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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속 다시 피어나는 꽃들을 위해

이선미



어릴 때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고 재능도 있어 미술시간을 가장 기다리곤 했던 아이.. 꿈이 뭐냐 물으면 화가라며 수줍게 대답하던 저였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어려워진 집안사정과 어두워진 부모님의 얼굴 앞에 돈이 많이 든다는 미대에 대한 꿈은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변명일수도 있겠네요. 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미대 진학을 하던 이들도 있으니 제 열정은 그만큼 뜨겁지 못했던 것일 지도요.

하지만 대학시절 미대친구들과 어울리다 그들의 캔버스를 볼 때면 뜨겁게 올라오던 동경과 아쉬움은 잊히지 않는답니다. 그림을 보고 싶고 그리고 싶은 욕구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막막함과 바쁘고 힘든 취업준비 속에 꿈으로만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흘러흘러 저는 지금 경륜이란 레저스포츠의 방송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익스포츠인 만큼 저희 회사인 경륜운영본부는 지역주민들의 문화에도 다양한 기여를 한다는 목적으로 주말, 경륜 경주 외에 영화상영, 요가, 요리, 자전거 교실 등 인근주민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작년 초 광명으로 이전해 동양 최대의 돔 경기장을 만들면서 새로이 추가한 문화시설중 하나가 바로 갤러리에요. 4층 로비의 벽에 조명시설을 갖춰 운영하는 갤러리에는 화가들의 작품이 정기적으로 초청되어 전시되는데 그 규모와 수준이 일반인인 제가 봐도 상당하답니다. 바쁜 회사 생활 중 점심을 먹고 자투리 시간에 로비를 지나며 걸려있는 원화들을 볼 때의 감동이란. 평소 미술 관련 책을 많이 보는 편이지만 원화를 직접 볼 때의 느낌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더군요. 평면적이던 그림이 입체적인 느낌으로 제 몸에 흡수된다고 할까요.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숨결과 대상에 대한 애정, 그리고 그의 생각이 관람자인 제게 향기가 퍼지듯 밀려오는 건 신기하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나무도 꽃도 사람도. 스쳐지나가던 모든 것들이 화폭에 담기는 순간 깊은 의미를 가지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 미술이 그래서 마술이구나 하고 경탄도 하지요. 회사와 집만 오가는 바쁘고 메마른 일상에 그림을 직접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게 달기만 한데 직접 그릴 수 있다면 그 이의 세상은 얼마나 더 풍성하고 다채로워질까 상상도 해보게 되면서 제 숨어있던 꿈은 점차 숨을 쉬며 살아나가 시작했습니다.

서울아트가이드도 갤러리에 비치되어 보게 된 책이죠. 많이 신기했어요. 어쩜 이리 화가와 화랑들이 많고 다양한지. 이렇게 다양한 그림들을 보고 즐기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결국 갤러리와 서울 아트 가이드가 제게 용기를 줬습니다. 그림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요. 지금 30대 중반으로 달려가는 나이. 누구는 늦었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씩 배워 가다보면 50세 할머니 쯤 되어 좋은 그림 하나 그릴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나와 내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의 거실에 정성이 담긴 그림 한 점 선물할 수 있게 된다면 제 인생은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날 겁니다.

예전 가수 싸이가 부른 노래처럼 인생을 즐기는 자가 바로 챔피언이잖아요. 저도 제 인생의 챔피언이 되기 위해 화실에 등록을 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그림을 배우러 다닙니다. 맞벌이 주부로 시간 내기도 쉽지 않고 몸도 힘들지만 그림을 배우면서 맘에 작은 꽃이 한 송이 한 송이 피어나는 기분을 느끼고 있어요.

제 잊은 꿈을, 묻고 살던 소망을 다시 피어나게 해준 스피돔 갤러리와 서울아트가이드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한 가지 더. 저같이 그림에 대한 열정은 뜨겁지만 보는 법도 그리는 법도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한 짧은 강좌라도 올려주시면 더욱 좋겠네요. 꽃들이 화사한 이 봄, 서울아트가이드와 더불어 맘속에 꽃을 피우는 분들이 많기를 기원해봅니다. 행복하세요.

이선미 (relax420@hitel.net)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2동 현대홈타운 1차 아파트 10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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