는 지점에 강승희의 동판화가 지닌 연륜과 성취가 있다.

강승희가 동판화를 위해 선택한 색채는 블랙이다. 흑백 모노톤의 화면은 보는이들에게 실재 풍경을 넘어 심의적 세계로 안내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새벽의 시간대를 나타내는 적막과 고요의 서정과도 잘 어울리는 색이자 대자연 앞에서 다가오는 숭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색이기도 하다. 강승희가 사용하는 안료는 다이아몬드블랙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 가루가 뿜어내는 광휘 효과의 강렬한 물성을 보이는 블랙이다. 그런데 여기에 작가가 40여년의 노정에서 얻은 비법이 숨겨져 있다. 블랙 계열의 안료에 컬러 물감을 추가로 혼합하는 것이다. 이른바 청색과 녹색 그리고 적색을 혼합하고 이를 앞서 언급한 블랙 안료에 섞어 작가 고유의 블랙을 만드는 것이다. 혼합의 과정에서 열판을 이용해 물감을 가열하며 색깔을 숙성시키면 작가가 사용하는 블랙이 완성이 된다.

강승희의 블랙은 청색과 녹색 그리고 적색을 품은 색이다. 판면의 밀도와 잉킹의 과정에서 블랙의 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면 고려청자의 빛깔이 나온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쿼틴트와 직접 부식 기법의 결과로 만들어진 색깔이다. 강승희의 동판화에서 블랙이 신비로운 기운을 지닌 이유는 그것이 녹색과 적색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세밀하게 말하자면 강승희의 블랙은 오방색인 적⋅청⋅녹⋅흑⋅백이 모두 깃든 블랙이다. 그리고 이 블랙이 도시와 자연의 새벽 여명을 나타내는 색으로 쓰이며 원형적 세계의 빛이라 부를 어떤 심오함을 선사해 준다. 한라산에서 제주 바다 그리고 한강에서 김포의 오솔길에 자라는 초목들이 햇살을 받기 직전에 내뿜는 심연의 빛깔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강승희의 동판화는 판화의 계보학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계보학은 시간 속에서 작품의 흐름을 정리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학문이다. 현대 계보학은 과거로의 단순한 줄서기 차원을 넘어 있다. 미셸 푸코는 계보학을 ‘투쟁들의 정확한 재발견인 동시에 싸움의 생생한 기억’으로 규정한다. 판화의 계보학은 결국 판화의 실험적 역사에 대한 재발견이자 기억에 관한 사실을 전해 줄 것이다.

강승희의 동판화에서 발견되는 블랙의 계보학은 동양의 먹빛에 젖줄을 대고 있다. 천연 원료로 만들어낸 자연스럽고 깊은 먹빛의 계보학이다. 해뜨기 직전의 여명과 같은 밤하늘의 색깔로 푸른빛이 도는 송연묵(松煙墨), 해가 지고 난 뒤의 밤하늘 색깔로 황혼처럼 붉은 빛이 도는 유연묵(油煙墨)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선인들은 먹그림에서 다양한 색을 볼 수 있기를 가르쳤다. 심안이 작동해 사물의 색과 그 기운을 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연의 신비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블랙의 계보학은 우리가 강승희의 작업에 블랙 예찬의 타이틀을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갤러리 소개]
갤러리포레는 2023년 9월 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리풀 공원 근처에 개관한 신생 갤러리. 한국 신형상 미술의 계보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조형언어를 구축해 온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음. ‘포레(Forêt)’는 숲을 나타내는 프랑스어로 생태· 생명· 환경 그리고 자연을 지향하는 갤러리의 비전을 담고 있음. 갤러리포레는 국제적인 문화교류의 플랫폼이자내적으로는 방배동 주민공동체와 연대해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려 함.

- 관람시간 : 11:00~19:00 (일요일 월요일 휴무, 공휴일은 예약하고 방문)
- 관 람 료 : 없음
- 관람문의 : 02-535-0131
- 오시는길 :
# 지하철 : 7번선 내방역 7번출구 직진 100미터 -> 라떼또뜨(프랑스빵집)에서 우회전 -> 120미터 직진후 도착
# Tmap : ‘갤러리포레’를 입력
- 주차공간 : 갤러리 전용 및 인근 공영주차장(방배4동 주민센터) 이용 가능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26길 32
- 전화 : 02-535-0131
- 홈페이지 : www.galleryforet.com
- 이메일 : info@galleryfor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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