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우 Kwon Young-Woo
2021.12.9.-2022.1.30.
국제갤러리
대표적 단색화 작가 권영우의 개인전이 국제갤러리 K2 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권영우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파리시기(1978~1989)에 해당하는 백색한지 작품과 1989년 귀국 직후의 채색 한지 작품, 그리고 2000년대 이후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1989년의 채색 한지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전시 전경 : K2 1F
전시 전경 : 2000년대 이후 작품
전시는 K2 공간의 1층과 2층을 사용하고 있다. 1층 전시장은 기둥을 기준으로 하여 왼편은 2000년대 이후의 작품, 오른편은 1980년대의 한지 작품이 배치되어있다. 2000년대 이후 작품은 판넬 위에 한지를 겹쳐 발라 기하학적 형상을 구현한 것으로 1980년대의 한지 작품과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용한 한지의 색에 차이가 분명하고 80년대 작품에 비해 2000년대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형상이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Untitled, 1980년대, 한지, 227x181.5cm
Untitled, 1980년대, 한지, 80x67cm
2층 공간에 들어서면 1층과는 또 다른 양상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2층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에 해당하는 작가의 파리 시기 작품들과 일부 채색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권영우의 파리 시기는 백색 한지 작품으로 대표되는데, 한지에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한지를 자르고, 찢고, 뚫는 등의 물리적인 행위를 통해 우연성이 개입된 작가의 반복적인 행위와 종이의 물질성, 촉각성을 작업의 중심에 두었다. 실제로 작품을 감상할 때, 정면에서 보고 또 측면에서 작품을 바라보면 종이의 물질성과 촉각성이 느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좌) Untitled, 1980년대, 한지에 채색, 65x63cm, (우) Untitled, 1980년대, 한지에 채색, 47.5x38.5cm
이번 전시의 특기할 점은 권영우가 파리에서 귀국한 직후인 1989년에 제작된 채색 작품이 처음으로 대중에 소개된다는 것이다. 권영우는 한지 위에 서양의 과슈와 동양의 먹을 혼합해 사용함으로써 한지라는 주매체는 지키되 채색을 화면에 회귀시켰다.
권영우는 동양화를 전공하였지만 동양화와 서양화를 구분하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동양화의 한지에 서구의 추상미술을 결합하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한지를 주매체로 사용한 것은 1962년 전후로, 이번 전시는 그로부터 계속해서 이어온 종이 작업의 역사를 아우르며 권영우라는 작가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