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ZIP)》은 재료, 조형 그리고 물성이라는 조각 기본 요소에 충실해 조각과 조각가를 이해해 보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202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협력전시로 조각가, 미술사 연구자, 독립 기획자로 구성된 3명의 기획단은 조각의 기본 요소라는 보편적이고 광활한 표본 위에 한국 여성 조각가에 초점을 맞춰 16인의 조각가들을 불러모았다.
전시개막식은 7월18일 5시 최혜주 아르코미술관 운영팀장의 사회로 참석자 소개, 송시경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이 참석자 추가 소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업무소개, 최태훈 전시기획자의 인사와 전시투어로 이어졌다. 참석작가의 작품 설명, 미참석자는 최태훈이 대신했다. 비오는 궂은 날씨인데도 전 국회의원 김삼화, 윤주경, 미술평론가 홍경한, 조각가 양화선, 국제갤러리 김창한 대표, 등 많은 사람이 모였다. 참여 작가 16인은 80대의 1세대 여성 조각가부터 20대의 신진 작가까지 전 세대에 걸쳐있고, 이들 각자의 조각세계는 전통적인 조각 재료부터 매체와 기술, 비물질에 대한 탐구, 조각적 물성 자체부터 서사적인 조형 등 개별적이고 역동적이다. 기획단(최태훈, 강민지, 방수지) 대표 최태훈을 인터뷰하였다.
김윤신
전시 제목 《집(ZIP)》은 ‘집 파일(Zip File, 압축파일)’처럼 16인의 조각가들의 조형 실험 각각을 한자리에 모아, 다양한 세대의 조각가들을 ‘지퍼(Zipper)’처럼 연결하는 은유적 의미를 담고 있다. 조각의 재료는 작가와의 긴밀한 상호관계에 있기에 표현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조각가는 재료(물질)와 직접 대응하며 형태를 만들어내는데(조형) 그 과정에서 작가는 재료 고유의 물성을 드러내기도 은폐하도 한다. 이러한 조각가의 조각 탐구는 작가의 의도 너머에서 발생하는 제작의 흔적을 축적하고 작업의 서사를 암시하며 작품에 이른다.
신미경
전시 준비기간 동안 참여 작가들은 기획단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재료를 다루는 방식, 작품에 드러내고자 했던 조형과 물성에 대한 계획, 경험 등을 상세히 전해주었다. 전시에서는 각 작품의 질료적 특성과 제작의 기술적인 측면 등을 조명한 텍스트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조각의 기본 요소에 집중해 보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 미술사에서 조각의 물성과 질료적 특성을 주목하는 관점은 1970년대부터 시도되어 왔지만, 이를 한국 여성 조각가에게 집중해 보는 일은 아직도 가능성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집(ZIP)》은 그 가능성을 조명하면서 16인의 조각가 그리고 그들의 조각을 동시대 맥락 속에서 펼쳐내고자 한다. 몇년사이 새로운 평가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금년 베네치아비엔날레 본 전시 초대된 89세 김윤신은 5점을 출품했다. 최근 흐름의 하나인 여성미술전시 어떻게 풀어냈을까?
뒷 줄: 김영애 한국민화학교 이사장, 김삼화 전 국회의원(20대), 윤주경 전 국회의원(21대), 김정명 전 명지대 예술체육대학장(김윤신 조카), 앞: 김윤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