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 현대 도예 평론의 거장 가스 클락의 저서 『Shards : Garth Clark On Ceramic Art(d.a.p., 2004)』의 1부를 번역한 책이다. 19명의 대표적인 현대 도예가들의 삶과 작업 세계에 대해 쓴 비평문들을 통해 근 • 현대 도예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작가들의 작업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책소개
현대 도예의 거장들을 만나다!
“가스 클락은 아마추어 침입자들을 몰아내려는 도예의 수호자가 아니다. 그의 목소리는 누구든 환영한다. 절대 젠체하지도 ‘가르치려’ 들지도 않으면서, 대신 명쾌함과 감정이 동반되는 성숙한 복잡성에 대한 욕구가 독자들에게 있음을 굳게 믿는다. 이 뛰어난 책에 실린 글을 읽으면서 마치 나는 당면한 비평적 문제들을 좇아갈 수 있는 안목을 당장이라도 습득한 듯 했다. 그리고 진지함과 열정이 묻어난 개방적이고 공손한 대화에 참여하게 되었다.”
- 피터 슈옐달 Peter Schjeldahl (《뉴요커》지 미술평론가)
『현대 도예의 탄생: 예술가들』은 19명의 대표적 현대 도예가들을 다룬다. 각 비평문들은 도예 작업을 한 예술가들의 삶과 작업 세계에 대해 쓴 것들로 근·현대 도예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작가들의 작업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추상표현주의 도예 작가로 잘 알려진 피터 불코스, 브리콜라주와 인물상으로 유명한 여성 작가 비올라 프레이, 영국의 터너상 수상자인 그레이슨 페리를 비롯하여, 이미 잘 알려진 조각가 아르망이나 앤서니 카로, 그리고 루치오 폰타나의 점토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과 새로운 접근 방법들을 접할 수 있다.
아르망(Arman)은 이미 조각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금속이나 나무와는 달리, 쉽게 잘라지는 흙에 큰 매력을 느끼고 도예 작업에도 몰두했다. 그는 점토 특유의 가소성(可塑性)에 매료되어 칼을 이용하여 성형을 한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 <프리마오페라(La Prima Opera)>, <나팔소리(Barrissement)>, <순례(Pèlerinage)>가 대표작이다.
마이클 카듀(Michael Cardew)는 버나드 리치에게서 도예를 배웠으며 도자기 제작의 제약들을 없애기 위한 노력들을 하였다. 또한 방대한 저술 활동을 했고, 많은 논문과 도예 문헌의 고전이 된 『초기의 도자기(Pioneer Pottery)』를 출판했다.
앤서니 카로(Anthony Caro)는 “오늘날 영국에서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조각가”로 로댕에 비유될 정도이다. 그의 작업 중 도예 작품은 특히 그 규모가 공간을 압도한다. 토기와 석기의 조합으로 시각적으로 주로 붉은색과 회색의 혼합으로 마치 도시의 풍경과도 같은 기하학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는 마지 휴토, 짐 월시, 폴 샬레프 등 협업을 하기도 했다.
그레이슨 페리(Grayson Perry)는 2003년 영국의 터너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그는 어렸을 때 받은 성적학대의 충격을 토대로 섹스, 전쟁, 아동학대, 매춘, 성폭력 등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비판적 그림과 사진, 글 등을 전통적인 형태의 도자기 표면에 그린다. 그는 데쿠파주(découpage) 양식을 사용하여 성적 주제를 비롯한 난해한 주제들을 다루기 위한 장식적인 눈속임을 보여준다. 이것은 잔가지 무늬를 만들어내는 기법, 데칼코마니(décalcomanie), 콜라주 (collage), 포토몽타쥬 (photomontage)등의 복잡한 조합으로 이루어졌다.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는 공간주의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회화 작업에서 칼을 이용해 붉은 색 바탕을 길게 한번 찢는 것과 같이, 도예 작업에도 입체 형태를 깊숙이 한번 가르거나 구멍을 내는 작업을 하였다. 평면 작업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공간과의 관계를 선사하는 도예 작업은 그에게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비올라 프레이(Viola Frey)는 브리콜라주 작업을 중심으로 주로 인물 형태의 연작으로 유명하다. 인물상의 표면을 마치 회화의 캔버스처럼 여겨 다양한 색을 입히고 유약의 회화적이고 장식적인 가능성을 부각시킨다. 또한 둘 이상의 군집을 이루는 조형물 작업으로 작품 간의 내러티브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는 공예계의 거장으로 도예가로서 뿐 아니라 도예 이론가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그는 미학적 판단의 기초로서의 실용성이 수집가들의 시각을 협소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일찍이 현대미술로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서양 예술과 유기적인 동양 예술의 융합을 보여주었다.
론 네이글(Ron Nagle)은 가스 클락의 표현에 따르면 팝 추상주의의 도예가이며, 마크 델 베키오에 따르면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도예가다. 그의 도예 작품은 매우 화려한 색을 내는 도자기 안료를 사용하여 단순한 색의 조합을 보여주며 형태를 강조한다.
조지 오어(George Ohr)는 방대한 도예 작품을 제작했으나, 독불장군 혹은 괴짜 도예가로 불리며 도예계의 이방인으로 낙인이 찍혔다. 그러나 사후 50년도 더 되어서 그의 진면목이 밝혀지면서 현대 미국 도예의 선구자로 재평가를 받게 되었다. 그는 “우리 안에 있는 혁신성의 많은 부분을 예견함으로써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업적을 남겼다.”(221)
한스 스피너(Hans Spinner)는 호안 미로, 에두아르도 칠리다, 안토니 타피에스, 앤서니 카로 등 수많은 화가 및 조각가들과 협업을 한 도예가이다. 그는 협업을 통해 다른 예술가들에게 전문적인 도예 기법들을 가르쳐 주었다. 한스 스피너에게는 각 예술가들의 장점을 살려서 각각의 특징이 도예 작품에 투영되게 작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를 도예의 세계로 이끄는 샤먼이라고 칭할 정도였다. 한스 스피너와 함께 작업했던 제임스 브라운은 한스 스피너와의 작업 경험에 대해 로렌스(D.H. Lawrence)의 시 「만족」을 인용해 찬사를 보냈다. “진리의 심오하고 감각적인 경험, 그렇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궁극적으로 유일하게 만족시킨다.”(277)
피터 불코스(Peter Voulkos)는 현대도예에 새로운 장을 열어준 추상표현주의 도예를 대표하는 도예가로 현대도예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그는 점토가 지닌 물성을 그대로 이용하여 즉흥성과 유희성을 기반으로 작업을 했다. 그는 도자기의 기본적인 역할이라고 생각되었던 ‘기능’을 배제한 작업으로 도예계에 충격을 던졌다.
비어트리스 우드(Beatrice Wood)는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르셀 뒤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다다이즘 사고를 습득한 후에 뒤늦게 도예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녀는 러스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비어트리스 우드의 대담한 형태, 투박한 감수성, 변화무쌍한 질감, 두꺼운 유약층은 일본의 차기(茶器)를 지배하는 근본 미학과 궤를 같이 했다.
지은이 | 가스 클락 Garth Clark
세라믹아트재단의 창립자이자 책임자로 저명한 현대 도예 비평가. 런던 왕립미술대학에서 현대 도예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98년에 런던 왕립미술대학의 선임연구원을 역임하고, 스태포드셔 대학과 캔자스시티 미술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미국 예술가를 위한 미술비평장학단체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수많은 상을 받았다. 특히 『빌록시의 광기 어린 도예가』는 1989년 북미미술도서협회로부터 ‘올해의 미술도서상’을 수상했다. 또한 1979년 마지 휴토와 함께 기획했던 ‘미국 도예의 한 세기’전을 포함하여 무수히 많은 전시를 기획했으며 조지 오어, 루치오 폰타나, 엘리 나델만, 앤서니 카로, 아르망과 같은 유명 예술가들의 전시를 개최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가스 클락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옮긴이 | 김수진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도예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조형예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큐레이터 활동을 시작으로 국내외 유수의 전시를 기획하였다. 2003년 미술 평단에 비평문 게재를 시작으로 이후 다수의 전시기획문을 썼으며,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도예학과와 조형예술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목차
추천사
머리말
1. 아르망: 까다로운 연인의 매력
2. 마이클 카듀: 불의 길
3. 앤서니 카로: 보존된 순수성
4. 그레이슨 페리: 데쿠파주의 여왕
5. 루치오 폰타나: 도예와 미술의 조우
6. 비올라 프레이: 보도블록의 틈새
7. 거트 랩: 도예의 미니멀리즘에 관한 단상
8. 밥스 하넨: 내부의 춤
9. 샘 하일레: 추도사
10. 머레이와 리치: 상반된 추구
11. 론 네이글: 팝과 시대적 상황
12. 조지 오어: 양감의 아방가르드
13. 알레브 에부지야 시스바이: 양감과 공간의 마법
14. 리처드 슬리: 팝아트의 세계에서 온 외국인 거주자
15. 한스 스피너: 도예의 샤먼
16. 피터 불코스: 전복적 위엄
17. 비어트리스 우드: 도자기 빛의 예술
18. 비어트리스 우드: 진정한 낭만적 실용주의자
19. 베티 우드만: 찻잔 속의 폭풍
가스 클락 이력
옮긴이의 말
엮은이의 말
감사의 말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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