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
꽃과 새가 어울린 자리
2022.3.4 - 6.12
광주 의재미술관
의재미술관은 2001년 개관하였으며 의재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 5월26일 광주 국립공원 무등산 입구 버스종점에서 20분 정도 산책하며 걸어 올라가서 산속에 자리잡은 경관 좋은 미술관을 만났다.
이번 전시 <꽃과 새가 어울린 자리>는 3월4일부터 6월12일까지 의재미술관 소장품 중 꽃과 새를 그린 화조화(花鳥畵)와 여러 식물과 기물들을 그린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畵)로 마련하였다. 전시작품은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 1891~1977)과 의재의 동생인 목재(木齋) 허행면(許行冕 1906~1964), 성관(星觀) 허정두(許正斗 1924~1954), 그리고 장손자인 직헌(直軒) 허달재(許達哉 1953~ )의 작품 61점이다.
여러 종류의 꽃과 새 그림은 계절이나 자연의 일부를 표현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각각에 상서로운 의미를 담아 오래전부터 우리의 생활공간을 풍요롭게 꾸며왔다. 허백련의 작품 중에는 매화, 모란, 연, 수선 등 문인들이 좋아하는 식물들과 여러 새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이 있다. 이러한 소재들을 그리면서 그 소재가 갖는 우의(寓意)와 상징성을 드러내는 화제를 함께 써 의미를 더하였다.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畵)는 여러 기물로써 현실에서 추구하는 바를 우의적으로 표현한 실용화이자 장식화이다. 의재 허백련의 기명절지화에는 그가 좋아하는 기물들이 한 화면에 모아져 있다.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던 동양의 경전을 쓴 두루마리, 즐겨 마셨던 차를 끓이는 화로나 찻주전자 외에 난, 수선화 같은 절지화, 포도, 감, 밤과 같은 과실류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의재 허백련의 화조화나 기명절지화는 다루는 소재의 폭이 매우 넓을 뿐 아니라 각각의 표현방식이나 색감도 개성이 있고 깊이와 운치가 있다. 목재 허행면의 꽃그림은 소재는 의재와 비슷하나 사실성에 바탕을 둔 자유로움이 있으며, 직헌 허달재의 작품은 전통을 현대화하여 기품이 있으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별도 안쪽 공간에 허백련 상설전시장이 있으며 이선옥관장을 인터뷰하고 몇 미터 거리에 있는 춘설헌을 둘러보았다.
허백련은 20세기 우리나라 남종문인화의 대가(大家)이다. 화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무등산 춘설헌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농업학교를 만들어 농업지도자를 길러냈다. 이 학생들과 함께 차밭을 일구어 차 보급에 힘썼으며,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으로 민족정신을 아우르고자무등산에 단군신전 건립을 위해 앞장섰던 교육자이자 사회운동가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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